[추억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화양연화”
[추억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화양연화”
  • 김병두 기자
  • 승인 2020.12.31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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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하는 남편과 아내를 지켜봐야하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마음과 이루어지지 못해 더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영화 ‘화양연화’

2000년 처음 개봉된 양조위 장만옥이 주연한 왕가위 감독의 대표 작품인 ‘화양연화’가 20년만에 4K로 리마스터링하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재개봉 되었다. 개봉 당시 전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양조위와 장만옥은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으며, 제 53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최우수 예술성취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 기법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동성아트홀에 게시된 '화양연화' 포스터     김병두 기자
동성아트홀에 게시된 '화양연화' 포스터 김병두 기자

영화는 왕가위 감독이 ‘화양연화’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시작된다. 1963년 홍콩 수출회사의 비서로 근무하는 첸부인과 지역 신문 편집부 기자인 차우는 시내의 작은 아파트에 세를 얻어 같은 날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 첫 날부터 이사짐이 바뀌고 계단에서 자주 마추치면서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된다. 그후 첸부인은 차우의 넥타이가 남편과 같고, 차우는 아내와 첸부인의 가방이 같은 이유가 두 사람의 남편과 부인이 자기들에게 똑같은 선물을 사서 준 것이라고 알게 된다. 배우자들의 불륜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배우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외도를 시작했는지 궁금해 자주 만나게 되면서 서로 사랑의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첸부인은 아픈 차우를 위해 참깨죽을 만들지만 속마음을 숨기고 차우는 무협소설을 빌려주고 고급 식당에서 첸부인과 식사를 한다. 하지만 남들이 알까봐 조심하고 서로의 감정을 억제할려고 노력한다. 차우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싱가폴에 직장을 구하고 싱가폴로 가는 배편 두 장을 구하면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묻지만 가정을 지킬려는 첸부인은 거절한다. 특히 이별 연습을 하기 위해 차우의 품에서 서럽게 우는 첸부인의 모습과 서로의 잡은 손을 놓는 장면은 관객들이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그 후 첸부인은 예전 살던 아파트를 방문하여 집주인에게 차우의 안부를 묻지만 차우가 살던 아파트에는 새로 이사오고 왕래도 없다고 말한다. 집주인은 미국에 사는 딸에게 가서 아이들을 보살피겠다고 첸부인이 이사를 오면 집세를 싸게 해준다고 말한다. 세월이 흘러 차우도 예전 살던 아파트를 찾아오지만 그당시 살던 집주인은 떠나고 새로운 집주인에게 첸부인이 살던 아파트에 누가 사냐고 묻자 집주인은 어린 아들과 부인이 산다고 이야기하지만 차우는 첸부인인줄 모르고 떠난다. 관객들은 그때 둘이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가 생각하면서 그들의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관객들은 치파오를 입고 국수를 사기위해 계단을 오르 내리는 장만옥의 고혹적인 모습에 빠져들게 된다. 첸부인의 마음을 나타내는 치파오의 색상은 차우와 만날때마다 다르다. 특히, 이영화에서 장만옥은 치파오 21벌을 입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캄보디아 앙코르 사원을 찾은 차우는 사원 담 구멍에 대고 용기가 없어서 첸부인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 이야기를 말하고 그 구멍을 막고 쓸쓸히 걸어나온다. “그리고 그는 지나간 날들을 기억한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해 과거를 볼 수는 있지만 모든것이 희미하게 만 보인다.”고 말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제목 ‘화양연화’는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이루지못한 사랑을 세월이 흘러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 추억속의 그시절이 ‘화양연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화양연화' 포스터   '화양연화' 배급사 (주) 디스테이션 제공
'화양연화' 포스터 '화양연화' 배급사 (주) 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사이 사이 흐르는 OST "Yumeji,s Theme"와 Nat King Cole이 부른 ‘Quizas Quizas Quizas’의 애절한 음악도 관객들을 몽환적 분위기에 빠져들게 한다. 원래 "Yumeji,s Theme"는 일본의 영화 음악가 우메바야시 시게루가 1991년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영화 ‘유메지’의 OST로 사용된 음악이다.

왕가위 감독은 1958년생으로 홍콩공과대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하고 1987년 영화 ‘열혈남아’로 데뷔하여 아비장전, 중경삼림, 동서사독,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 등 우리에게 알려진 많은 작품을 연출하였다. 홍콩금상장 영화제에서 여러번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특히, 1997년 칸영화제에서 ‘해피 투게더’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2006년 제 5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장과 2013년 제 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양조위는 1962년생으로 1983년 ‘1997년 대풍강’으로 데뷔하였으며 왕가위 감독의 주요 영화에 모두 출연한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이다. ‘화양연화’로 2000년 제 53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에서 장국영과의 동성애 연기와 이안 감독의 ‘색계’에서 탕웨이와 전라의 모습으로 열연한 정사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장만옥은 1964년생으로 1984년 영화 ‘청와왕자’로 데뷔하였으며 화양연화, 열혈남아, 아비장전, 첨밀밀에 출연하였다. 홍콩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에서 ‘Clean’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평생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나 남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하지 못한 행동과 말이거나 아니면 죽을때까지 비밀로 해야하는 사연일수도 있겠지. 코로나로 힘든 한해를 보내면서 우리들 마음속의 비밀을 영화 속 주인공 차우처럼 새해에는 어느 깊은 산속 큰 나무에 영원히 봉해버리고 새롭게 출발하기를 바란다.

이별연습을 하면서 차우에게 안겨 흐느끼는 첸부인  스틸컷
이별연습을 하면서 차우에게 안겨 흐느끼는 첸부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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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용 2020-12-31 21:21:36
추억의 영화...옛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