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요양병원에 계신 모친에게 갑자기 골절이?
[생활법률] 요양병원에 계신 모친에게 갑자기 골절이?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1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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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인에게 일어난 일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A의 모친은 90세가 넘은 고령에 중증의 치매가 있는 분으로 혼자서는 거동을 전혀 할 수 없어 요양병원에서 간병을 받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모친을 뵈러 요양병원을 방문한 A는 깜짝 놀랐습니다. 모친의 골반이 심하게 붓고 멍 자국이 있었던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병원에 물어봐도 욕창인 것 같다고 할 뿐이고 병원에 고용된 간병인도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A가 모친을 정형외과로 모시고 가 진찰을 받은 결과 모친의 골반뼈가 골절된 상태였습니다. 정형외과 의사는 이정도 골절이면 통증이 극심했을 텐데 모친이 중증치매를 앓다 보니 통증을 표현하지 못했을 거라고 했습니다. 분개한 A는 요양병원을 찾아가 모친의 골절에 대하여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지만, 요양병원 측은 골절이 왜 발생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사건화하기를 원하면 경찰을 찾아가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A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A는 우선 간병인과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담당의사와 병원실장이 동석하지 않으면 간병인과의 면담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A는 간병인이 요양병원에 고용되어 있기에 병원의 지시에 따라 답할 가능성이 있다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A는 간병인과의 단독면담을 거절한다면 경찰에 신고해 수사를 받게 해서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거동을 못하는 모친이 골절을 당할 정도면 간병 중에 간병인의 잘못으로 넘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과실의 정도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의사가 모친의 골절을 알고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담당의사 역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한편으로 A는 요양병원에 의료기록을 요청했습니다. 입원한 환자에 대해서는 간호기록지가 작성되고 환자의 상태와 간호내용에 대해 기록됩니다. 의료법상 의료기록은 환자 또는 그의 친족이 요청하면 제공되어야 하며, 의료기록에 거짓을 기재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변경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요양병원의 태도가 급변했습니다.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며 합의를 요청해 온 것이죠. 결국 요양병원은 A에게 모친의 치료비와 위자료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했습니다.

어쩌면 요양병원은 A 모친의 골절이 어떻게 발생한 일인지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초기에 경찰에 신고하라고 배짱을 부리거나 간병인과의 면담을 방해한 것은 실은 A와의 합의금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기 위한 수단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A가 생각보다 노련하게 대응하자 태도를 바꾼 것이죠. 특히 A가 의료기록을 요청한 부분이 중요했습니다. 의료기록에는 병원의 잘못이 기재되어 있어 향후 수사나 재판에서 병원에 불리한 증거자료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요양병원에서는 이 자료가 나가기 전에 사건을 종결하고 싶었을 겁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병원과의 분쟁이 발생하면 반드시 의료기록을 요청하십시요.

이종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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