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화가, 서예가, 시인이 합작한 문화재급 수작(秀作), 낙동강 천리도
당대 최고의 화가, 서예가, 시인이 합작한 문화재급 수작(秀作), 낙동강 천리도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2.0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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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업으로는 길이 23.60m, 폭 1.05m 국내 최대 크기의 대형 수묵산수화
6개월 동안 250만번 이상 붓을 잡고 그린 문화제급 그림으로 영남인의 자긍심 고취
낙동강 발원지에서 남해 하구까지 1천300리 길 낙동강과 주변 전경을 총 9폭 연작
낙동강천리도 영인본(影印本)이 영남대학교 공연장인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 로비에 걸려 있는 모습이다. 장희자 기자

보라 태백산 황지의 물이 흘러 내려
산 뚫고 들 누벼 일천 삼백 리
저기 신라 가야의 학문과 예술 유구한
옛문화 사라진 듯 그대로 끼쳐 있나니
잊지 마라 예서 자란 젊은이들아
이 강물 바로 네 혈관에 피가 된 줄을
오 낙동강 낙동강 끊임 없이 흐르는
전통의 낙동강

또 보라 굽이굽이 여흘여흘 산 언덕
강기슭마다 오직 조국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모든 침략자를 의로써 싸워 이긴
화랑들 의병들 국군들 역사의 영웅들의
거룩한 얼과 핏자국이 지금 이 아침도
저 찬란한 햇빛 아래 눈이 부시다
오 낙동강 낙동강 소리치며 흐르는
승리의 낙동강

다시 보라 영남땅 한 복판을 꿰뚫어
흐르는 대동맥 따라 두 언덕 고을고을
정든 고장은 진주보다 더 귀한 조상의
땀방울 밴 기름진 터전 자손들 이어
일어나 지혜와 기술 힘과 사랑을 뭉쳐
오늘도 새 역사를 지으며 앞으로 간다
오 낙동강 낙동강 넘실넘실 흐르는
희망의 낙동강
일천구백칠십년 삼월 일일 ( 낙동강,  유산 민경갑 그림,  노산 이은상 글, 일중 김충현 글씨)

조선후기의 학자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는 전문화가의 작품이 아니라 선비가 그린 문인화의 대표작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보 180호로 지정되어 있다. 추사의 세한도는 원래 70㎝ 이지만, 한국과 중국 당대 최고 문인들의 감상글이 보태지면서 14.7m의 대작이 됐다. 

낙동강천리도는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합작한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한국화 대가 유산(酉山) 민경갑 화백(1933~2018)이 실경으로 그리고, 대표 시조시인 노산(蘆山) 이은상 시인(1903~1982)의 글을, 한글서예 대가 일중(一中) 김충현 서예가(1921~2006)의 글씨로 마무리했다. 조선 후기 김홍도와 함께 이름을 떨친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길이 8.6m」에 비견될 만한 걸작 수묵산수화로 평가받고 있다.

낙동강천리도는 당대 최고의 화가(민경갑), 시인(이은상), 서예가(김충현) 합작품이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장희자 기자

1967년 영남대학교 개교 3주년을 맞이하여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학교에 기념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낙동강천리도를 생각해냈다고 학교 관계자는 말한다.  1970년 당대 최고의 동양화가서예가ㆍ시인이 합동하여 낙동강 1천300리를 헬기를 타고 돌아보고 난후에 합작해 그렸다는 그림이다.

낙동강천리도는 길이 23.60m, 폭 1.05m 크기의 대형 수묵산수화로. 낙동강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하구에 이르기까지 1천300리 길 낙동강과 주변 전경을 총 9폭에 담았다. 공동작업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의 수묵화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6개월 동안 250만번 이상 붓을 잡고 그린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낙동강천리도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에 의해 1970년 3월 1일에 완성 됐다. 1970년 4월에 영남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도서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후, 1976년 8월에 경산캠퍼스 중앙도서관 제3 열람실 서편으로  옮겨 전시해 왔다.  이후 2005년 2월 경산캠퍼스 중앙도서관  리노베이션 공사를 완공하면서 제2 열람실 북편에 옮겼다.

서편에서 동편을 향해 찍은 낙동강천리도의 모습이다. 장희자 기자

지하 열람실에 걸린 낙동강천리도는 2017년 2월 서길수 영남대 총장이 부임하면서 재조명됐다. 서 총장은 과거 영남대에서 공부했던  주호영 국회의원 등 지인들이 낙동강천리도를 기억해 행방을 물어와서 확인해보니 열람실에 그림이 꺾인 상태로 걸려 있었다. 그림 자체가 길어 열람실 벽 한 면에 바로 걸지 못하고 옆에 벽으로 그림을 나눠 건 상태였다. 붓으로 낙동강과 그 주변 산을 자세하게 그린 수묵화였다. 그림은 액자에 담겨 있었지만 먼지가 보이는 등 보관 상태가 좋지 못했다.

문화재급 그림인 만큼 학교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잘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영남대는 2018년 1월 22일 실무위원회를 꾸려 낙동강천리도를 열람실에서 가져와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삼일방직 노희찬 회장이 복원·복제 비용 1억 원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나서면서 복원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영남대 미술보존복원연계전공(미술학부 주관) 학생들도 복원 작업에 힘을 보탰다.그리고 반세기가 지나서야 낙동강천리도의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알아 본 서길수 영남대 총장이 복원·보존 작업을 추진 완료했다.

영남대는 2019년 1월 10일 지난 10일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낙동강천리도' 복원기념 제막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복원 사업을 후원한 노희찬 회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김진삼 이사, 영남대 서길수 총장, 이효수 전 총장, 정태일 영남대 총동창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 고 민경갑 화백의 장남 민지홍 씨 등이 참석했다.

서길수 총장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합작한 이 작품이 우리 대학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작품은 복원·보존 처리하고, 별도로 제작한 복제도영인본(影印本) 2부는 교내 구성원과 외부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동편에서 서편을 향해 찍은 낙동강천리도의 모습이다. 장희자 기자

 새로 태어난 낙동강천리도 영인본(影印本)은 학교 공연장인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 로비와 영남대 의과대학병원 호흡기센터 복도에 각각 걸려있고, 복원도는 중앙도서관 제2열람실 벽면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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