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홍란 시인, “환승역, 고흐” 시집 출판기념회
곽홍란 시인, “환승역, 고흐” 시집 출판기념회
  • 김영근 기자
  • 승인 2020.1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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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換乘의 시, 시詩의 환승
출판기념회 축하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권택성 사진 제공
출판기념회 축하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권택성 사진 제공

곽홍란 시인은 지난 27일 오후 1시~2시 30분까지 도서 출판 학이사(대표 신중현, 대구 달서구) 2층 교육실에서 ‘환승역 고흐’ 시집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복차림으로 교육실 입구에서 자신의 시 ‘다부원에 피는 꽃’을 낭송하며 앞쪽까지 걸어들어왔다. 이어 전체 참여회원에게 감사하다고 바닥에 엎드려 큰절하였다. 어느 출판기념회하고는 다른 면을 보여 주었다.

곽홍란 시인이 자신의 시 ‘다부원에 피는 꽃’을 낭송하며 중앙무대로 걸어오고 있다. 김영근 기자
곽홍란 시인이 자신의 시 ‘다부원에 피는 꽃’을 낭송하며 중앙무대로 걸어오고 있다. 김영근 기자

곽 시인은 인사말에서 “책 제목을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서 ‘환승역, 고흐’라고 했다. 제가 지금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끝까지 가 보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저 자신이 불쌍해졌다. 타인의 일에는 꾸며서 잘 보이려고 노력하면서도 저의 일은 잘하지 못한다. 작품을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에 비교하여 섰다. 고흐는 가난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기에 나도 그 모습을 보고 배워 열심히 살고 싶다. 나도 열심히 살다 보면 복이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참석하신 분은 자기 생활을 가다듬고 환승역에 대한 추억과 새로운 인생 환승역을 만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곽홍란 시인이 참석자들에게 직접 시집을 드리고 감사 말을 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곽홍란 시인이 참석자들에게 직접 시집을 드리고 감사 말을 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시민과 함께하는 저자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하신 한분 한분 소개와 환승역에 대한 참여자의 생각과 소감 발표를 듣고 직접 책에 사인해 드렸다. 예쁜 펜글씨로 “귀한 시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움은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선생님, 지금처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걸으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 모습 닮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감사의 글을 써서 책 속에 끼워 전달했다. 여느 출판기념회 같으면 식장 입구에 책을 두고 방문자가 마음대로 가져가도록 하는데 일일이 챙겨드리고 감사의 말씀을 하셨다.

출판기념회 분위기를 높여주기 위해 색소폰 연주가 강정희 씨를 초대하여 ‘오라버니’, ‘보랏빛 엽서’, ‘님의 향기’를 들려주어 만남을 위한 좋은 자리를 더욱 빛나게 해 주었다.

심후섭(수성구 문인협회장, 늘 푸른 문학창작연구소) 소장은 “시인, 낭송가, 문학박사·교육학 박사이기에 여러 방면에 재능이 뛰어나다. 명품수석이라 할 수 있다. 롤모델로 고흐를 잡았는데 꿈을 이룰 것 같다. 앞날에 많은 발전과 꽃길이 있기를 빈다”라고 했다.

작가는 4차 산업 혁명 시대 나의 환승역은 어디일까? 고뇌하면서 나를 어떻게 살게 할 것인가? 그리고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끊임없이 일한다. 일상의 발견으로 나의 주변에서 살아있는 보물을 찾는다. 시집은 1부 윤사월 모란, 2부 고갱의 달, 3부 세한의 꽃잠, 4부 오후 세 시의 바다로 나뉘어 총 50편의 시조가 실려 있다. 이 중 단시조는 6편, 연시조 36편, 사설시조 4편, 혼합 연형시조 4편이 실려 있다.

곽 시인의 정형 시집 『환승역, 고흐』는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야 하는 시조답게 작품에서 시대를 은유하고 있다. 또한, 자연에 역사와 역사 속 인물에게, 예술과 예술인에게 물어 환승역에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세심하게 살펴 내어 ‘고흐’라는 변화의 토대를 제공하는 역으로 갈아타겠다는 꿈을 보여 준다. 환승은 자신을 바꿔 보고자 하는 시인의 고민이다.

환승역은 ‘다른 노선으로 바꾸어 탈 수 있도록 마련된 역’이다. 시인은 지금 환승역에 서 있다. 그는 지금까지 타고 온 삶의 열차에서 내려 갈아타고 싶어 한다. 자신을 한번 바꾸어 보고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지금까지의 생각을 버리고, 새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 어떤 노선으로 갈아탈 것인가? 그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 고민이 이 시집의 내용이다.

박기옥(소진)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이 곽홍란 시인을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김영근 기자
박기옥(소진)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이 곽홍란 시인을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김영근 기자

 

곽 시인은 이 시집에서 시의 특징과 미학을 매우 개성적으로 보여 준다. 기왕의 시조 형식이나 패턴, 내용을 존중하면서도 얽매이지 않으며 나름의 새로운 시조 시학의 전통을 구축하고 있다. 주제나 양상으로 보아서도 자연과 인사人事의 흥취보다는 이치와 내면으로서 한恨의 깊이와 승화에 초점을 두었다. 문학의 요체가 말과 삶의 관계 밀도에 주어져 있다면, 이 시집을 읽는 기쁨은 이들 양자의 조화와 균제미에, 자아와 타자의 끝 간 데를 지향하면서도 사이를 지향하는 사유 이미지에 있다.

그녀의 시조가 갖는 정서와 감각, 예지의 능력에 거는 큰 기대이기도 하다.

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98년 서울신문 & 국가보훈처 주최 ‘전국 호국 문예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 작품상,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04년 한국 문예 진흥원 희곡 공모 선정 등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2008년), 이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에 입학하여 교육학박사 학위(2010)를 받았다.

작품집으로 동시집 『글쎄, 그게 뭘까』, 정형시 집 『직선을 버린다』, 소리 시집 『내 영혼의 보석상자』, 『행복한 동행』, 『가슴으로 읽는 따뜻한 시』 등이 있다. 대한민국 어린이 문화예술대상인 ‘눈솔상’, ‘청소년문화예술지도자 대상’, ‘도서관 운영 공로자 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예술인, 전문 인력파견예술인 지원교육 리더 예술인으로 선정되었으며 세게 치매 예방재단 석좌교수, 한국 생활시 낭송협회장, ‘아카리더’, ‘노을 강시학’, ‘형상 시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