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이겼다고 상(賞)주는 나라는 없다
부부싸움 이겼다고 상(賞)주는 나라는 없다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0.12.02 0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쌓인 감정은 시한폭탄일 뿐이고 심각한 우울증과 심장 질환을 유발한다. 털어놓고 감정을 표현하자

어느 부부나 결혼생활에서 갈등과 불화를 경험한다. 어떤 부부는 갈등을 통해 더 행복해지고 어떤 부부는 갈등때문에 더 불행해진다.

최근 의학 잡지 '심신의학(Psychosomatic Medicin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부싸움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참는' 여성의 경우, 화를 내며 분노를 표출한 여성들보다 건강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4배 이상 높았다.

‘내 잘못이려니’ 하며 참고 사는 것은 인간관계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타인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껏 분출하는 것이 혼자서 '감정 억제'에 힘쓰는 것보다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감정을 마음속에 담고 억누르는 행위는 쉽게 우울증과 식이장애, 심장 질병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조사 결과 다수의 부부들은 파트너를 존중하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좋은 말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면 당장은 부부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듯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바다 속의 빙산과 같이, 문제를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는 것일 뿐 이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늘 상냥하고 착하고 화를 내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고 살아 왔다면 한 번쯤은 툭 털어놓고 편하게 감정을 표현하도록 유도해 보자. 쌓이고 쌓인 감정은 시한폭탄일 뿐이다. '가벼운 여러 번의 폭발'이 '심각한 한 번의 핵폭발'보다 나은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의 부부 말다툼은 '누가, 언제, 무엇을, 왜'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누가 무얼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관계 회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같은 실수로 인해 발생한 감정의 상처이며, 이를 어떻게 치유해 가느냐를 의논해야 마땅할 것이다.

"일찍 들어오기로 약속하고서 오늘 또 12시를 넘기면 어떡하느냐"고 따지기보다는 "나는 당신이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몰라 걱정이 되었고, 미리 연락을 해주지 않은 것 때문에 무척 애가 탔다"고 말하라는 것.

당신이 그와 싸우는 이유는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둘이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데 있다. 잘못한 행위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생긴 감정부터 먼저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했는지 쉽게 이해하지 않겠는가.이기려고 애쓰는 싸움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끝나게 된다.

이기려고 싸우지 마라, 사랑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말다툼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당신은 토론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다.

부부사랑은 배우자의 칭찬을 먹고 자란다. "당신 생각이 옳아요" "자기 옷차림이 어울려요" 칭찬을 입 버릇 처름 자주 하라. 지금의 화제와는 관련 없는 과거의 잘못을 들추거나, 일부러 상대를 모욕하는 일만은 지양하자. 사랑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지, 상대를 좌절시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화해하고 끝내라. 다툼은 하루를 넘기지 않도록 하자.

-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서로의 자존심을 세우지 말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상대방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자. 이 때 화해의 손길을 무시하지 않고 같이 풀어가는 과정이 수월한 부부일수록 앙금이 쌓이지 않고 신뢰가 돈독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화해 없는 다툼은 더 큰 상처만 가져올 뿐이다.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한 부분을 가능한 예의바른 어휘(절대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로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드시 화해하도록 하자. 화해야 말로 부부사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