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바람이 머무는곳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평화의 바람이 머무는곳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1.26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30만 평 넓은 잔디언덕 공연장
화해와 상생, 평화와 희망, 통일의 상징으로 전환시키는 공원
매년 12월 31일 평화누리공원 대형 잔디언덕 공연장에서 제야의 종 행사와 MBC 가요대제전이 진행된다. 장희자 기자

김치찌개 하나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식구들의 모습 속에는
하루의 피곤과 침침한 불빛을 넘어서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 같은 것이 들어 있다
실한 비계 한 점 아들의 숟가락에 올려 주며
야근 준비는 다 되었니 어머니가 묻고
아버지가 고춧잎을 닮은 딸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지 그렇게 얘기할 때
이 따뜻하고 푹신한 서정의 힘 앞에서
어둠은 우리들의 마음과 함께 흔들린다
이 소박한 한국의 저녁 시간이 우리는 좋다
거기에는 부패와 좌절과
거짓 화해와 광란하는 십자가와 덥석몰이를 당한 이웃의 신음이 없다
38선도 DMZ도 사령관도 친일파도
염병할, 시래기 한 가닥만 못한
이데올로기의 끝없는 포성도 없다
식탁 위에 시든 김치 고추무릅 동치미 대접 하나
식구들은 눈과 가슴으로 오래 이야기하고
그러한 밤 십자가에 매달린
한 유대 사내의 웃는 얼굴이 점점 커지면서
끝내는 식구들의 웃는 얼굴과 겹쳐졌다.  (김치찌게평화론, 곽재구)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번지에 있다. 2005년에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면적 30만여평의 넓은 잔디언덕에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었던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희망, 통일의 상징으로 전환시키자는 취지에서 조성한 공원이다. 기부프로그램과 함께 공연·전시·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과 행사가 연중 운영되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생명촛불 파빌리온이 있다. 생명길을 따라 주변에는 두루나눔전통놀이체험장, 캔들숍, 유니세프 어린이방이 있다. 이곳에서 생명촛불 프로젝트, 통일기원 돌무지등 세계의 어린이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부금은 유니세프를 통해 전달된다.
2005년 작가 김언경이 하나의 한반도를 자유롭게 오가는 바람을 표현한 '바람의언덕'에 있는 바람개비들. 장희자 기자

생명촛불 파빌리온을 지나면 음악의 언덕이 나온다. 약 2만 5천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언덕과 990㎡규모의 수상야외공연장 및 분장실·대기실을 갖추고 있는 어울터가 있다. 넉넉한 수용력 덕분에 굵직하고 다양한 기획공연과 대관공연이 이곳에서 열리곤 한다. 한편 평화의 언덕 분수대 앞에는 중·소규모의 공연이 열리는 두루나눔공연장이 있다.

거인 모양의 조형물들 사이를 지나면 바람의 언덕이 나온다. 3,000여 개의 돌아가는 바람개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꼽히고 있다. 옆에는 어울못이라는 길다란 연못이 있는데, 위에는 수상 카페 ‘안녕’이 있어 다양한 차를 마셔볼 수 있다. 이외에도 유아놀이터인 모래언덕자연놀이터 등이 있다.

평화누리공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조형물은 ‘통일 부르기’제목의 작품이다. 철근과 대나무를 이용해서 만든 크기가 다른 사람모양의 거대한 조형물 4개의 크기가 점점 커 지는 형태이다. 인물상은 북쪽을 향하고 있는데 통일 향한 염원을 담은 것으로 이 공원의 상징이 됐다.

파이프 조각으로 유명한 이철희 작가의 ‘판문점선언 기념조형물’은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의 만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2018년 광화문광장, 지난해 평창 올림픽기념공원에 이어 임진각 평화누리에 전시됐다. 조형물은 평화를 꿈꾸는 간절함과 애절함을 두 개의 얼굴로 형상화한 것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4월 27일을 상징하고자 2천18개의 파이프를 가로 4m, 세로 2.7m로 절단, 조립해 제작했다.

 2009년 작가 이경림이 사람을 품어 안고 평화와 안녕의 염원이 자라는 공간을 상징화한 솟대집, 2015년 12월 조각가 왕광현이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DMZ에 맨발로 첫 발을 살포시 내딛는 형상으로 북한의 8.4DMZ 지뢰도발로 잃은 장병의 다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평화의 발,  이제 만나로 갑니다 주제의 소망함, F4D팬텀 등 여러가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공원 좌측에 있는 임진각은 6.25전쟁의 비통한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6,000평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임진각은 1972년에 북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져 지금은 관광명소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평화와 환경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경기평화센터가 있다.

전투화가 아닌 맨발로 DMZ를 맨발로 걸을수 있는 평화와 통일의 그 날이 오길 희망하는 조형물. 장희자 기자

철마는 달리고 싶다(철도중단점), 북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미얀마 아웅산 순국외교사절 위령탑, 한국전쟁의 대표 유산으로서 50여년 만에 개방이 된 자유의 다리와 한반도의 지령을 본딴 통일연못,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기념비 등이 있는 통일안보 관광지이다.

남북교류 및 화해협력의 장소로 통일 관련 행사도 많이 열린다. 판문점처럼 복잡한 허가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 관광지로서 경기도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는 매년 12월 31일 경기도 주관 제야의 종 행사가 열린다..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뽑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2018년 12월에 착공해 2020년 9월 15일 정식 개장했다. 임진각에서 민통선 지역인 군내면 백연리까지 850m 구간을 운행한다. 임진강과 자유의 다리, 통일대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북쪽 승강장에서 하차할 수 없으며 곤돌라에 탄 채 왕복하는 것만 가능하다.

잔디 언덕에 전시된 ‘판문점선언 기념조형물’은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의 만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장희자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