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인류의 흥망성쇠와 함께 한 전염병의 역사
[코로나19 1년] 인류의 흥망성쇠와 함께 한 전염병의 역사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0.11.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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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쯤 종식(?)될까? 사람들은 오늘도 불안 속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도로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대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를 중심으로 급속한 확산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000년대 들어 우리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전염병이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SARS, 사스), 2012년부터 2015년 7월까지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MERS, 메르스), 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이다. 

아직까지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전 세계를 패닉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인류 최초의 전염병이라고 불렸다가 지금은 사라진 천연두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흑사병, 저개발의 상징 에이즈 등 전염병 없이 인류의 역사를 쓸 수는 없다. 인류 역사와 함께한 전염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유럽 전체 봉건 제도를 무너뜨린 흑사병(黑死病: Plague. 페스트)

1347년 킵차크 부대에 의해 아시아 내륙의 페스트가 유럽에 전파된 이래, 유럽은 수 년에 걸쳐 대규모의 피해를 보게 된다. 일명 '흑사병'이라고도 불렸던 이 병으로 인해 당시의 유럽 인구가 5분의 1로 줄어들었으며, 백년전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증세는 갑자기 오한전율(惡寒戰慄)과 더불어 40℃ 전후의 고열을 내고 현기증·구토 등이 있으며 의식이 혼탁해진다. 잠복기는 2∼5일이고, 순환기계(循環器系)가 강하게 침해받는다. 몇 가지 병형으로 나누어지는데, 주된 것은 선(腺)페스트와 폐(肺)페스트의 두 병형이다. 1894년 프랑스 세균학자 예르생이 홍콩에서 발견하여 분리했다.

대규모의 인구 감소는 노동력의 손실로 이어졌으며, 이는 유럽 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던 장원제도와 봉건제도를 뒤흔들었다.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와 흑사병을 고치기 위한 노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미신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했다.

◆독일, 프랑스 부근 낭만주의의 꿈, 결핵(tuberculosis, 結核)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이 몸 속에 들어온 뒤 인체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결핵이 생기게 된다. 결핵균은 공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폐 조직에서 결핵이 잘 생긴다. 따라서 보통 결핵이라고 하면 폐결핵을 의미한다. 하지만 결핵균은 신장, 신경, 뼈 등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도 침입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균에 감염된 장기에 따라 고관절결핵, 골결핵, 골반결핵 같은 골관절 결핵과 고환결핵, 방광결핵, 신장결핵 같은 비뇨생식계 결핵, 장결핵 같은 소화기계 결핵과 결핵성 뇌막염 같은 중추신경계 결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9세기 낭만주의가 퍼지면서 사람들은 결핵을 천재성의 상징이라고 여겼다. 창백한 피부, 붉은 뺨 그리고 피 묻은 손수건을 예술적 열정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1800년대 초까지 결핵으로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다. 원인을 잘 알지 못하던 시절 일본에서는 상사병이라고도 불렀다. 1882년 코흐에 의해 결핵균이 알려지자 결핵은 낭만의 상징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균으로 바뀌었다. 아직도 결핵은 여전히 인간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에스파냐 제1차 세계 대전보다 무서운 스페인 독감(Spanish flu/ Spanish influenza)

20세기에 가장 크게 유행한 것은 스페인 독감이다.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으로 발전하는가 싶더니 환자의 피부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보랏빛으로 변해 죽어가는 병이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죽은 사람이 1천500만 명 정도였는데 비해,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제1차 세계 대전은 서둘러 매듭지어졌고, 평화 조약이 맺어졌다. 그리고 독감 예방 접종이 시작되었다. 무기보다 무서운 것이 독감이다.

◆영국 도시를 청소하는 콜레라(cholera)

1817년 인도에 새로운 병이 유행했다. 몇 시간 이내에 건강한 사람을 시체로 만들만큼 격렬한 설사와 구토를 유발했다. 사람들은 페스트가 무서운 병이라고 하지만, 역사상 페스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콜레라로 죽어갔다. 가난과 비위생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병이었다. 이 때문에 상수도와 하수도 시설을 정비하고, 공중위생법과 공공의료법이 만들어졌다. 아직도 콜레라의 유행은 계속되고 있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라틴아메리카 아즈텍 문명을 정복한 천연두(Smallpox)

1519년 코르테즈는 550명의 부하를 끌고 아즈텍 제국에 침입했다. 이때, 코르테즈는 천연두에 걸려 죽은 군인의 시체를 이용해서 생물학전을 펼쳤다. 단 한 번도 천연두를 경험해 보지 않아 면역성이 없던 아즈텍 인들은 어이없이 죽고 말았다. WHO(세계 보건 기구)는 천연두 균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 두 곳의 냉장고에 만약을 위해 보관 중이다.

◆카리브 해 연안 라틴아메리카를 독립시킨 황열병(yellow fever)

19세기 초, 아프리카로부터 흑인 노예를 강제 이주시켜 설탕 농장을 하던 유럽인들이 치명적인 전염병에 걸렸다. 바로 황열병이다.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이 병은 열이 나고, 심하면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두통이 있으며, 춥고, 격한 구토와 출혈이 있어. 결국 위장 안에서 검게 변한 피가 입 밖으로 튀어 나오면서 피부가 노랗게 변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아이티에서 독립을 위한 반란이 일어났을 때, 이를 진압하는 군인들이 황열병에 걸리면서 아이티는 독립을 얻었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을 유발하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는 2002년 겨울 중국에서 첫 감염이 시작된 이래 수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이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초창기 야생동물 거래 시장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향고양이가 사람으로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속 연구를 통해서 홍콩과 중국의 일부 지방에 존재하는 관박쥐류(Rhinolophus)가 숙주동물로 보고되었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는 중동 호흡기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체로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중동,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 26개국에서 감염 보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5년 5월 중동에서 입국한 68세 남성에서 최초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었으며 의료진을 포함하여 186명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 빈도도 높게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우리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하여 재확산하고 있다. 확진환자 54,370,177명, 사망자 1,317,137명, 발생국가·영토는221개(11월 16일 기준)로 가파른 확산세는 누그러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인류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나타난 각종 전염병은 계속 인간을 괴롭혀 왔다. 전쟁으로만 세상이 변하는 건 아니다. 전염병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변화시키는 전염병의 힘. 대응책을 만들면 새롭게 변형되어 더 강해지는 세균들. 인간과 세균의 보이지 않는 전쟁, 과연 인간과 세균 중 누가 더 영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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