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정약용의 비대면 가정교육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이 책] 정약용의 비대면 가정교육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11.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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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표지). 홍익출판미디어 제공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표지). 홍익출판미디어 제공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인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대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 승승장구하다가, 천주교 박해에 연루되어 유배 가고 집안은 폐족(廢族)이 된다. 일순간 양반 신분에서 몰락하여 경제적 사회적으로 외톨이가 된 자식들을 위하여 다산은 18년의 유배 생활 동안 편지를 써 보냈다. 자신의 억울함과 악화된 건강, 경제적 빈곤과 죄책감 등을 피력하면서, 청년기에 접어드는 두 아들 학연(19세), 학유(16세)의 올바른 성장과 입신양명을 위한 가르침과 충고, 회유를 멀고 먼 유배지에서 서신으로 전달한 것이다. 폐족 가문을 사족(士族)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처절한 반성과 몸부림이 그 글들 속에 담겨 있었다.

인간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고, 자기 생각과 이념을 지키고 펴기 위해서 경제적 능력을 강조하고, 친구를 가려서 사귈 것과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배움으로서 인격을 닦고, 집안을 잘 돌보아야 훌륭한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오세진 편역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홍익출판미디어그룹, 254쪽)는 다산학을 오랫동안 연구한 편역자가 다산이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등을 엄선하여 학문, 경제, 우정과 처세의 4가지 주제로 나누고 이해가 쉽도록 현실적인 해설을 덧붙여서 구성한 책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아버지가 자식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일러주고 싶은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전하는 다산의 진솔한 편지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부자(父子)간의 필독서이다.

‘재화를 비밀스럽게 저장해두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 (중략)…, 재물은 꽉 쥐려고 할수록 손에서 더 미끄럽게 빠져나간다.’(2장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 78쪽)

‘유익한 벗이 셋이고, 손해가 되는 벗이 셋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견문이 많으면 유익한 벗이다. 편벽되고 아첨을 잘하고, 말만 잘하면 해로운 벗이다.’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146쪽)

다산 선생은 200여 년 전 오로지 서신에 의지하여 아들들을 달래고 타이르며 가르친 오늘날 비대면 가정교육의 선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