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요, 동화가 국정교과서에 수록된 심후섭 아동문학가
동시, 동요, 동화가 국정교과서에 수록된 심후섭 아동문학가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1.20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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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메모와 스토리텔링 발굴이 대구교육상으로 이어져
바람 달콤해
나들이 나온 아기 산새,
“아이, 간지러워!”
발바닥 옴츠리며
내려다보면
아,
지금 마악 돋고 있는
뾰족한 젖니 하나.
연노랑 꽃눈 하나.  (꽃눈  심후섭)
 

한국인성스토리텔링연구소 심후섭 소장을 찾았다. 대구 학남초등 교장  재임 때 80여권의 아동문학 작품, 100여곡의 노랫말을 창작했다.  항일 애국시인 이상화의 전기, 향토 교육자료집 등을 발간해 달구벌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대구 인성교육 발전에 기여했다. 퇴임 후에도 우리예절교육원장, 대구아동문학회장 등 활발한 사회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작가를 만났다 .

-출생 및 성장 과정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음력 4월 28일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돌림병이 떠돌고 전쟁중이라 부모님이 경황이 없어 출생신고를 늦게 하여 호적에는 1953년 음력 2월 8일로 올라 있습니다. 저의 부친은 2대 독자였는데 12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함께 외롭게 자라면서 결혼하여 3남 3녀를 낳았으나 돌림병으로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먼저 보냈습니다. 저는 일곱째로 태어났지만 장남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어릴 적 이름은 놓치지 않고 꼭 붙들어야겠다는 의지를 담아 붙들이라 했으며, 실제로는 뿌뚤이로 불렀습니다. 전쟁 직후인 만큼 어린 시절은 몹시 궁핍했으나 귀한 아들로 길러졌습니다. 1978년 서정순과 결혼하여 현재 2남을 두고 있습니다.

어느 봄날 망중한을 즐기는 심후섭 작가. 장희자 기자

- 문학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이였습니까?

저가 초등학교 3학년 때에 우연히 앞부분과 뒷부분이 각각 여남은 장씩 떨어져 나가고 없는 「집 없는 아이 레미」라는 서양 번역 동화를 읽었는데, 이것이 문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 시초가 아닐까 합니다. 가운데 부분만 읽었으므로 앞뒤는 어떻게 되었을까 매우 궁금해 누워서도 생각하다 잠들곤 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마을 어른을 찾아가 옛 서당식으로 〈명심보감〉과 〈소학〉을 읽었습니다. 교사가 되어서도 〈사서삼경에 관심을 가져 대학〉, 〈논어등을 조금 읽었습니다. 이를 통해 문학에 대해 보다 친숙한 태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재학시절 문학 관련 활동사항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진보초등, 진보중·고등학교에 차례로 진학해서 줄곧 학생회장을 지냈습니다. 당시 성적은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집안 형편상 도회지 고등학교로 갈 수 없었습니다. 이러다가는 경쟁에 뒤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막연하게 불안감을 가졌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책 읽기를 즐겨 해서 도서실 봉사반에 자원해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방송실장이 되어 교내 음악 방송 선곡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후 대학 입학 예비고사를 거쳐 대구교육대학에 진학했는데 예비고사 합격자가 나 혼자뿐이였습니다. 그만큼 시골 고등학교인 데다 농업학교여서 진학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교육대학에 가서는 총학생회 학예부장을 지내면서 학보(學報)에 칼럼과 당시 상황을 비판하는 만평을 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방송통신대학 초급 대학 과정 행정학과 2년을 마치고 이어서 학사 과정 3년을 졸업한 뒤에야,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상담 심리 전공, 교육학 석사),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교육 방법 및 심리 전공, 교육학 박사)을 졸업해 지적 갈증을 조금 달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1월 15일 스토리텔링 소재발굴 사월 고인돌 답사전 심후섭 아동문학가. 장희자 기자

- 작가님의 동시 분야 활동 사항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이웃에 있는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이때 교사를 대상으로 한 잡지 새교실〉이 있었는데, 이 잡지에 교사 작품 추천 제도가 있었습니다. 나는 동시를 내었고 3작품이 통과되어 추천 완료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무렵 쓴 비 오는 날〉은 뒤에 제7차 교육 과정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주로 방과 후 글짓기 지도에 주력하면서 이른바 교단 작가로서 꿈을 키워 가던 중 대구로 전출되었습니다. 그후 1980년 제8회 창주문학상 신인상에 동시 봄비가 당선되었으며, 아동문학평론에 동시 하늘이 추천 완료되어 본격적으로 아동문학 활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그러나 품은 생각과는 달리 무딘 표현이 마음에 차지 않아 동시를 쓰는 데는 한계를 느끼고 동화에 관심을 갖던 중 소년〉지에 동화 강아지의 죽음〉, 가 버린 흰줄이〉 등이 추천 완료되고 1984년 〈매일신문〉신춘문예에 자전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동화 눈 오는 날의 아버지가 당선되어 더욱 동화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11월 9일 스토리텔링 소재 발굴 고산 고인돌 답사. 장희자 기자

- 심작가님 동화 부문 활동사항에 대하여도 말씀해 주십시오.

1982년 첫 동화집 별은 어디에 있었나〉를 낸 후 산에 산에 피던 꽃〉, 도깨비방망이의 행방〉, 할배요 할배요〉를 냈다. 1989년 제1회 ,MBC창작동화대상 공모 부문에 장편동화 싸리울의 분홍 메꽃〉이 당선되어 장편동화에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1992년 동화부문 사탕수수 나라의 털보 대통령〉으로 한국아동문학상을 받게 되었다. 이후 를 주제로 한 장편동화 할머니 산소를 찾아간 의로운 소 누렁이와 〈소야, 웃어 봐〉를 발간하고, 이어서 나무를 주제로 한 나무도 날개를 달 수 있다〉에 이어 나무도 꾀를 부린다〉, 꽃의 노래〉, 옛날 옛날 이 나무는〉, 나무도 노래를 부른다〉 등을 출간했다.그 밖에도 독서 동기 형성 자료집인 무인도에 가도 한 권의 책만 있다면을 비롯한 교양서적과 〈하늘을 감동시킨 선비등 선비 시리즈 8권, 새로 쓴 톨스토이 이야기〉, 톰소여의 모험〉 등의 명작 번안을 비롯해 총 80여 권을 출간했습니다.

- 심 작가님의 저서 중에서 국정교과서에 실린 내용에 대해서도 알려 주십시오.

동시 비오는날이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듣기 말하기 쓰기〉에 실렸으며, 외가길(동요, 초등학교 3학년 음악 교과서), 세상에서 제일가는 정원사(동화, 초등학교 1-2학년 국어 교과서), 꽃눈(동시, 초등 5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봄눈(동시, 초등학교 6학년 1반 국어교과서), 아카시아꽃(초등 2학년 음악교과서)등 입니다.

- 작가님의 프로필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한국인성스토리텔링연구소장, 사단법인 우리예절교육원원장, 사단법인 신한국운동추진본부 부설 인성교육대학원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대구문인협회 수석부회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 2017년 대구아동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하고 있으며, 전 대구달성교육청 교육장, 대구광역시 교육청 장학관, 대구 송정초등 교장, 전 대구교대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2020년 11월 15일 스토리텔링 소재 발굴 탐사 장면. 장희자 기자

- 한국인성스토리텔링연구소장으로 지금도 정기적으로 스토리텔링 소재발굴 답사를 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가 진보초등 4학년 때에 읍내 가설극장에서 두만강은 알고 있다라는 독립단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학교에서 단체로 관람했는데,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후 그 장면들을 스토리 중심의 만화로 그려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반 아이들이 서로 가져가려 해서 내가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중학교 때에는 마을 교회에서 열리는 부흥회에 가게 되었는데 매우 유익한 이야기가 많아서 일주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그때 들은 이야기는 그대로 공책에 옮겨 한 권 가득할 정도였습니다. 이때에도 스토리텔링의 위력을 크게 느끼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왕성한 집필활동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어릴적부터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지고 메모하는 습관으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도 빠짐없이 모아 온 덕분에 친구들보다 이야깃거리가 비교적 넉넉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즐기던 텔레비젼의 주말의 명화줄거리를 보는 대로 메모하고 나름대로 평을 달아 가며 줄거리를 모아 나갔습니다. 어릴적부터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대한 깊은 관심과 메모습관이 저의 창작활동의 소재가 되고 화수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20년 11월 8일 문학소재 발굴 고산 공룡발자국 탐사 장희자 기자

- 작가님의 작품 경향에 대하여 평해 주시겠습니까?

하청호 아동문학가는 저의 작품에 대하여 초기에는 사라져 가는 것과 생명에 대한 외경심으로 인간성 회복에 관심을 가지고 사실적인 문장으로 개성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그려 내고 있다하였으며, 김종상 아동문학가는 동화의 본질을 깊이 추구하되 우리의 토속적인 삶을 중후하면서도 내밀하게 그려 내고 있다고 평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아동문학평론가 최용으로부터 인간과 사회의 관계 규명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의 원초적 비애와 과학 문명의 발달로 빚어지는 인간 소외 현상을 묘파한 작품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평을 받은 바 있슨니다.

- 지금까지 수상 내역은 어떠합니까?

1980년 창주아동문학상 동시부문, 1980년 월간문학 신인상 동화부문, 1984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부문, 1991년 한국아동문학상, 1997년 대구문학상, 2007년 제28회 한국교육자대상, 2010년 문학 부문 금복문화대상, 2012년 대구광역시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2019년 12월구시교육청 제33회 대구교육상, 2019년 김성도 문학상, 2019년 국제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 지금까지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활동중에 보람 있었던 사항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퇴직후에 2017년 1월 20일 대구아동문학회 11대 회장에 선출되고, 우리예절교육원원장, 신한국운동추진본부 부설 인성교육대학원장 등으로 지금까지 활동해 오면서 시니어세대를 상대로 그 지역 고향전설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는데, 저의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자손들에게 유익한 고향전설이야기를 들려 주었더니, 아이들에게 고향의식은 물론 정서함양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해줘서 보람을 느꼈으며 앞으로도 시니어세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들을 계속해 나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