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좌학리에 은행나무 천국 열렸네.
고령 좌학리에 은행나무 천국 열렸네.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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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다산면 좌학리 낙동강변 2만4천평 규모 3천여그루 은행나무숲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

 

고령 좌학리 은행나무숲에 노란잎들이 마치 바닥에 노란 융단을 깔아놓은 듯이 마음을 들뜨게 하면서 동심을 불려 일으킨다. 장희자 기자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여백 도종환)

공백은 단순히 비어 있음을 뜻하지만 여백은 절제미를 위해 생략된 공간을 의미한다.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고, 여백이 있는 사람에게 인간미가 느껴진다.  여유 있고 넉넉한 빈 가슴이 그립다.  

좌학리 은행나무 숲은 앞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뒷편으로는 낙동강이 만들어 낸 충적평야가 펼쳐지는 경북 고령군 다산면 좌학리 969번지 낙동강변에 있다. 이 은행나무숲은 2020년 10월 26일 한국관광공사와 전국관광협의회가 공동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비대면 지수란 관광지의 혼잡도, 교통량, 소셜관심도, 방역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관광지의 현재 비대면 수준을 별점으로 표현한 것인데 고령은행나무숲은 별점 다섯 개를 받았다.

은행나무숲에서 강아래쪽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노랑은행나무잎들이 녹색 초지와 대비를 이루어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장희자 기자

원래 은행나무숲의 공식명칭은 「낙동강 22공구 캠핑장」으로 2011년 4대강 공사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처음 캠핑장을 만든후에   캠핑장 주변경관 조성을 위하여 은행나무를 심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비밀의 숲처럼 시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점차 가을철이 되면 노란 은행나무 군락이 멀리서도 사람들의 시야에 띄었다.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제는 고령의 가을 단풍 명소가 되었다.

고령 은행나무숲의 가장 큰 매력은 매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는 것이다.  은행나무를 조경 계획에 따라 지면(地面)을 정리하면서 짜임새 있게 심지 않고 낙동강변 유휴지 굴곡진 이곳 저곳에 자연그대로 심은것이 오히려 자연미를 살렸다.

은행나무숲에서 낙동강 위쪽을 바라본 모습으로 강건너로 보이는 옥포 아파트숲이 정감있게 다가온다. 장희자 기자

  다른곳보다 늦게 은행잎이 물들기 때문에 늦가을까지 노오란 은행나무 풍경을 볼 수 있다.. 은행나무숲 아래 이리저리 펼쳐진 오솔길도 아름다운 미로를 연출한다. 경치가 좋은 은행나무를 따라서 탐방객들이 돌아 다닌 발자욱이  모여 자연스럽게 오솔길이 생겼다. 금방이라도 은행나무숲에서 동화속의 요정이 나올것만 같은 비밀스럽고 이색적인  숲길이다

대구에서 가는길은 화원유원지를 지나서 사문진교를 건너서 4㎞ 직진하면  고령 다산농협앞 오거리가나타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다산중학교앞까지 3㎞ 직진한다. 낙동강쪽으로 다산수로 다리를 건너서 낙동강변쪽으로 0.4㎞ 가면 「낙동강 22공구 캠핑장」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2만4천평 규모에 3000여그루 정도의 은행나무가 심겨져 있는데 캠핑장을 중심으로 강아래쪽으로 0.3㎞정도 은행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다. 캠핑장 위쪽으로는 0.4㎞정도 펼쳐져 있으며, 이곳을 지나면 둑방길옆 자전거도로를 따라서도 1㎞정도 은행나무숲길이 펼쳐져 있다. 둑방길따라서 줄지어 서있는 갈대와 은행나무숲이 조화를 이룬다.      

  

낙동강 둑방길에서 바라본 자전거도로변 양편에 심어진 은행나무숲 군락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