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길고양이 새끼 길렀더니 복덩이가 됐네요~"
"버려진 길고양이 새끼 길렀더니 복덩이가 됐네요~"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0.11.16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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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가 교통사고로 길거리에 버려짐
갓난애 돌보 듯 정성을 쏟음
사무실 귀염둥이가 되었다.
사무실 안에 설치된 고양이 보금자리
사무실 안에 설치된 보금자리에서 새끼 고양이들이 놀고 있다. 최종식 기자

언제부터인가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여러가지 변화가 일고 있다. 반려동물 사육 가정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동물병원이 생기고 사료상회, 동물화장장이 생겼다. 최근에는 대학에 반려동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펫토털케어학부’도 생겼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그런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많은 수의 반려동물들이 길가에 무참히 버려지고 있다. 그 수가 늘어나고 있어 도리어 동물학대 등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버려진 길고양이 새끼를 입양하여 정성껏 돌보고 있는 기업이 있어 차가운 겨울 날씨 속에 훈훈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와룡로 41길 39, (주)대아에레베이터 회사원 김○○ 씨는 1개월 전, 승강기 업무차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아파트 입구에 생후 1주일 정도 된 길고양이 새끼 두 마리를 발견한 김 씨는 불쌍한 마음에 상자에 담아 회사 사무실로 데리고 왔다. 어미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젖을 뗀 상태로 버려져 3일 정도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양육 과정 

새끼 고양이들은 오래 굶은 상태로 기진맥진하여 울음소리도 못 낼 정도로 말라 있어 만지기가 겁이 났다. 종이 상자에 이불을 깔고 뜨거운 물을 넣은 패트병을 바닥에 여러 개 깔아주고 집을 만들어 주었다.

▶첫 1주째: 동물병원에 가서 동물 우유를 사서 주사기로 짜 주니 잘 받아먹었다. 눈병이 나서 눈을 뜨지 못해 사람 안약을 넣어주었더니 완쾌되었다. 대소변이 원활하지 않아 따뜻한 수건으로 항문 주위를 마사지를 해 주었더니 대소변도 보게 되었다. 새 가족으로 이름을 지어 주었다. 몸집이 조금 큰 놈을 아롱이, 작은 놈을 다롱이로 하고 불러주었다.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는 아롱이와 다롱이
아롱이와 다롱이가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며 놀고 있다. 최종식 기자

▶2주째: 아침, 점심, 저녁에 우유를 충분히 먹이고 밤에는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넣은 패트병을 두 번 정도 갈아 주었다. 걷기 연습을 시켰더니 천천히 걷기 시작하였다. 아직까지 어미의 젖이 그리운지 다롱이는 아롱이의 항문을 지독하게 따라다니며 빨았다. 그래서 집을 따로 갈라 분리시켰다. 발톱이 길어 상처를 냄으로 깎아주었다. 화장실을 만들고 들어가는 훈련을 시작하였다. 한 마리만 가능하였다.

▶3주째: 사료와 우유를 병행하여 먹였다. 다롱이는 사료도 우유와 함께 먹는데, 아롱이란 놈은 기어코 우유만 먹었다. 양지 쪽 마당에 내어 걷기 연습을 시키니 제법 걸음이 빨라졌다. 두 마리 모두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대소변을 보기 시작하였다.

▶4주째: 먹이를 모두 사료로 바꾸었더니 두 마리가 모두 먹기 시작하였다. 걸음이 빠르고 건강하게 자라 사무실이 자기들의 안식처가 되고 주인이 되었다. 회사원들에게 아침마다 문안 인사도 받고 어엿한 가족이 되었다.

새끼 고양이들을 데려온 김 씨와 회사 직원들은 "귀엽다며 동물들을 입양해놓고 나중에는 길에 버리는 인심 또한 적지 않은 세상"이라며, "반려동물로 생각하고 집에 들였다면 힘은 들지만 끝까지 함께하는 책임감이 필요하지 않을까"하고 반문했다.  김 씨와 대아에레베이터 회사의 미담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반려동물을 버리는 비양심적인 견주나 묘주들에게 각성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롱이의 귀여운 모습
아롱이가 귀여운 모습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최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