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댄스, 코로나 시대 시니어 레포츠로 뜬다
라인댄스, 코로나 시대 시니어 레포츠로 뜬다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0.11.17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추는 라인댄스가 언택트 시대 레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정은택 기자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추는 라인댄스가 언택트 시대 레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정은택 기자

 

강렬하고 경쾌한 음악이 이어졌다. 음악은 사람들을 움직였다. 여러 사람이 한 마음이 되어 같은 방향으로 몸을 놀렸다. 어떤 때는 새처럼 어떤 때는 거센 파도처럼, 다양한 율동을 펼쳤다. 이윽고 음악은 조용하고 감미로운 곡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나비처럼 변했다. 음악이 그치고 움직임도 끝이 났다. 한 무리의 중년여성들이 환한 얼굴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무대 옆으로 나왔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위치한 한 라인댄스 학원의 모습이다. 최근 라인댄스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모든 스포츠 활동이 위축되었지만 라인댄스만큼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라인댄스는 우리에게 생소한 운동 종목이지만, 이름만 봐도 대강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줄을 맞추어 추는 춤’이다. 여러 사람이 음악에 맞춰 줄을 지어 같은 스텝으로 춤을 추는 것이다.

라인댄스는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에 남성들이 줄을 맞추어 같은 동작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추던 춤에서 유래되었다. 이후 국제적인 행사와 축제를 통해 많은 사람이 라인댄스를 즐기고 있다. 라인댄스협회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로 라인댄스를 보급하고 있다.

춤이라고 하면 우리는 먼저 파트너를 연상한다. 볼룸댄스나 스윙, 살사댄스 등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숫자적 균형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파트너가 없이는 곤란하다. 그러나 라인댄스는 이런 고민이 필요 없다. 파트너가 없이도 가능한 춤이다. 당연히 신체적 접촉도 없다.

라인댄스 회원들이 연습을 마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은택 기자

 

“라인댄스는 손 잡고 추는 춤이 아니라 코로나 시대 언택트스포츠로 안성맞춤입니다” 11년째 라인댄스를 가르치고 있는 김문자(58·한국스포츠문화예술협회<KoSCAA> 대구지부장) 스포츠라인댄스학원 원장의 말이다. 

라인댄스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춤이다. 라인댄스는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스포츠며 인기 있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이다. 혼자서도 가능하고 가족단위로 하면 더 좋다. 중국에서는 3, 4명만 모여도 음악을 틀어놓고 라인댄스를 춘다고 한다.

“사람이 앞으로만 걷다가 뒤로도 걷고 옆으로도 걸으니 건강이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4년째 라인댄스 학원에 다니며 체력을 단련해온 문유숙(62·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라인댄스만큼은 이웃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라인댄스를 접할 때는 다소 어려워 보였는데 몇 곡의 춤을 소화하고 나니 점점 쉬워진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라인댄스에는 동일한 스텝들이 여러 곡의 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번 익힌 스텝을 기억함으로써 새로운 춤을 비교적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적당한 빠르기로 걷는 춤으로 안무가 단순하고 쉬워서 성별 및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한때 유행했던 김수로의 꼭짓점댄스도 라인댄스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댄스는 국경도 초월한다. 동일한 음악에 동일한 동작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김문자 스포츠라인댄스학원 원장이 라인댄스 동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은택 기자

 

모든 운동이 건강에 도움 되듯이 라인댄스도 건강에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신체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양한 음악에 맞춰 움직임으로써 리듬감을 향상시키고 체형 교정 및 올바른 자세 만들기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라인댄스가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인 최대의 고민인 비만에서 탈출하는 효과도 있다. 골다공증과 치매도 예방할 수 있고 사회적 친밀감이 조성되어 우울증에도 탈피할 수 있다. 운동에 집중하다보면 잡생각을 할 수 없어 정신건강도 좋아진다.

라인댄스에 수반되는 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고 자연스럽게 춤을 이끌어낸다. 말이 춤이지 건강운동이다. 같은 운동을 즐기며 낯선 사람과도 어울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주의로 야기되는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도 라인댄스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한다.

“72세 어르신도 잘 따라하고 계세요. 라인댄스를 하면 다리 근력도 좋아지고 스텝과 동작순서를 외우다 보면 두뇌운동이 되어 치매도 예방할 수 있어요.” 김문자 원장은 특히 어르신들에게 라인댄스를 권하고 싶다고 했다.

라인댄스를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학원이나 행정복지센터 새마을금고 문화센터로 가면 된다. 대구에 라인댄스학원이 아직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동호인이 늘어나자 지역 문화센터에서도 라인댄스를 가르쳐주고 있다. 학원 수강료는 한달에 5만~6만원이고 문화센터는 이보다 저렴한 실비로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