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곽도경 시인 시화집 ‘오월의 바람’
[신간] 곽도경 시인 시화집 ‘오월의 바람’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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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사물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
곽도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월의 바람'
곽도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월의 바람'

곽도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월의 바람(도서출판 두엄)’이 출간되었다. 화가로도 활동하는 그녀는 글과 그림 분야의 여러 수상 경력과 시화전, 그리고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오월의 바람’은 그녀의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시화집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87,600시간, 참 오래 걸렸다. 어제처럼 오늘도 나는 시를 그리고, 그림을 쓰고..."

젊은이에게 10년은 단거리이지만, 중년에게는 장거리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에는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노력과 기다림이 담겨 있다.  

시집 ‘풍금이 있는 풍경’ 출간 이후, 그녀는 나름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글과 그림을 아우르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하였다. 수상 경력을 떠나서 ‘절간 이야기’ 시화전과 ‘인연의 고리’ 인물화 개인전은 평소 그녀의 따스한 인간관계를 풀어놓았다.

 

너에게로 간다

네가 좋아하던 쉬폰 원피스 꽃무늬

바람결에 띄우며

초록색 지붕

내가 살고 있는 그 집으로 간다

등 뒤에 감춘

수레국화 한 다발 소리 없이 흔들리고

너도 여전히 설레며

나를 기다리는지 알 수 없는

그 집으로

내가 한 걸음씩 걸어가는 동안

너는 나에게

연기로 피어오르다가

꽃으로 피었다가

어느새 긴 목 빼고 기다리는

빨간 우체통이 된다

오래 기다렸던

먼지 수북한 소식이

된다-‘오월의 바람’

 

찬바람 부는 가을에 오월의 바람을 몰고 온 것을 보더라도 시인은 분명 마음이 따스하다.

 

벽에 붙어 서서

제 몸을 굽는 여자

밤마다 벽을 부수는

꿈을 꾸는 여자

땡볕 아래 서서

우주 한쪽을 색칠하고 있다-‘자화상’ 일부

 

‘자화상’ 속에 오롯이 들어앉은 그녀는 태양 아래에서 맨발로 벽화를 그리고 있다. 곳곳마다 그녀의 몸을 구워 벽화를 탄생시켰다.

‘오월의 바람’은 도서출판 두엄에서 펴냈으며 5부 73편으로 엮었다. 봄을 훔쳐간 코로나19와 이웃과 주변 이야기, 사물과 나누는 대화가 오월의 훈풍을 몰고 온다.

곽 시인은 대구 출생으로 계간 ‘시선’으로 등단했다. 현재 대구 지역의 시 낭송 모임 ‘시하늘’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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