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부쳐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부쳐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11.09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은 매케인 산 트럼프를 쫓다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 Jr. 1942~) 후보가 핵심 경합주인 펜실배니아주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 1946~) 후보에게 역전하여 20석의 선거인단을 추가하며 과반수 이상(273석)의 선거인단을 확보함으로써 승리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여론조사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기 시작했으나. 우편투표의 개표가 시작되면서 바이든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남부의 선벨트(sun belt)와 중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에서 역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인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서 대선 승리의 견인차가 되는 1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애리조나주는 베트남 전쟁 영웅 고 존 매케인(John Sidney McCain III, 1936~2018) 상원의원의 지역구였다. 생전에 인권과 보편적 가치를 중시해 온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과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여 트럼프의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조 바이든 후보와는 당적을 초월하여 친구처럼 지내고 대통령 출마를 권하기도 했다. 그의 부인 신디 매케인 여사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전당 대회에 참석하는 등 지역민의 정서에 크게 작용하였다고 한다.

삼국지에서 죽음을 예견한 촉의 제갈공명(諸葛孔明)은 자신의 목각인형을 만들어서 후퇴하는 촉나라 군사를 쫓는 위나라의 사마중달(司馬仲達)을 혼비백산하도록 했다. 애리조나의 정신적 지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험구가 화를 자초하였으니, 죽은 메케인 의원이 살아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낸 격이 되었다.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조 바이든 후보는 7일(현지 시간), 대선 승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분열된 미국을 다시 통합하고,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양해와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는 “선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재검표를 요구하는 등 지지자들을 부추기고 있으나, 언론으로부터 외면과 배척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한미 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같이 갑시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초패왕 항우(項羽)가 해하에서 한나라 군대에게 포위된 가운데, 한나라 승상 장량(張良)의 피리 소리에 초나라 군사들이 사기를 잃고 마침내 항우도 우미인과 함께 자진하니, 후세인들이 이를 사면초가(四面楚歌)라고 부르고 인용하였다.

바이든을 연호하는 국민들과 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한 정의를 외치는 세계 각국의 언론에 둘러싸인 작금 백악관 수장(首長)의 처지가 이와 유사한 경우가 아닌가?

아무쪼록 미합중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양심에 따라서 조속히 대선 결과에 승복하고, 순조롭게 대통령직을 이양하여 COVID-19에 고통받는 세계인들의 근심과 우려를 덜어주기를 바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