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축성된 제방림이 천연기념물 되다. 담양 관방제림
인공 축성된 제방림이 천연기념물 되다. 담양 관방제림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1.1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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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년 수해방지를 위해 담양천변에 쌓은 인공 제방 6㎞ 관방제
관방제에 풍치림을 조성한 1.2㎞구간 200여그루 천연기념물로 지정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길로 연결되는 담양수목길 관광명소
풍치림과 징검다리, 육교 등이 어우러져 사진촬영 명소.
담양천 징검다리 중간에서 육교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물에 비친 메타세쿼이아 반영이 수려하다. 장희자 기자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간격, 안도현)

한 발짝 떨어진 위치에서 관조할 수 있는 여유와 조급해하지 않는 기다림의 거리를 생각한다.

예로부터 산록이나 수변 또는 평야지대에 임야구역을 설치하고 보호하여 특수한 기능을 지닌 나무와 숲이 우거진 곳을 임수(林藪)라 한다. 임수의 종류를 나누어 보면 보안 임수, 종교적 임수, 교육적 임수, 풍치적 임수, 보안적 임수, 농리적 임수 등 그 임상과 입지조건 또는 설치의식에 따라 구분된다. 보안임수는 그 예가 가장 많은 것으로, 시냇가에 조성된 임수는 수해 방비에 큰 역할을 했다대구 대봉동 신천(新川)의 제방이 1736년(영조 12)에 축조되고 느티나무와 팽나무를 심어 수해를 방비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 임수는 20세기 중반까지도 그 모습을 유지했다. 전남 담양에는 천연기념물이면서 그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 있는데, 담양 관방제 임수이며 관방제림(官防堤林)이라고 부른다.

향교교에서 징검다리쪽을 바라본 모습으로 돌다리에 젊은이들이 사진찍기에 분주하다. 장희자 기자

추월산 용추봉에서 발원한 담양천은 담양 읍내를 가로지르고 서남쪽으로 흘러 영산강으로 합류한다하천변을 따라서 향교와 객사, 관가 건물이 있었다. 천변 공터에는 수백년 동안 대나무로 만든 제품이나 공예품 따위를 사고 파는 죽물시장이나 우시장이 섰고, 때에 맞춰 씨름판이 벌어지고 놀이패가 판을 벌이는 등 담양천은 담양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담양땅은 연간 강수량이 많은 지방이라서하천 주변의 논밭과 집들이 수해를 당했다.

인조 26년(1648) 담양 부사 성이성은 수해를 막기 위해 담양천을 따라 둑을 쌓고 나무를 심었다.   해마다 장마철이 닥치기 전이면 다시 둑을 보수했다. 철종 5년(1854)에는 부사 황종림이 관비(官費)로 연인원 3만명을 동원하는 큰 공사를 벌여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에서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에 이르는 6㎞의 관방제를 완성하고 둑 위에 숲을 조성했다관방제라는 이름은 관비를 들여서 쌓은 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방에는 200여년 이상된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엄나무 등이 약2에 걸쳐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다. 오래된 것은 약 300~400년전에 심어졌다고 하며, 일반적 나무들은 구한말인 1854년(철종5)에 담양부사가 심은 것이라 한다지방문화재에서 1991년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승격했다.

이곳은 메타세쿼이아길,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죽녹원과 함께 담양관광의 중심이 됐다담양읍내와  가까워 담양 떡갈비나 국수 등 남도지방 음식을 즐기기에도 좋다. 2004년에는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알려진 곳이다 관방제림 주변의 고수부지에 추성경기장이 위치해 있으며, 2005년 설화가 있는 조각공원이 들어섰다.

관방제림 둑방길 위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장희자 기자

담양읍 객사리 169-1번지 관방제림주차장에 차를 대고, 북쪽으로 관방제 둑 위로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니, 이곳은 담양읍내 천변리, 담주리, 객사리, 남산리의 북쪽에 위치한다. 마을을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감싸고 도는 영산강 줄기 하천변에 인공 축성된 제방으로서 둑 위로는 폭 5m 내외의 도로가 형성되어 있다. 좌측에는 향교교다리가 있고 다리를 지나 제방아래로는 국수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항교교 건너편 언덕 위에는 죽녹원(竹綠苑)이 보이는데, 쭉쭉 뻗은 대나무가 빼곡한 숲을 이룬 대숲 정원이다. 

둑방길에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인공림으로서 관방제림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종류로는 푸조나무(111그루), 팽나무(18그루), 벚나무(9그루), 음나무(1그루), 개서어나무(1그루), 곰의말채, 갈참나무 등으로 약 32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만5천 평 면적의  1.2㎞구역 안에는 200여 그루의 크고 오래된 나무가 자라고 있다보호수들은 1번부터 177번까지  표찰을 달고 있으며,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1~3m 정도이다.

제방 아래 담양천 양쪽으로 매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있다.  

육교 뒷편으로는 추성경기장을 밝히는 불빛이 켜져 있다. 장희자 기자

담양이 자랑하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관방제림이 끝나는 지점에서 연결된다. 향교교에서 메타세쿼이아 길까지는 약 1.6㎞ 거리이다. 이곳 메타세쿼이아는 480여그루의 굵고 높은 나무들이 숲 천장을 이룬다. 1972년 담양, 순창 간 국도 42호선을 건설하며 심은 비교적 짧은 역사지만  나무들의 덩치가 크다이 길은 2012년부터 유료화하여 성인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길, 죽녹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담양 수목길이다. 전체 길은 담양 리조트까지 8.1㎞ 거리로 조금 멀지만 3개의 숲을 이었다. 관방제림은 1960년대 국토개발계획에 따라 담양댐이 건설되어 홍수를 조절할 수 있고 사회 경제적 여건에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건겅관리의식 및 여가선용의 기회가 확대되어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의 체력단련 및 휴식공간이다.

1980년부터는 지역 주민들과 협동으로 애향운동의 일환으로 느티나무 후계수를 식재하여 왔으며, 현재는 후계림 조성사업으로  4.0㎞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담양 관방제림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인공림으로 역사 및 문화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고  자연재해를 막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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