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야
코로나블루 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야
  • 한완수 기자
  • 승인 2020.11.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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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코로나19가 종식 되더라도 코로나블루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

지난 11월 2일 오후 ‘멋쟁이 희극인’으로 불리는 개그우먼 박지선이 마포구 소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이미 15년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OECD 평균 11.3명을 훨씬 웃도는 24.6명을 나타냈다. 홍현주 한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특히 20대의 경우 정신 건강을 제대로 돌봐 줄 단체가 없다"면서 "구멍이 생긴 사회 안전망에 예산을 투입하고 체계를 구축해 메워야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자살예방정책 예산은 올해 기준 290억 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017년(99억3천1백만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연간 3만 여명의 자살자 수를 기록했던 일본이 관련 예산을 연 7천억 원씩 투입해 그 수를 10년 사이 30% 감소시킨 것과 대비된다. 성경에서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고 쓰여진 구절이 있다.

우리는 1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국민들의 심리적 고통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일명 '코로나블루'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블루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보험연구원이 펴낸 '코로나블루 확산과 보험의 역할'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내 응답자의 34%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감을 보였다. 감염자가 많은 주일수록 우울증과 불안감을 보이는 경향이 더 높았다.

일본의 조사에서 '코로나로 인해 우울함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52.3%였다. 이전 20%(평소 우울증을 느낀다)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마이클 볼렌스키 미국 휴스턴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정신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을 밝혔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고,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코로나19는 우리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집콕 생활로 이어지며 공원시설 등의 조기 폐쇄로 어르신들의 경우, 하루 종일 대화 상대조차 없이 외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은 더욱 힘겨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그들을 돕는 활동조차도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로 죽기 전에 집에서 혼자 답답해서 먼저 죽을 것 같아’ 라는 어르신의 말씀은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로 인해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19와 미중무역분쟁으로 전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불법개입 의혹사건, 조국사태, 윤미향 의원 기부금 불법사용의혹, 서울시장, 부산시장의 성추행 문제, 부동산문제,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문제, 라임과 옵티머스사건 등 모든 현안 마다 국론이 분열되고 특히,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극한 대립으로 국민화합은 사라진지 오래고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사안에 대하여 자기들만 옳다는 아전인수가 판을 치는 형국이어서 어른부터 아이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 지에 대한 가치판단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실정이다.

이렇듯 코로나19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헌법 제21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하여 모든 집회를 막고 있으며, 심지어는 11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8·15 광화문 집회 주동자는 살인자"라고 까지 언급하여 극한 대립을 보여준다.

집회방지를 위하여 광화문에 모인 수천 명의 경찰과 광화문 근처의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고 반정부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만 감염우려가 있다는 말인가? 내 편이 아니면 적폐로 몰고 내편은 감싸기에 급급한 작금의 정치현실이다. 우리의 지난 3년 반 역시 미국 못지않은 분열의 시대였기 때문에 ‘국민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는 공허한 수사가 돼버린 지 오래이다. 2022년 봄, 대한민국은 또 얼마나 깊은 분열의 상처를 드러낼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제는 코로나블루에 대하여 전 국민이 나서야 할 때이다. 우리는 과거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합심단결하여 잘 극복하였다. 전쟁 중에도 결혼도 하고 학교수업도 이루어 졌듯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불편은 최소한으로 규제하고 전반적인 방역방침에서 벗어나 최대한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의 각 분야별로 적합한 방역대책을 철저히 수립하는 세밀한 규제가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수십 배에 달하는 자살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정부에서는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여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