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농인] (26) 자연이 담고 하늘이 익힌 명품 전통장 ‘오가향’ 권현구 씨
[귀농, 귀농인] (26) 자연이 담고 하늘이 익힌 명품 전통장 ‘오가향’ 권현구 씨
  • 이흥우 기자
  • 승인 2021.01.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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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업체 생산관리 책임자 5년 경험
문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학구파
'장이야기'등 수필집 7권 출간
'권현구 대표' 부부가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오가향 제공
'권현구 대표' 부부가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오가향 제공

청송 주왕산과 가까운 포항 죽장 상사마을에는 전통 장맛으로 유명한 ‘오가향’ 농가가 있다. "오가향(五家香) 브랜드는 옛 지명인 오사리(五士理)에서 착안해 다섯 집의 향기를 담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농장 대표는 권현구(56), 장성희(56) 부부이다. 이들 부부는 안전한 먹거리가 부족한 시대에 믿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장을 담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산 시설은 위생을 최고로 생각하며 깔끔하게 설계를 했고,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장을 만든다. 농장은 8천3백㎡ 농지에 160㎡의 숙성실을 갖추고 있다. 2단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장독대와 기와로 담을 두른 또 하나의 장독대에는 300여 개의 독들이 구수한 향기를 뿜어낸다.

이곳에는 1년산이 20%, 2년산이 30%, 3년 이상이 50%의 비율로 구성 되어 있는데, 숙성을 잘 시키기 위하여 1년 미만의 장독에는 유리 뚜껑을 사용하고, 2년 이상은 전통 뚜껑을 사용하여 맛을 내고 있었다. 무형문화재가 손수 만든 숨 쉬는 장독에서 숙성시키기에 그 맛이 더 특별하다. 부인 장씨는 “장은 누구나 담글 수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장을 담기란 쉽지 않지요. 우리 부부는 기본을 중요시하며 메주 쑤기부터 장독 관리까지 우리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한다.

된장 가득한 장독대에 장독이 가득하다. 오가향 제공
된장 가득한 장독대에 장독이 가득하다. 오가향 제공

농장을 둘러보니 이들 부부는 장원 주변에 콩과 고추를 직접 재배하고, 방앗간을 갖추어 고추도 빻아서 사용하고 있었다. “농장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위생입니다. 콩은 한 알 한 알 손으로 고르고 세 번 이상 씻어서 일일이 일어 삶습니다. 고추 씻기, 고추 말리기, 고추 빻기 등 모든 공정을 청결하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옛날 엄마가 담가주던 그 장맛이네. 맛있다.’라고 하며 단골이 되어줄 때 자부심을 느낍니다.”

권씨는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 대한민국 최대의 장류업체에서 생산관리책임자로 5년간 근무했다. 문학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한 그는 전통장류제조사 사범 등 다양한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으며, 부인 장씨 또한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한식, 양식, 중식 등 음식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 장류업과 교육농장을 하기에는 꼭 맞는 부부이다. 스스로를 장아지매와 낭만농부로 부르는 이들 부부는 19년 전 수필가로 등단해 함께 7권의 수필집을 출간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권현구 씨는 2018년, 그동안 경험한 전통장에 대한 글을 모아 ‘장이야기’란 책으로 출간하기도 하였다. 이들 부부의 꿈은 오가향 농장을 체험과 교육이 함께 하는 교육농장으로 변모시키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귀농할 때부터 농장 주변에 여러 종류의 유실수와 다양한 꽃, 나무를 심어 왔다고 한다. 그래서 6년이 지난 지금은 어메니티(amenity)가 풍부한 풍광이 연출되는 농장 분위기로 바뀌어져 있다.

부인 장씨가 메주를 자연 건조하고 있다. 오가향 제공
부인 장성희씨가 메주를 자연 건조하고 있다. 오가향 제공

권씨는 교육농장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올해에는 농촌교육농장 교사양성과정과 농촌체험관광지도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낭만농부의 시골편지’라는 글을 SNS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400회가 넘었어요. 시골살이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은 글인데 보는 사람들은 시골생활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하며 재미있게 보아주고 있습니다. 조만간 책으로 출간을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책이 아닌 실제로 농장에서 체험과 힐링, 치유도 할 수 있는 농장으로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당찬 포부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