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지뽕나무, 열매보다 잎과 줄기가 더 쓸모 있다니...
꾸지뽕나무, 열매보다 잎과 줄기가 더 쓸모 있다니...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승인 2020.10.30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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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뽕 팩에 든 액체는 잎과 줄기 달인 물
자연친화적 영농으로 사람은 물론 새, 고라니, 벌레를 살리고
얻은 소득의 일부로는 어려운 곳 도와

지난 19일 정종만(58) 씨가 운영하는 백운농장(경북 성주군 수륜면 남은리 292-1)을 찾았다. 약 2천㎡ 면적에 200여 그루의 꾸지뽕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누렇게 물든 나뭇잎은 떨어질 날만 기다리고, 빨갛게 익은 열매는 옅어져가는 가을햇살을 아쉬워하는 듯 했다. “왜 굳이 ‘꾸지뽕’이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그 ‘굳이’에서 왔다”고 했다. 뽕나무보다 단단해서 ‘굳은 뽕나무’, 야산에서 이 나무를 발견하고는 부를 이름을 찾지 못하여 ‘굳이 따지자면 뽕나무과에 속한다’해서 그렇게 불렸다는 설이다.

백운농장의 꾸지뽕나무. 정재용 기자
백운농장의 꾸지뽕나무. 정재용 기자

꾸지뽕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고, 암나무는 7년 정도 자라면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9월~10월에 수확하는데, 만약 안 따고 그냥 두면 겨우내 여러 차례 얼었다 녹았다 해서 마치 고욤처럼 숙성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18~20년간 자란 나무에서 한 그루 당 20kg정도의 열매를 얻으며, 오래된 나무일수록 그 수확량도 늘어난다.

꾸지뽕나무 열매가 다닥다닥 열려있다. 정재용 기자
꾸지뽕나무 열매가 다닥다닥 열려있다. 정재용 기자

 그러나 꾸지뽕나무에서 열매는 값어치로 따지면 세 번째다. 꾸지뽕나무는 잎, 가지(줄기와 껍질), 열매, 뿌리, 무엇 하나 버리는 게 없다. 꾸지뽕은 열매를 생으로 먹기로 하지만 즙으로 짜서 마신다. 이때 즙의 효능은 뿌리, 잎, 열매, 가지 순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꾸지뽕나무 즙의 대부분은 꾸지뽕나무의 잎이나 가지를 달인 물이다.

꾸지뽕나무는 잎과 가지는 5~6월에 채취한다. 이때 나오는 하얀 액체가 약이 된다. 뿌리는 약효는 좋지만 나무를 캐낼 때 외에는 얻을 수 없다. 즙은 100mg 들이 50포를 한 상자로 판매하고, 열매즙은 kg단위로 주문 판매된다. 그 외에도 꾸지뽕잎과 줄기는 말리거나 달여서 차로 마시고, 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그는 손해를 보더라도 자연친화적인 영농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정재용 기자
그는 손해를 보더라도 자연친화적인 영농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정재용 기자

농장 곳곳에 죽은 나무가 보였다. 정 씨는 12월부터 거름을 하고 살충제 등 약은 절대 안 친다고 했다. “약을 안 치니 진딧물이 생기고, 진딧물이 끼니 개미가 오고, 개미 잡아먹으러 사슴벌레나 딱정벌레가 와서는 나무를 쪼아 먹어 그 동안 10여 그루가 죽었다”고 했다. “그물도 안 치니 새가 와서 먹고, 고라니가 새끼를 낳아서 나가고, 저 농약도 안 하니 벌레도 맘대로 먹는 자연친화적인 영농을 하기로 신앙인으로서 다짐했다”고 했다.

그의 본업은 고봉교회(달성군 구지면) 목사였다. 그는 얻은 소득의 일부를 자신보다 어려운 목회자를 돕는데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