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 영농으로 사람은 물론 새, 고라니, 벌레를 살리고
얻은 소득의 일부로는 어려운 곳 도와
지난 19일 정종만(58) 씨가 운영하는 백운농장(경북 성주군 수륜면 남은리 292-1)을 찾았다. 약 2천㎡ 면적에 200여 그루의 꾸지뽕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누렇게 물든 나뭇잎은 떨어질 날만 기다리고, 빨갛게 익은 열매는 옅어져가는 가을햇살을 아쉬워하는 듯 했다. “왜 굳이 ‘꾸지뽕’이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그 ‘굳이’에서 왔다”고 했다. 뽕나무보다 단단해서 ‘굳은 뽕나무’, 야산에서 이 나무를 발견하고는 부를 이름을 찾지 못하여 ‘굳이 따지자면 뽕나무과에 속한다’해서 그렇게 불렸다는 설이다.
꾸지뽕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따로 있고, 암나무는 7년 정도 자라면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9월~10월에 수확하는데, 만약 안 따고 그냥 두면 겨우내 여러 차례 얼었다 녹았다 해서 마치 고욤처럼 숙성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18~20년간 자란 나무에서 한 그루 당 20kg정도의 열매를 얻으며, 오래된 나무일수록 그 수확량도 늘어난다.
그러나 꾸지뽕나무에서 열매는 값어치로 따지면 세 번째다. 꾸지뽕나무는 잎, 가지(줄기와 껍질), 열매, 뿌리, 무엇 하나 버리는 게 없다. 꾸지뽕은 열매를 생으로 먹기로 하지만 즙으로 짜서 마신다. 이때 즙의 효능은 뿌리, 잎, 열매, 가지 순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꾸지뽕나무 즙의 대부분은 꾸지뽕나무의 잎이나 가지를 달인 물이다.
꾸지뽕나무는 잎과 가지는 5~6월에 채취한다. 이때 나오는 하얀 액체가 약이 된다. 뿌리는 약효는 좋지만 나무를 캐낼 때 외에는 얻을 수 없다. 즙은 100mg 들이 50포를 한 상자로 판매하고, 열매즙은 kg단위로 주문 판매된다. 그 외에도 꾸지뽕잎과 줄기는 말리거나 달여서 차로 마시고, 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농장 곳곳에 죽은 나무가 보였다. 정 씨는 12월부터 거름을 하고 살충제 등 약은 절대 안 친다고 했다. “약을 안 치니 진딧물이 생기고, 진딧물이 끼니 개미가 오고, 개미 잡아먹으러 사슴벌레나 딱정벌레가 와서는 나무를 쪼아 먹어 그 동안 10여 그루가 죽었다”고 했다. “그물도 안 치니 새가 와서 먹고, 고라니가 새끼를 낳아서 나가고, 저 농약도 안 하니 벌레도 맘대로 먹는 자연친화적인 영농을 하기로 신앙인으로서 다짐했다”고 했다.
그의 본업은 고봉교회(달성군 구지면) 목사였다. 그는 얻은 소득의 일부를 자신보다 어려운 목회자를 돕는데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