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개펄에서 온 바지락
서해 개펄에서 온 바지락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10.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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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밟히는 소리에서 온 의성어 ‘바지락’
간 기능 회복, 해독에 좋은 식품
찬 성질의 바지락에는 따뜻한 성질의 부추 어울린다
바지락 국물요리와 봉골레스파게티
바지락 국물요리와 봉골레스파게티

지인이 바지락을 안겨주고 간다. 당진 갯벌에서 캐온 바지락이란다. 백화점 수산코너에 물 반 조개 반 담긴 조그마한 비닐봉지 속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양이다.

바지락을 해감할 때는 식초 몇 방울 떨어뜨린다. 식초 성분이 바지락을 자극해서 해감이 빠르다. 팔팔 끓는 물에 바지락을 넣고 조개가 입을 벌리면 거품을 걷어내고 불을 끈다. 뚜껑 덮은 채로 10여 분 정도 두면 맛있는 국물이 우러나온다.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심심해 그 자체로 국물 요리가 된다.

‘바지락’ 어원은 모래펄에서 발에 밟히는 소리가 ‘바지락’ 하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바지락 거리다’의 의성어(擬聲語)에서 온 말이다. 또 다른 말은 ‘바지라기’라 불리던 것이 줄어 ‘바지락’이 되었다고 한다. 동해안에서는 ‘빤지락’, 경남에서는 ‘반지래기’, 인천이나 전라도에서는 ‘반지락’이라고 부른다.

바지락국물요리
바지락국물요리

바지락은 좋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간에 좋고, 타우린, 베타인, 글루탐산, 이노신 등의 성분이 감칠맛을 낸다.

바지락의 맛은 달고, 짜고, 차다.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따뜻한 성질의 부추나 파를 넣어 먹으면 좋다. 청열과 해독 효능이 있어 술 먹은 다음 날 해장국으로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바지락을 ‘포문합’이라 하고 속명은 ‘반질악(盤質岳)’이라 하였다.

‘가로세로 미세한 무늬가 있어 가느다란 세포(細布)와 비슷하다. 양 볼이 다른 것에 비해 높게 튀어나와 있을 뿐 아니라 살도 풍부하다. 빛은 희거나 혹은 청흑색이다. 맛은 좋다’라고 기록되었다.

봉골레스파게티
봉골레스파게티

바지락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는 조개 중 하나이다. 국으로 먹거나 젓갈을 담아서 저장식품으로 이용한다. 이탈리아어로 봉골레(vongole)는 조개라는 뜻이다. 봉골레 스파게티가 바로 바지락이나 모시조개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바지락을 삶아 식혀서 팩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다. 갑자기 손님이 왔을 때, 국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해동해서 먹으면 손쉬운 국물 요리가 된다.

봉골레스파게티
크림 넣어 만드는 봉골레스파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