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 지구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 지구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0.10.21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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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허봉조 기자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허봉조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날 무렵 시내로 나가보았다. 드높고 푸른 하늘 아래 공원벤치에서 책을 읽거나 조용히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표정에 푸근한 여유가 묻어났다.

명절 차례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시식을 하다 보니, 손을 씻고 앞치마를 벗은 저녁 무렵 복부가 풍선처럼 팽창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양이 많지는 않았으나, 제대로 씹지 않고 급히 삼켰던 것이 원인이었을까. 몇 차례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고 나니, 비로소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기름진 명절 음식, 절대 조심하라’하시던 주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돌았다.

인체라는 모래알 같은 작은 우주도 적응을 못하거나 포화상태가 되면 이런 불협화음이 발생하게 되거늘, 전 세계 77억 인구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지구의 상황은 어떨지 가히 짐작을 할 수 있었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올 여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에는 기록적인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전국을 강타했다. 장마와 태풍의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 중국 양쯔강 유역의 수개월 간 계속된 비, 러시아와 미국의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한 광범위한 지역의 대형 산불 등으로 많은 이재민과 재산 피해를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 대서양 연안의 격렬한 폭풍우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접경지역에 대한 피해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지구의 거듭되는 위협과 경고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달라진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과 대응방안은 정부와 기업, 사회단체 등이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태양광이나 수력, 풍력, 지열, 수소 등 천연 또는 대체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 개개인이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은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줄이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자원과 물자 절약, 냉‧난방기 적정 사용, 일회용품 사용자제, 쓰레기 분리배출, 대중교통 이용과 계단 오르기 생활화 등 지구온난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년 이맘때쯤에는 만남을 위한 약속을 하기에 앞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미세먼지였다. 그러나 요즘은 미세먼지에 대한 신경이 조금은 느슨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성 싶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과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항공기‧선박 등 교통수단의 운행이 줄면서 공기가 맑아지고 물이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뜻의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청량한 하늘과 자연을 아름답게 수놓은 단풍에 절로 미소가 그려지고,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이다. 이런 때일수록, 하나뿐인 지구에 대해서도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보는 것이 좋겠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생활화하는 것처럼, 지구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도 ‘조금은 불편하게’ 견디고, 익숙해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하나만이라도’ 지구의 건강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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