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우보 선물같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군위 우보 선물같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0.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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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에게 힘을 주던 영화 촬영지
현실 적응에 갈등하는 젊은이들이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공간
황금벌판, 농촌전경이 도시인에게 향수 자극 마음에 씨앗 심음
사계절 자연순환 원리 자급자족 재배한 한국적 토속음식 레시피
사계절 농촌풍경과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빚어낸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인 아담한 농가주택 모습. 장희자 기자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고댠샤 출판사의 청년만화잡지인 '월간 애프터에서 2002년 12월부터 2005년 7월까지 절찬리에 연재한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이다. 그후 모리 준이치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2014년 8월 30일 개봉하였다. 국내에서는 2015년 2월 12일 개봉했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임순례 감독이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주연으로 제작하여 2018년 2월 개봉했다.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이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영화이다. 

작품  평가가 좋았고 특히 영화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150만 관객을 동원하여 2018년 제18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여자배우부문 인기영화인상(김태리), 2018년 제5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임순례),  제13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연기상(김태리) 등 8개 부문 상을 석권했다. 

2017년 1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미성5길 58-1번지 소재 미성1리 마을회관에서 200m떨어진 농가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한국 농촌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담기 위해 많은 곳을 답사한 뒤, 때가 묻지 않은 청정한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에서 대부분 촬영했다.

리틀 포레스트 촬영 농가주택을 하천 건너편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장희자 기자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올라오는 코스로 한밤마을 돌담길에서는 혜원이 감을 따던 장면이 촬영되었으며, 산성면 화본역에서는 재하가 옛 여친을 배웅하던 장면이,  역 앞의 역전상회에서는 재하와 그의 여친, 혜원과 은숙이 만나서 아이스크림을 먹던 장면이 촬영됐다. 또 고로면 일연공원과 의흥면에 있는 의흥전통시장, 금성면의 조문국사적지와 유채밭도 등장하며, 의성 사곡면 산수유마을은 혜원이가 자전거 산책을 하던 곳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주무대가 되었던 미성1리 마을 농가를 찾았다. 대구에서는 5번국도를 이용 군위방향으로 진행하다 효령 소재지를 지나 위천다리를 건너면 간동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보방면으로 우회전 919번 도로를 따라 직진, 백양삼거리(우보소재지 부근)에서 다시 우회전 28번 도로를 1㎞ 직진하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철길로를 따라 900m 이동,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황금들판을 가로질러 400m정도 가다보면, 좌측 들판에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마을의 보호수나무가 바라 보인다. 들판을 건너서  우회전 70m 가다 보면 좌측편으로 길동교 다리를 건너 100m지점에 미성1리 마을회관이 나타난다. 

마을회관앞으로는 팔공산 북쪽 사면인 백학리에서 발원한 구천(九川)이 삼산리와 운산리를 지나 우보면 미성리에서 위천으로 합류하면서 넓은 벌판을 형성한다. 마을 뒷편으로는 박태산 자락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다리 옆 좌측 하천변에 마을쉼터로 팔각정자를 조성해 놓았다.  우측 도로변에는 포토존을 설치하고 국화를 심어 놓아 가을정취를 느끼게 한다. 뚝방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왼편 산자락 아래 아담한 농가 한 채가 나타나는데 이집이 바로 리틀 포레스트 주무대 농가주택이다.

농가 입구에는 영화에서 여름에 평상을 펴 놓고 혜원이가 엄마와 토마토를 맛있게 먹던 나무 한 그루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집 앞에는 혜원이 봄에 모종을 심던 텃밭이 있고, 흙담으로 둘러싸인 농가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아래채가 보이고, 좌측편으로는 주무대였던 본채가 보이는데 처마 밑으로 곶감이 매달려 있고, 마루 밑에 장작도  쌓아 놓았다. 우측으로는 강아지 오구가 있던 뒷간이 보이는데, 지금 생각해도 감성 풍부한 표정이 얼마나 귀여운지 미소가 절로 나온다.  혜원이가 탔던 같은 종류의 자전거와 연인들을 위한 커플용 자전거도 준비돼 있다. 좌측 담장 밑으로는 헤원이 장작을 멋지개 쪼개던 우물과 장독대가 있다. 

본채는 왼쪽에 아궁이방 하나, 대청마루, 거실과 이어진 주방, 주방 뒤로 작은 샤워실이 달려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마루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니 자연미 넘치는 목재서까래가 다 드러난 천장, 벽난로, 레이스 달린 창틀에 가지런히 놓인 요리용 양념병들,혜원 모녀가 농촌 들녁에서 자급자족으로  재배한 재료로 제철 음식을  뚝딱 만들어 내던 모습이 떠오른다.

본채 내부 모습으로 아궁이방, 대청마루, 거실, 주방으로 연결된 곳에 벽난로 등 소품들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장희자 기자

대청마루 뒷문으로 굴뚝과 감나무가 보이는 뒤안 풍경도 일품이다. 대청마루에  누워서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이하면서  감조리개로  홍시를 따던 상상 속에 잠긴다. 코스모스를 심어 놓은 뚝방길 하천변에는 조경수를 닮은 나무가 시선을 빼앗고 황금들판과 높은 하늘구름이 어울린다.

아래채는 방 두 칸에 나락 등을 보관하는 뒤주와 외양간과 다락, 쌀 잡곡등을 넣어두는 곳간, 디딜방아가 있다. 

 봄에 사과꽃, 여름의 토마토와 옥수수, 가을의 황금들판, 겨울의 하얀 눈 등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던  토속음식 뿐만 아니라 파스타, 떡볶이 등 젊은 관객층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들도 등장하여  친근했다.

집 앞 텃밭과 담 아래 자리 잡은 우물, 군불 지피는 부엌, 마당 한쪽에 만들어진 재래식 화장실도  정겹다. 이곳에서 코로나에 지친 마음을 추스리면서 느리지만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

토속 음식요리를 만들어 내던 주방, 농가 정면으로 보이는 황금들판 전경, 본채에서 바라본 헛간과 우물터, 장독대, 농가주택 전경.(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