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평 억새구경 가는 길에 웬 폭포?
사자평 억새구경 가는 길에 웬 폭포?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10.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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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정상 동남쪽 8부능선 120여만평 광활한 고원지대, 옛 화랑도 수련장
12만여평 전국최대의 억새군락지 가을철 장관, 옛 사명대사 승병 훈련장소
2006년 국내최대 규모 18만여평 환경부 산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
등반길 홍류동계곡의 층층폭포, 구룡폭포, 흑룡폭포 밀양8경의 정수
재약산 사자평고원 가는길 7부능선 부근에 있는 층층폭포 주변이 지금 한창 단풍으로 물들어 가면서 설악산에 온 기분을 느낀다. 장희자 기자

낙동정맥의 마루금이 가지산에서 간월산으로 남행하는 중간 능동산(982m)에서 서남으로 하나의 기맥을 뻗으면서 북쪽 사면에 밀양의 명물 어름골계곡을 남긴 후에 기수를 높여 천황산을 일구고, 동남으로 방향을 틀어 마주보는 가까운 거리에 재약산이 솟구친다. 천황산과 재약산은 낙동정맥 마루금에서는 서쪽으로 약간 비켜 있고, 가지산도립공원에서도 제외 되어 있다. 신라 흥덕왕 4년(829)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낫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이 산을 재약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사자평은 영남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1108m) 정상 동남쪽인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산1-7번지일대에 위치한다. 표충사 북동쪽에 솟아오른 재약산을 중심으로 필봉(筆峯), 사자봉(獅子峯), 수미봉(須彌峯), 천황봉(天晃峯), 관음봉(觀音峯) 등의 연봉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고, 상부의 8부 능선 부근인 해발 800~900m사이에는 사자평 또는 칡밭이라 불리는 고원지대가 있다. 광활한 분지는 120여만평으로 전국최대의 억새군락지로 가을철이면 일대 장관을 이룬다.

역사적으로 신라 화랑도의 수련장이자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의 승병 훈련장소였다. 1960년대 전국에 흩어져 있던 화전민들을 모아 거점지역을 마련해 관리하는 정부 시책에 따라 사자평 일대에 화전민촌이 형성됐다. 이후 사자평은 화전민의 생계수단으로 억새밭을 태워 군데군데 개간을 시작해 억새의 세력이 커졌고, 전국 명성의 사자평 억새군락지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재약산 아래 12만여 평 억새평원에 억새무리들이 바람이 불면 넘실거리며 흰 물결을 이룬다. 장희자 기자

 1990년도 중반 화전민이 이주하면서 하늘 아래 첫 학교로 불리던 고사리분교도 폐교됐다. 이후 억새밭도 잡목이 우거지고 방치돼 사자평 일대를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억새밭이 늘 아쉬운 향수로 남았다. 이에 밀양시는 재약산 억새의 옛 명성을 다시 찾고자 2010년부터  약 12만평 면적에 억새군락지를 복원하기 위해 잡관목을 제거하고, 훼손된 등산로를 복원하는 등 잃어버린 사자평 억새 복원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9년도 억새의 아름다운 장관을 직접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억새군락지 군데군데를 가로질러 산책로를 조성하고, 억새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했다. 주변 3.5㎞의 거리에 잠시 쉴 수 있도록 초가지붕 형태의 쉼터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사자평은 약 18만여평의 국내 최대 규모의 산지습지이다. 재약산 정상부의 평탄한 곳에 형성되어 있으며, 재약산 산들늪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습지보호지역은 해발 1000m 이상의 산지가 연이어 나타나는 영남알프스 지역의 재약산 수미봉(1119m) 정상에서 남동쪽 능선부에 위치한다. 이 일대의 기반암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유천층군에 속하는 석영안산암과 응회암, 집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대부분 석영안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자평 고산습지에서는 과거 농경지로 이용되던 지역이 습지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고사리 분교를 비롯하여 약 40여 가구의 주민이 이곳에서 생활하였으며 아직도 주거흔적이 남아있다. 이곳에서 농사가 가능했던 것은 이 지역이 재약산 수미봉 유역의 남동쪽 집수구역에 위치하여 우수를 통해 풍부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문 특성에 의하여 현재 다양한 습지 식생이 분포하는 환경을 이루고 있다. 습지보호지역 중심부에 고산습지의 지표식물군락인 진퍼리새 군락과 오리나무-진퍼리새 군락이 분포한다.

멸종위기식물인 노랑무늬붓꽃을 비롯하여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꽃창포, 등칡, 천마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한다. 삵과 하늘다름쥐 등 멸종위기동물과 천연기념물인 매, 원앙, 소쩍새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생물 다양성과 생태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습지보호지역 및 그 주변에 분포하는 참억새 군락은 광활한 면적과 계절에 따른 변화가 아름답다.

흑룡이 바상하는 듯한 흑룡폭포는 위 아래 소가 있는 2단폭포로 옥류동계곡 하단부에 있다. 장희자 기자

사자평 습지는 습지 정가운데로 실개천이 관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지 사면의 땅속으로 흘러내린 지중수가 솟아나거나 죽은 식물이 분해되지 않고 쌓여 형성된 이탄층이 스펀지처럼 연중 빗물을 머금고 있다  이곳 실개천이 발원한 시전천이 흘러내려 층층폭포와 구룡폭포 흑룡폭포를 이루어 삼남의 금강이라는 옥류동천(홍류동) 계곡을 이루고는 단장천으로 흘러 든다.

가는길은 표충사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시전천 계곡 다리를 건너서 계곡물을 따라 등산로를 걸어가면 2㎞ 거리에 흑룡폭포가 있고, 여기서 가파른 테크로드 계단길을 0.9㎞정도 오르면 구룡폭포가 나타나고 다시 0.9㎞정도를 더 오르면 30m쯤의 폭포 2개가 연이은 층층폭포가 있다.

층층폭포에서 위쪽으로 오르면 임도가 나타나고 2지점에는 늦가을의 명소인 사자평 분지와 폐교된 사자평분교(산동초등학교 고사리분교)가 나타난다. 고사리마을로도 불렸던 이 일대는 과거 몇 가구가 민박을 받으며 식사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됐다. 밀양 8경 중 하나인 사자평 억새는 2018년 홍류동계곡 폭포를 따라 세롭게 테크로드길을 단장하면서  주말이면 인파가 몰리면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층층폭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풍광, 층층폭포에서 계곡쪽으로 내려다본 조망, 사자평고원 중간에서 입구쪽으로 풍경, 층층폭포와 흑룡폭포사이에 있는 구룡폭포(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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