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가을이 물들인 ‘사촌은행나무숲’ 박정현씨
(23) 가을이 물들인 ‘사촌은행나무숲’ 박정현씨
  • 이흥우 기자
  • 승인 2020.11.16 09:1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과 농장에서 '은행 나무 농장'으로 전환
재일 교포 고객이 과자, 술, 잎차등 가공 제품 선물
'홍보 전문가' 도움으로 판로 개척 성공
박정현 대표가 '은행 나무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흥우 기자
박정현 대표가 '은행 나무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흥우 기자

경북 의성군 점곡면에 가을 햇살이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은행나무숲 농장’이 있다. 농장은 1만8천㎡ 규모로 농장내에 1천 그루의 은행나무와 돌탑, 철탑등 조형물로 꽉 차 있다.

주인인 박정현씨(57)은 귀농 10년차로 귀농 전에는 도시지역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하였다. 학원 사업의 매력이 줄어들고 경쟁이 심화 되면서 도시를 탈출하여 부모의 농장을 이어 받아 농촌에 정착 하였다.

처음에는 ‘인턴 농부’로 어려움도 많았다. 재배 기술을 배우기 위하여 남의 농장에서 일당을 받고 일을 하였으며, 고소득 작물인 사과 과수원을 은행나무 농장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친척 및 동네 어른들의 심한 질책도 받았다고 한다. 사과는 계속 매년 수입이 발생 되고 있는데 은행나무는 향후 10년이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며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후로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를 멀리하고 돌탑과 철탑 조형물을 쌓으면서 자연인처럼 살았다.

'은행 나무 농장' 입구에 설치된 조형물. 이흥우 기자
'은행 나무 농장' 입구에 설치된 조형물. 이흥우 기자

3년 전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가’를 만나면서 서서히 자연인 생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농가의 애로사항을 상의해 주고 각종 농업 관련 정보들을 제공 받고 홍보 전문가의 도움으로 일간 신문에 농장이 소개되었다. 이어서 KBS'라이브 오늘'과 '6시 내고향'에 전파를 타면서 3~4군데 단체 및 개인들이 많은 양의 은행알 주문을 하여 판로 걱정은 해결 되었다. 작년은 '해걸이'로 생산 물량이 30톤 정도였으나 금년에는 60톤 정도로 굵고 깨끗한 은행알을 착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어서 소득은 8천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대구에서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고객이 폐가 좋지 않아 농장을 직접 방문하여 은행술과 잎을 구입해 가는가 하면, 충남 공주에서 출발, 새벽에 농장에 도착하여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전화가 걸려온 고객도 있어 전국적으로 명성이 퍼져 나가고 있는 농장이 되었다. 은행은 폐기능 강화, 혈액의 노화방지 및 혈 관계 질환 예방, 고혈압 치료, 피로 해소에 효능이 있다.

6차산업 인증 농가로 부상하기 위하여 은행알 술을 담그기 시작하였으며 효소, 과자, 잎차 등을 일본의 지인을 통하여 기술 정보를 제공 받고 있다. 일본은 은행 가공 제품인 술, 차, 과자 등이 많이 출시 되어있다고 한다.

체험은 봄과 가을에 실시할 계획인데, 봄에는 산나물 축제, 가을에는 은행 관련 행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농장에 명이, 눈개승마, 곤드레, 민들레 등의 산나물이 자라고 있으며 은행 효소 담기, 은행알 굽기, 은행술 담그기 등 많은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작년에는 9백평 규모의 농지를 추가 매입하여 매실, 자두, 살구, 차요태, 열매마 등을 심어 방문객들의 체험을 더욱 알차게 할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면서 농업에서 꿈을 이루어 가고 있다.

'은행알'을 이용한  담금주 상품 . 이흥우 기자
'은행알'을 이용한 담금주 상품 . 이흥우 기자

힘든 상황 속에서 씩씩하게 살아오면서 ‘풍성한 수확에 가슴이 뛴다’는 박씨는 매일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웃 마을 사람들로부터 칭송받는 농장으로 변모하면서 “전직 장관 출신 등 명사들의 농장 방문도 이어지고 있으며, 농장내에 민박과 글램핑이 가능한 쉬어갈 수 있는 관광농원 조성 및 묘목 생산이 미래의 설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