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달린다...언택트 달서하프마라톤대회 참가기
혼자서도 달린다...언택트 달서하프마라톤대회 참가기
  • 김응환 기자
  • 승인 2020.10.07 17: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개념 마라톤대회
혼자서도 달리는 언택트마라톤
코로나시대 새로운 개념의 마라톤대회
기자가 동신교주차장 옆 산책로에서 출발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응환 기자

매년 9월 열리는 대구 달서구 달서하프마라톤대회가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언택트 마라톤대회로 열리고 있다. 처음 시도되는 신개념의 마라톤대회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 시대 마라톤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마라톤대회 참가를 신청했다.

마라톤을 즐기는 기자는 얼마 전 본지에 제14회 언택트 달서하프마라톤대회 개최 기사를 게재했다. 그리고 관련 있는 홈페이지, 밴드, 단톡방 등을 통해 홍보도 했다. 대회 시작 일주일 전 대회 관련 물품을 받았다. 배번호, 기념품, 안내책자는 기존의 대회와 크게 다를 바 없었으나 차이 나는 것은 기록측정 칩이 없었고 특별히 대회 공식 마스크가 들어 있었다.

언택트 마라톤대회는 참가자들이 집합하여 함께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혼자서도 달릴 수 있다. 지정한 앱을 휴대폰에 다운로드하여 출발 시 이를 작동시킨다. 자기가 신청한 거리만큼 달리고 결과를 배번호가 부착된 본인 사진과 함께 전송 인증하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주최 측 홈페이지에서 기록증을 출력할 수 있는 구조다.

기자가 하프코스(동신교주차장-상동교-노곡교 왕복) 완주 후 골인하고 있다. 김응환 기자

추석 명절이 끝나가는 10월 3일, 달리기명소 신천에서 대회에 나섰다. 동신교주차장을 출발하여 상동교를 반환하여 다시 노곡교까지 갔다 돌아오는 21.1km 코스다. 가슴에 배번호를 부착하고 모자와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갖췄다. 기록측정은 휴대폰으로 해야 한다. 지정된 앱을 가동하고 10시쯤 출발했다.

출발 시는 구름이 약간 끼어 있어 달리기에 편했으나 이내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로 변했다. 그러나 기온이 그렇게 높지 않아 달리기에는 괜찮았다. 상동교를 반환하여 다시 동신교로 향하는데 명절 뒤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까지 하고 달리니 숨이 좀 답답하다. 그래서 사람이 뜸한 장소에서는 잠시 마스크를 벗어보기도 했다. 평상시와는 달리 이날은 빨리 목이 말라 동신교주차장 승용차에서 급히 급수를 했다.

도청교, 침산교를 지나 팔달교 쪽으로 달리는데 대회기분이 조금 났다. 신천의 시원한 분수와 길 옆 이름 모를 꽃들이 반겨주었다. 후반부에는 목이 말라 할 수 없이 길옆 수돗물로 급수를 한다. 칠성시장 옆을 지날 때는 다리 아래 그늘이라 달리기에 조금 편했다. 조금 힘들다 싶게 느낄 때쯤 하프코스 결승점이 다가왔다. 두 팔을 활짝 벌려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휴대폰 앱에 측정된 달린 기록 화면(왼쪽)과 이를 바탕으로 출력한 기록증. 김응환 기자

이번 달서하프마라톤대회의 참가 목적은 과연 언택트마라톤이 어떤 모습이고, 기존 마라톤대회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경험 목적이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달리는 기존의 대회 기분은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기 이름이 들어간 배번호를 가슴에 부착하고 달리니 연습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급수, 거리표시 등 몇 가지 점만 보완된다면, 신개념 언택트 마라톤대회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됐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