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열과 성취감을 만끽하는 조기 축구
희열과 성취감을 만끽하는 조기 축구
  • 이철락 기자
  • 승인 2020.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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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근육 유지와 일상생활의 자신감도 느끼게 하는 스포츠 종목

남자들이 술좌석에 모이면 군대나 축구 얘기를 자주 한다. 군대서 축구 얘기를 하는 사람은 분위기에서 압권인 지경이다. 지름 22cm 정도의 작은 공을 쫓아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은 평소 근육과 골격 유지에도 그만큼 자신감을 느낀다. 이러한 축구 얘기는 남성의 생활체육 선호도로도 쉽게 이어진다.

2020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생활체육 동호회 가입 종목으로 남성은 전 연령층(70대 이상 제외)에서 축구・풋살을 각각 1~2위로 선택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수영, 요가・필라테스 등의 동호회에 많이 가입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남성의 생활체육 동호회 가입 종목(2020년 7월 6일 통계청 갱신)
순위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이상(%)
1 축구·풋살(32.8) 보디빌딩(20.2) 축구·풋살(20.9) 등산(30.6) 탁구(19.2)
2 볼링(15.9) 축구·풋살(19.1) 등산(19.7) 축구·풋살(17.6) 등산(13.1)
3 보디빌딩(7.7) 야구(9.6) 골프(19.0) 탁구(16.7) 골프(11.3)
4일 오전 11시 김노환(66・오른쪽 두 번째) 대구 수성구체육회 이사가 수성구민운동장에서 드리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철락 기자
4일 오전 10시, 김노환(66・오른쪽 두 번째) 대구수성구체육회 이사가 수성구민운동장에서 드리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철락 기자

 

1982년부터 38년간 축구를 해왔다는 김노환(66・대구수성구체육회) 이사는 “운동은 이기려는 것보다 즐기려고 해야 한다. 축구는 허벅지 근육의 유지뿐만 아니라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과 성취감을 만끽하게 해주며, 일상생활에서 자신감도 느끼게 한다. 현재 대구시에는 축구 동호회를 정규로 등록한 경우도 많지만, 동호회와 회원이 너무 많아 정규로 등록하지 않은 채 자체 경기만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라고 실태를 말한다.

4일 오전 10시,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황금 FC와 지범 FC 축구 동호인들이 친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철락 기자
4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황금FC와 지범FC 축구 동호인들이 친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철락 기자

 

추석 연휴 끝날인 4일 오전에도 대구 수성구 축구 동호회 간 경기가 대구 수성구민운동장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황금조기축구회(황금FC)가 지범축구회(지범FC)를 초청한 친선 경기였다. 회원은 주로 40~50대가 주축을 이루지만, 20~70대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중채(52) 황금FC 회장은 “회원이 약 50명 정도 되는데, 정규 대회 출전을 하지 않고 친선 경기를 위주로 한다. 매주 한 번씩 경북고등학교에서 운동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오늘 수성구민운동장을 유료로 빌려 지범FC를 초청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평소 KT에서 근무하면서 일요일 3~4시간 공을 차면 필요한 운동량을 많이 채울 수 있어서 좋다. 매월 1명 정도가 신규 입회하는데, 한번 가입하면 부상이나 개인 사정 이외에는 탈회하지 않는다. 축구 동호회에서는 운동도 하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 친목 도모도 한다. 회원 중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공을 과격하게 차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기 때문에 큰 부상은 없는 편이다.”라고 부언했다.

4일 오전 11시 김희수(52・오른쪽) 지범 FC 회장이 하프타임 때 작전판을 가리키고 있다. 이철락 기자
4일 오전 11시, 김희수(오른쪽) 지범 FC 회장이 하프타임 때 작전판을 가리키고 있다. 이철락 기자

 

김희수(52) 지범FC 회장은 “창단한지 30년이 지나면서 구성 회원도 차츰 고령화하는 추세다. 60대가 10명 정도 되며 70대도 몇 명 뛰고 있다. 오래 운동하면 체력이 좋아져서 나이가 많아도 비교적 잘 뛰는 편이다. 평소 80명 정도의 회원이 범일중학교에서 운동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지금은 학교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유료 운동장을 빌리는 상태다. 축구는 격하고 근력이 많이 요구되는 운동으로 대부분 15~20년 정도의 구력을 갖고 있다. 나도 지범FC에서 축구를 처음 시작한지 벌써 20년 넘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체육 동호회 조직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가입 이유로 ‘여러 사람과 어울려 운동하는 것이 좋아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지속적으로 건강 및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