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치매, 쉽게 이해하기
[건강 칼럼] 치매, 쉽게 이해하기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1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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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뇌에 병이 생겨 ‘여러 가지’ ‘중요한’ 인지기능에 장애가 오는 병이다. 즉,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인지 기능에 문제가 오며 삶의 중요한 기능에 장애가 오는 것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병은 한 가지가 아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병은 무수히 많다. 뇌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병은 모두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건망증을 치매로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건망증과 치매는 그 정도가 다르다. 건망증은 어떤 일의 세세한 부분을 잊어버리게 되지만 치매는 어떤 일 그 자체를 잊어버린다.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하지만 치매는 아무리 힌트를 주어도 기억하지 못한다. 건망증은 본인이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불안해 하지만 치매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거나 부정한다는 게 건망증과 치매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치매는 진행성,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 스스로는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을 모른다. 그리고 이 기억력 감퇴는 과거 기억보다 최근의 기억에서 두드러진다. 그래서 최근의 사건이나 일들에 대해서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대답이 나올 수 있으며 때로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엉뚱한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주로 시간이나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나빠진다.

치매는 ‘인지기능의 장애’가 오는 병이라고 하는데 인지기능이란 무엇일까? 인지기능이란 ‘외부 세계의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기능’을 말하며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도의 뇌기능이라 할 수 있다. 인지 기능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실행기능, 주의 집중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인지 기능이야 말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에 중요하게 사용 되는 고도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능력에 장애가 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지 능력에는 기억력만 있는 것은 아닌데 우리는 ‘치매’라고 하면 ‘기억력의 장애’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알츠하이머병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이며 치매의 원인 중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츠하이머 박사는 이병을 처음으로 보고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병의 이름을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은 바로 노화에 의한 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타우 단백질 같은 독성물질들이 쌓이고 뇌세포가 파괴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중요한 부위인 ‘해마(바다에 사는 해마와 그 모양이 비슷해서)’라고 하는 부위의 신경세포 파괴가 먼저 온다. 이 해마라고 하는 부위의 세포 파괴는 결국 기억의 장애로 나타나므로 이 알츠하이머 병 때문에 치매는 ‘기억력의 장애’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된다.

어떤 치매는 기억의 장애 보다 다른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의 전두엽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이 오면(이를 전두엽치매라 한다) 기억력의 장애보다 성격의 변화나 행동장애 혹은 기분장애 같은 현상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다. 평상시와 다른 성격이 나타나거나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도 치매의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은 치매의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혹은 ‘루이소체 치매’라고 하는 병은 생생한 환시(없는 것이 보이는 현상)가 같이 나타날 수도 있다. 너무 생생하게 알록달록한 환상을 보거나 무서운 물체의 환상을 보기도 하여 두려워하고 불안해 할 수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기억력의 장애 보다는 또 다른 모습으로의 치매를 생각 해 보게 한다. 즉, 기억력의 장애가 모든 치매에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므로 진단에 신중해야 한다.

치매는 정상 노화와는 다르다. 치매는 정상 노화에 비해 매우 심한 인지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나타내며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정상노화와는 다른 병이다. 치매는 매우 복잡한 병이며 아직은 치료하기가 어려운 병이므로 그래서 조기 치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찍 발견 하면 일찍 치료 할 수 있는 길이 더 열릴 수 있으므로 그래서 조기 진단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평소 건강한 뇌를 위한 건강한 삶이 치매를 예방 한다. 이 건강한 뇌를 위한 몇 가지 예방 수칙을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로 기억 해 본다. 진땀나게 운동하고, 인정사정없이 담배 끊고, 사회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며, 대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고,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해야 한다고 기억 해 보자. 도움이 될 것이다.

곽호순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곽호순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