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라인 최치원' 경북대서 국제학술대회
'글로벌 신라인 최치원' 경북대서 국제학술대회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0.09.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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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자. 최치원문화연구원 제공

오늘날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글로벌 한국인들이 많다. 신라시대 학자였던 고운 최치원 선생도 글로벌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2세 때 당나라에 건너가 18세에 빈공과에 급제했을 뿐만 아니라 황소의 난이 일어나자 토벌 총사령관인 고변의 휘하에 종군하며 황소에게 보내기 위해 지은 격문인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작성하여 중국 천하에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다. 1150여 년 전, 우리나라 문인이 중국 문학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문학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23일,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원장 이영호)과 최치원 문화연구원(원장 최정환)는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서 ‘고운 최치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글로벌 최치원선생과 신라 수창군 호국성 팔각등루기’다.

201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에 배향되어 있는 그는 경주 최씨의 시조다. 신라 하대로 접어들면서 왕실의 권위가 떨어지고 패권 다툼으로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그는 벼슬을 버리고 전국을 떠돌다가 가야산에서 생을 마쳤다.

전국을 떠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와의 관련은 없었는데 52세에 남긴 ‘수창군 호국성 팔각등루기’글이 우리 지역의 수창군이라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수창군의 호국성에 국가의 경사를 기원하고, 군사들이 난을 일으켜 틈이 생기는 실마리를 없애기 위해 팔각등루라는 누각을 세웠는데 그 누각의 글을 최치원선생이 쓴 것이다.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최소 규모로 진행했으며, 중국과 일본 발표자는 화상과 PPT를 통해 통역자가 대신 발표했다.

영남문화연구원 이영호 원장영남문화연구원 제공.
영남문화연구원 이영호원장. 최치원문화연구원 제공

이 학술대회를 준비한 최병붕 최치원문화연구원 사무국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고운 선생이 남긴 위대한 학문적 업적과 정신적 유산을 재해석하며 급변하는 동아시아 세계질서 속에서 최치원의 역사의식과 현실 인식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며 특히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최치원의 호국정신과 학문적 사상이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정신적 자산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김경화(61.대구 서구 내당동) 씨는 “옛 지명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렵지만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수창군 호국성의 위치가 파악되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

秋風惟苦吟 가을바람만 애처로이 부는데

世路少知音 세상 길엔 내 마음 아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 한밤중 창밖에는 비만 내리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앞 마음은 만리를 달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