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메아리로 그친 대통령의 남북 종전선언
공허한 메아리로 그친 대통령의 남북 종전선언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승인 2020.09.24 17:00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금(萬金)은커녕 천금(千金)에도 못 미치는 말

논어에 나오는 말로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는 말이 있다. ‘남자의 한 마디 말은 돈 일천 냥보다 무겁다’는 뜻으로 입 밖으로 꺼낸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필부(匹夫)가 그러할진대 대통령의 말은 적어도 ‘일언중만금(一言重萬金)’은 돼야 마땅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아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미국과 북한으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

이는 국내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선언 하루 전날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역에서 어업지도를 하던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고의적으로 발표를 미룬 게 아닌가 미심쩍게 생각하며, "국민의 생명은 뒷전으로 한 채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이벤트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평등, 공정, 정의는 빛을 바랜지 오래다. 문 대통령이 조국에 대해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한 말로 미루어볼 때 그가 말한 평등, 공정, 정의는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의미와 다른 뜻으로 해석해야 될 것 같다.

이제 그의 말은 만금(萬金)은 차치하고 천금(千金)에도 못 미치는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고 있다. 남아일언중천금 이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