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그윽한 여암 김재현 서예 전시관
묵향 그윽한 여암 김재현 서예 전시관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0.09.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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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米壽)의 노당익장 김재현 서예가
휘호 하는 여암 김재현 서예가 방종현 기자
휘호하는 여암 김재현 서예가. 방종현 기자

대구 지하철 2호선 범어역 인근에 있는 서예가 여암(如巖) 김재현(金在顯, 88) 선생의 서실 겸 작품 전시관을 찾았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답지 않게 꼿꼿한 자세로 선생이 맞아주었다.

수백 점에 달하는 서예작품 앞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였다. 이 구절 속의 ‘아(我)’를 과연 어떻게 해설해야 할까 하고 물어왔다. 어렸을 때에는 부처님으로 알았는데 오랜 세월 서예를 하면서 ‘아(我)’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는 깨달음이 왔다고 힘주어 말한다.

선생은 서예를 통해 인간이 가져야 할 교훈을 깊이 탐구하고 있었다.

자신의 저서 '내 가슴에 새겨야 할 이 한 구절'을 펼쳐 보였다. 이 책에는 '명심보감'(明心寶鑑), '고문진보'(古文眞寶), '논어'(論語), '채근담'(菜根譚) 등 여러 고전에서 뽑아낸 명구(名句)를 직접 휘호한 작품을 싣고, 그 구절의 유래와 의미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놓고 있었다. 따라서 이 책은 명상록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듯하였다. 선생은 이 책의 수익금을 전액 장학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1933년생인 선생은 젊은 시절 히트 상품 ‘못 잊어 앨범’을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는 상신 기업을 일으켜 히트 상품인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첩을 제조하여 시판과 군납 및 대한생명 보험회사 본사와 계약을 납품하여 서울 63 빌딩 개막식에 초대받기도 하였다.
 63 빌딩을 찍은 책 받침 1만장을 개당 1000원에 주문받아 1000만 어치 납품도 함께 하였다.
대구범어역 인근에 있는 코오롱 하늘채 상가 오피스텔 4층 서실에서 글씨와 그림을 그리며 유유자적 노년을 보내는 성공한 사업가다. 또한 여암선생은 허약한 몸을 가꾸기 위해 합기도(공인 7단)와 검도(공인 5단)로 신체를 단련하는 한편,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상신 복지원, 여암 장학문화재단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틈틈이 서예를 익혀 한국서화협회 및 죽농 서단, 대구미협, 대구 서협, 대구경북서예가협회의 초대작가상 수상, 심사위원장 역임, 현 고문으로 있는 등 서예가로도 일가를 구축하였다.

서예 전시관 내부 방종현 기자
서예 전시관 내부. 방종현 기자

자녀교육에도 힘써 아들 하나는 신부(神父), 둘은 의사(醫師)로 키웠고, 사위도 의사를 얻어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국향(菊香)과 묵향(墨香), 그리고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있는 여암 서실이었다. (관람 문의 여암 김재현 053-755-0373, 010-3523-0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