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인류의 미래
플라스틱과 인류의 미래
  • 제행명 기자
  • 승인 2020.09.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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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플라스틱 판막을 달고 플라스틱 기둥으로 받친 건물에서 플라스틱 옷과 신발을 신고 플라스틱 펜으로 글을 쓰는 시대다. 현대인은 플라스틱 시대의 한 복판에서 살고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하여 간단한 유기화합물을 결합하여 만든 고분자 화합물질로 열이나 압력을 가하여 어떤 모양이든지 손쉽게 만들 수 있으며 녹슬지 않고 썩지 않는다. 게다가 가벼우면서도 튼튼할 뿐 아니라 어떠한 색깔로도 만들 수 있으며 전기의 도체 절연체로 만들 수 있다. 플라스틱은 그리스어로 성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9년 미국인 존 하이아트 형제가 면화에서 짜낸 화합물질과 질산 장뇌(캄포르)를 결합시켜 셀룰로이드라는 새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탄생되었다. 이것은 우습게도 당구공 제조업자들이 상아 공을 대체할 물질을 찾기 위해 1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기에 가능했다.

플라스틱은 1909년 미국의 베이클랜드가 베이클라이트(페놀수지)를 만들어 낸 것이 처음이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폴리에틸렌은 2차 대전 중 레이더 케이블의 절연물질로 개발된 것이다. 가열 경화 폴리에스터는 10년 후 보트 건조제가 개발되었다. 폴리에틸렌에 요오드를 입히면 전기 전도도가 무려 10억 배 커진다는 사실을 일본의 시리카, 미국의 앨런맥디 앨런 히거 박사가 발견하여 200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한국의 부산대 이광희 교수, 아주대 이석현 교수가 물과 기름을 함께 섞어 합성하는 새로운 ‘폴리아닐린’이라는 전도성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인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현상을 이용해 분자가 잘 정렬되는 ‘자기 안정화 기법’을 개발하여 이 결과는 네이처지에 실려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플라스틱 디스플레이, 속까지 비치는 투명 전자제품, 기존의 1/10도 안 되는 전자파 차단장치 등 그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제3의 플라스틱 혁명을 기대해 본다.

kbs스패설'플라스지구' 1편 플라스틱 역습중 신안에 널려있는 플라스틱쓰레기
kbs스패설 '플라스틱 지구' 1편 '플라스틱 역습' 중 신안 해변에 널려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그러나 플라스틱은 성분 자체의 분해 주기가 반영구적이라 썩지 않고 분해되지 않는 상태로 그대로 남아 해양 쓰레기의 90%를 치지한다.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북태평양 지역에 한반도의 6배의 크기로 생기고 이들이 일으키는 생태교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면 인간 역시 그 파멸의 소용돌이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인류는 플라스틱을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