滄海一粟(창해일속)
滄海一粟(창해일속)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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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망한 바다 속의 좁쌀 한 알

- 지극히 微弱(미약)하여 보잘것이 없음

· 滄(창) : 1.차다,싸늘하다 2.푸른 물빛 3.큰 바다 滄浪(창랑) 滄波(창파) 滄海(창해)

· 海(해) : 1.바다,바닷물 2.널리,크게 3.많이,모이다 海難(해난) 海東(해동) 海流(해류) 海水(해수) 海岸(해안) 海峽(해협) 雲海(운해) 東海(동해)

· 一(일) : 1.하나,첫째 2.모두 3.오로지 4.어떤,혹은 一家見(일가견) 一刻(일각) 一念(일념) 一生(일생) 統一(통일)

· 粟(속) : 1.조 2.벼 3.곡식 粟米(속미) 粟膚(속부) 黍粟(서속)

北宋(북송)의 蘇東坡(소동파)는 당송 8대가 의 한 사람으로서 산문과 시에 뛰어난 역량을 보였던 문학가이다. 그가 지은 赤壁賦(적벽부)는 천하의 명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부는 前後(전후) 두 편으로 나누어지며 소동파가 黃州(황주)로 귀양 갔을 때 지은 것으로 인간 세상의 일에 마음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이 때문에 모두 神仙(신선)에 기탁 하여 말하고 있는데 前篇(전편)은 바람과 달이 있어 즐거우므로 신선을 부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後篇(후편)에서는 강산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 다시 신선을 부러워한다. 전적벽부의 배경은 이렇다. 蘇軾(소식)이 어느 날 벗과 함께 적벽으로가서 유람을 하고 있었다. 음력 칠월 중순이라 날씨도 쾌청하고 물결도 잔잔하게 일었다. 때마침 하늘에는 달이 떠서 그 달빛이 일렁거리는 물결에 비치는 모습은 마치 仙境(선경)과 다를 바 없었다. 여기에 술상을 차려놓고 잔을 주고받으며 시를 읊조렸다. 문득 소식은 조조와 주유가 한판 승부를 벌였던 赤壁大戰(적벽대전)이 떠 올랐다. 그래서 이렇게 읊조렸다.

“달이 밝고 별이 드문데 까막까치가 날아간다는 것은 曹操(조조)의 시가 아닌가? 서쪽으로 夏口(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武昌(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엉켜 울창한데 이는 조조가 周瑜(주유)에게 곤경에 처해 졌던 곳이 아닌가? 그가 荊州(형주)를 격파하고 江陵(강릉)으로 내려와 물결을 따라 동쪽으로 진출할 때 전함은 천 리에 뻗쳐있고 깃발이 공중을 가리다.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한세상의 영웅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와 그대는 강가 사이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면서 물고기와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들과 벗하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서 술 바가지와 술 동이를 들어 서로 권하니 우리의 인생은 천지간에 기생하는 하루살이처럼 짧고 우리의 몸은 푸른 바닷속에 있는 좁쌀 한 톨과 같구나. 우리의 삶은 정말로 짧구나! 어찌 장강처럼 다함이 없는가?” 이 전적벽부에 중에서 滄海一粟(창해일속)이란 말이 나왔다.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긴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나니 곧바로 찾아온 것이 颱風(태풍) 9호 마이삭이다. 마이삭은 비바람을 同伴(동반)한 태풍으로 제주도에는 농경지 浸水(침수)와 비닐하우스 畜舍(축사) 등이 파손되었으며 남해에는 강한 바람과 세찬 파도로 인해 養殖場(양식장)이 破壞(파괴)되어 막대한 손실을 끼쳤고 부산에서는 엘시티 아파트 창문이 빌딩풍 영향으로 파손되고 공장 외벽이 무너지고 가로수와 전신주가 부러지고 아파트 창문의 유리가 깨져서 인명피해가 났다. 鬱陵島(울릉도)에는 防波堤(방파제) 및 일주도로가 파괴되어 피해가 발생했으며 태풍 마이삭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태풍 10호 하이선이 또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하이선의 진로가 당 초 예보는 한반도를 貫通(관통)한다고 예보되었는데 한반도에 近接(근접)하면서 동해 쪽으로 약간 치우쳐 스쳐 지나간 것이 다행이다. 하지만 태풍의 半徑(반경)이 워낙 넓고 방대하여 태풍의 간접 影響圈(영향권)이라 해도 비바람의 威力(위력)은 대단했다. 10여 일 사이에 태풍 2개를 겪으며 現代社會(현대사회)를 과학 문명이 발달한 사회라고 하지만 우리 인간의 능력이란 거대한 自然災害(자연재해) 앞에서는 滄海一粟(창해일속)이다.

태풍 등 모든 자연재해는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마구 毁損(훼손)한 대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연훼손에 대하여 警覺心(경각심)을 가져야 하겠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1971년부터 설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그린벨트는 그 근본 趣旨(취지)에 맞게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不可避(불가피)한 사유로 解除(해제) 시에도 한번 훼손된 그린벨트는 다시 回復(회복)이 불가하다는 점을 銘心(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