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누비 기법을 활용한 전통 의복품 전시회 '조필래' 달성손누비집 대표
손누비 기법을 활용한 전통 의복품 전시회 '조필래' 달성손누비집 대표
  • 전태행 기자
  • 승인 2020.08.28 17: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 손누비와 한복의 가치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손누비 옷처럼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
선의 미학을 가장 잘 나타낸 예술품

조필래(59) 달성손누비집 대표는 전통 손누비를 활용한 한복과 소품, 삼베 작품 80여 점을 대구 서구문화회관 1층에서 26~29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모시 누비에 대해 달성 손누비 집 조필래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모시 누비에 대해 조필래 달성손누비집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전태행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사계가 뚜렷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살펴 다양한 색상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아름다운 우리 의복을 한 땀 한 땀 계절에 맞추어 활용, 손누비가 주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들을 관람객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누비는 조상들이 직접 천과 실에 염색, 옷감과 옷감 사이에 솜을 넣거나, 옷감 두 겹만을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누벼서 저고리, 치마, 두루마기, 조끼, 배내옷 등을 만들었던 바느질 기법이다. 손누비는 단순함과 규칙, 정성과 노력, 느린 시간을 오롯이 받아들여 사물을 잇고 형태를 만들어 가는 한국 복식문화의 정수다.

ff
전시물품 누비 조끼가 전시되고 있다. 전태행 기자

- 손누비를 전시하게 된 동기는?

▶오랫동안 일해온 전통 손누비와 한복의 가치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서양식 기법을 활용한 수공예 제품들만큼이나 한국의 정서가 녹아있는 손누비 기법을 활용한 의복이나 소품들도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더불어 중장년 여성으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고 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시를 통해 손누비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한 가치들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손누비 옷처럼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rr
천년 염색에 대해 조필래 달성손누비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전태행 기자

-손으로 바느질을 해야함으로 시간도 많이 걸렸겠네요?

▶바느질을 일일이 손으로 해야함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금세 삐뚤삐뚤 해진다. 목도리 하나를 만들려면 대략 1만 땀 정도의 바느질을 하는데 숙달된 전문가라도 사흘은 걸린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보면 도를 닦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 벌의 누비가 완성되려면 만든 이의 정성과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목수가 한옥을 지을 때 쓰는 잣대는 먹줄이다. 집을 지으려면 먹줄 놓기부터 잘해야 하듯 손누비도 먼저 선을 고르게 잘 튕겨놓아야 한다. 한옥도 누비도 선을 잘 살려내는 것이 관건이다. 둘 다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어 최상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에 선의 미학을 가장 잘 나타낸 예술품이다.

전시 물품 복주머니
복주머니. 전태행 기자

대구 수성구에서 온 관람객 전중희(72)는 “천과 천 사이에 따스한 솜을 놓고 한 땀 한 땀 단순하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누비작업을 통해 인내하며 따뜻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 자투리 천을 활용해 소품부터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