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0.08.2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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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립중앙도서관 앞 책 읽는 조형물. 허봉조 기자

 

은퇴 후 시간 사용에 대해 크게 두 부류의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다는 사람과 남는 시간을 활용하지 못해 우울증이 걸릴 것 같다는 사람. 무엇이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너무 많이 배우는 것도, 할 일이 없어 우울한 것도 조절이 필요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 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배울 수 있는 곳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학교와 기업의 테두리를 벗어나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증진을 위해 평생토록 학습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헌법과 교육기본법, 평생교육법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국가는 평생교육 관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평생교육진흥원을 설립한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그렇게 설립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을 근간으로 (시‧도)평생교육진흥원, (시‧군‧구)평생학습도시, (읍‧면‧동)행복학습센터까지 이어지는 지역 평생학습체제 완성을 통해 모든 국민의 학습권이 보장되게 된 것이다.

법적 규정과 기관 명칭 등이 다소 낯설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쉽게 요약하자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공립 교육기관과 그 외의 사립 교육기관이 있다. 무료 강습과 유료 강습이 있고,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를 위주로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자격이나 기술 등 재취업이나 창업, 봉사활동의 노하우를 일깨워주는 곳도 있다. 고령사회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른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평생 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평생 교육 프로그램이 날로 다양화되고 있다.

서가에 가지런히 정리된 장서는 값비싼 장식품보다 훨씬 푸근하다. 허봉조 기자

가장 가까운 곳으로는 지역의 공공 도서관과 주민지원센터, 복지관 등으로 가보면 된다. 책 읽기와 글쓰기, 외국어, 요가, 하모니카, 오카리나 등 취미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교육을 주로 한다. 평생교육진흥원, 시청이나 구‧군청, 공무원연금공단 등의 홈페이지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무료로 강습이 진행되며, 사이버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관계기관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다양한 정보를 문자나 메일로 받을 수 있으니, 활용해보는 것이 좋겠다.

다음으로는 문화센터나 평생교육원이 있다. 방송국이나 백화점, 금융기관 등의 부설 문화센터와 사설 문화센터,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도 있다. 강좌의 종류 및 기간, 자격이나 기술, 실습 여부 등에 따라 수강료에 차이가 있으며, 자격증 취득도 가능하다. 그밖에도 다양한 분야의 교육기관이 의외로 많다. 동아리나 동호회 단위의 작은 규모가 있는가하면, 사단법인이나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특정 연구모임이나 지원센터 등도 교육의 역할을 담당한다.

탁상에서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감상하는 것도 배움이 될 수 있다. 특정 행사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그렇다. 지역에서 기획‧운영하는 공연과 작품 전시, 콘서트 등 관람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눈과 귀를 활짝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이나 광고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정보가 많은 사람에게 기회도 많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가를 이용해 배우고,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며, 소통함으로써 정보교환은 물론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뇌를 활성화함으로써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은 덤이다.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 차츰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좋고, 꼭 하고 싶은 것의 우선순위를 미리 정해놓고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도 괜찮다.

100세 시대다. 은퇴 후 질병이나 사고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20년 이상은 충분히 활동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 시간을 소일거리 없이 쓸쓸하게 지내는 것보다 보람과 만족을 느끼면서 활기차게 공부할 수 있다면, 정신건강과 함께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한다는 것, 특히 시니어들에게 배움이란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라 일석다조(一石多鳥)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