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은 서울에도 있지만, 여기는 태백 매봉산(鷹峰山)이다. 정상은 천의봉이며 해발 1,303m이다. 매처럼 영특하게 생겼다 하여 매봉산이라 한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의 여맥인 중앙산맥(中央山脈) 중의 한 산으로, 서북쪽에 대덕산(大德山, 1,307m), 서남쪽에 함백산(咸白山, 1,573m), 동쪽에 육백산(六百山, 1,244m) 등이 솟아 있다. 천의봉 가는 길은 고랭지 배추밭 꼭대기 바람의 언덕에서 1호 풍력발전기를 지나 우측 산으로 가면된다. 약 15분 정도 산 오르면 정상인 천의봉에 도착한다. 여기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었다. 태백산, 함백산, 은대봉, 금대봉, 대덕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풍경은 가히 천하절경이다.
이국적인 풍경인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은 매봉산 정상 주위에 있다. 한미재단이 화전민 정착사업의 일환으로 1962년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하여 1965년에 30만평을 개간하여 입주한 41가구에 한 집당 4천500평씩을 무상 대여하였다. 처음에는 돌밭에 콩, 옥수수를 심었으나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1969년부터 이곳에 잘 적응하는 배추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해발 1,250m이므로 한여름에도 서늘한 고지대 배추밭은 지금은 40만평(130ha)에 배추 약 600만 포기를 생산한다고 한다.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의 속칭 '육백마지기'라 부르는 그곳보다 해발이 50~200m 더 높다고 한다. 이곳에서 재배한 고랭지 배추는 밤낮 기온차가 큰 곳에서 자라므로 병충해가 적고 맛과 품질이 좋다고 한다. 고랭지 배추는 8월 말까지 출하한다. 이곳은 지대가 높고 주위에 해발 1,000m 이상의 산들이 있어 바람이 무척 많이 분다. 한여름에도 추울 정도다. 여름 피서지로 최적지이다. 배추밭 제일 높은 곳은 '바람의 언덕'이라 부른다. 풍력발전기가 여러 개 있으며 지금도 건설 중이다. 풍력발전기는 멀리서 보면 작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 드넓은 푸른 배추밭, 흰색의 풍력발전기, 발 아래 보이는 산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같다.
승용차는 바람의 언덕까지 갈 수 있으나 길이 좁아 차량 2대 교행이 쉽지 않고 다소 위험하므로 삼수령휴게소에서 무료 서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단, 무료버스 종점에서는 바람의 언덕까지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30분 이상 걸어가야 한다. 걷지 않으려면 삼수령휴게소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 1대당 인원 관계 없이 2만원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대기했다가 태워서 내려온다. 즉 왕복 2만원이다.
백두산에서부터 뻗어내린 큰 산줄기는 태백시의 중심부에 이르러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동남쪽으로는 낙동정맥이 뻗어간다. 이런 지형적인 특징으로 서해, 남해, 동해바다로 물길을 가르는 곳이 삼수령(三水嶺, 일명 피재)이다. 삼수령은 해발 약 935m이다. 평균 해발 700m인 태백시내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임계로 갈때 이 고개를 넘어야 된다. 지금은 터널이 뚫려 있다. 삼수령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골지천 따라 정선 아우라지를 거쳐 남한강으로 서해에 이른다. 남쪽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황지천을 따라 천천동굴(하천수가 바위를 뚫어 생긴 동굴)인 구문소를 거쳐 낙동강으로 남해에 가고, 동쪽에 떨어지는 빗물은 오십천을 통해 동해에 간다. 태백시 주위는 높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어, 3개 강의 발원지도 이 주위에 있다. 한강의 발원지는 오대산 우통수라 했으나 지금은 금대봉 중턱에 있는 검룡소이다.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로 알고 있으나 지리적 발원지는 함백산 자락의 너덜샘이다. 영덕의 오십천이 아닌 삼척 오십천의 발원지는 육백산 자락의 큰덕샘이다. 참고로 금강의 발원지는 신무산 뜬봉샘, 섬진강 발원지는 선각산 데미샘, 반변천 발원지는 일월산 뿌리샘, 보성강 발원지는 일림산 선녀샘이다.
빗물의 운명을 가르는 설화 한토막.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명으로 빗물 한가족이 대지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삼수령(三水嶺)으로 내려 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 밖에 없는 빗물가족의 기구한 운명이었다고 전한다. 한편 삼수령은 피재라고도 불리웠는데, 이는 옛날부터 태백지역은 도참설에 의해 '이상향'으로 여겨져서 시절이 어수선하면 삼척지방 사람들이 난리를 피하기 위해 이 재를 넘어 피난을 온 고개라는 뜻이라고 한다.
○ 주위에 가 볼만한 곳
•용연동굴, 황지, 검룡소, 너덜샘, 추전역 등
•태백해바라기 축제장은 삼수령 아랫 동네 황지동 구와우마을이다. 입장료는 성인 5천원이다. 2020년 축제는 8월 16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