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제화 골목
대구 수제화 골목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0.08.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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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장애인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

 

코로나19가 조금은 잠잠해졌지만 아직 마음 놓고 걷기에는 부담이 있다. 마스크 하고 거리를 두면서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수제화 골목을 찾아 나선다.

대구 수제화골목은 중구 향촌동 일대에 과거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제화 제작 가게들을 특화거리로 조성한 곳이다. 대구시의 도심 간선도로인 중앙로에서 종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서성로 14길의 300여m에 이르는 골목이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로역 2번 출구에서 가까워 접근이 쉽다. 

'대구수제화골목' 조형물을 지나 10여m만 가면 도로 양 쪽에는 수제화를 만드는 집들이 즐비하다. 코로나 때문인지 도로에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수제화들만 저를 사 가라고 손짓을 한다. 장애인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와 수제화명장 최병화 명장의 집도 보인다. 

수제화 골목에 이런 가게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운동화는 부산, 구두는 대구 수제화로 명성을 높일 시기였다. 1990년대에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당시 공무원들 월급보다 10배는 더 받았다고 한다.

수제화 골목에는 수제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있다. 디자인, 재단, 갑피, 조립 공정을 주로 하는 가게, 원자재와 밑창, 안창, 장식물, 끈 등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가게, 완성된 구두를 판매하는 가게들도 있다. 수제화 관련 60여 가게들이 20여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제화골목 중간쯤에 향촌수제화센터가 있어 수제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연혁과,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수제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에는 수제화를 제작하는 방법과 발체험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현재 사용할 수는 없다. 가수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의 노래 가사와 함께 빨간 구두가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향촌수제화센터에 미리 예약을 하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다. 

 
향촌수제화센터
향촌수제화센터

수제화골목과 수제화센터만 돌아봐도 2시간은 걸리는데 시간이 되면 인근의 공구박물관 모루도 구경하면 좋다. 모루에 가면 발전기와 참기름을 짜는 참기름틀을 볼수도 있으며 대장간 필수품인 모루, 여러가지 공구도 볼 수 있다.

수제화골목 주위에는 가성비가 좋은 식당들도 있다. 부추전 5천원 잔치국수 2천원 하는 식당도 있어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도 1만원안팎이다. 

 

수제화 골목/ 안영선

 

얼굴이 다르듯

발도 다르지요

 

구두 닳는 것 보면

성질도 다 안대요

 

구두 인생

구두 장인

 

얼굴보다 먼저

구두부터 본대요.

 

 

공구박물관/ 안영선

 

탱크도 비행기도

만들 수 있어요

 

공구는

여기 다 있으니

 

설계도만

가져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