鷄群一鶴(계군일학)
鷄群一鶴(계군일학)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8.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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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의 학

- 평범한 사람들 속에 뛰어난 인물이 있는 것을 비유한 말

· 鷄(계) : 1.닭·칠면조 따위의 볏 2.맨드라미 鷄肋(계륵) 鷄晨(계신) 鷄鳴狗盜(계명구도)

· 群(군) : 1.무리,떼 2.떼를 짓다 3.많다 4.모으다 群落(군락) 群像(군상) 群雄(군웅) 群衆(군중) 群集(군집) 拔群(발군)

· 一(일) : 1.하나,첫째 2.모두 3.오로지 4.어떤,혹은 一家見(일가견) 一刻(일각) 一念(일념) 一生(일생) 統一(통일)

· 鶴(학) : 1.두루미 2.희다 鶴髮(학발) 鶴首(학수) 鶴壽(학수)

魏晉時代(위진시대)에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문학과 사상 음악 등을 하며 세월을 보내던 선비가 적지 않았다. 이들 중 대표적인 인물은 竹林七賢(죽림칠현)으로 불리는 일곱 명의 선비로 阮籍(완적) 阮咸(완함) 嵇康(혜강) 山濤(산도) 王戎(왕융) 劉伶(유령) 尙秀(상수)등을 일컫는다. 이들 가운데 혜강은 특히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는데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 당시 그의 자식으로는 열 살배기 아들 혜소가 있었다. 혜소는 장성하면서 아버지의 풍모를 많이 닮아 갔다. 혜강의 친구 중 한 사람이 혜소를 武帝(무제)에게 천거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와 자식 간의 죄는 서로 연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옛날 춘추시대 晉(진) 나라의 극결은 아내와 정답게 농사지으며 살던 중 文公(문공)의 대부가 되었습니다. 혜소는 극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총명하니 秘書郞(비서랑)으로 임명하십시오.” 무제는 밝은 안색으로 말했다. “경의 말대로면 丞(승)의 자리를 주어야 할 것이요.” 그리고는 혜소를 비서랑에 임명했다. 혜소가 궁궐로 들어가던 날 그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그 사람은 다음날 왕융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어제 구름같이 많은 사람 틈에 끼어서 궁궐로 들어가는 혜소를 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의 학 鷄群一鶴(계군일학) 같았습니다.” 혜소는 나중에 侍中(시중)으로 승진하여 올바르고 곧게 처신하여 무제의 신임을 받는 충신으로 소임을 다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賃貸借(임대차) 3법을 두고 甲論乙駁(갑론을박)이 뜨겁다. 여당은 이 법이 시행되면 過熱(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이 법 시행으로 부동산임대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고 크게 오른 부동산 가격은 절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국에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나는 賃借人(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된 국회 5분 연설에서 4년 후 전세 물량의 急減(급감)을 우려했고, 우리나라 천만 인구의 삶을 左之右之(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도대체 무슨 배짱과 傲慢(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거를 법으로 달랑 만드냐”며 민주당은 우리나라 전세역사와 부동산 정책의 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 경고했다.

윤 의원의 국회 5분 사이다 발언은 지금까지 봐온 국회의 다른 의원들의 연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설은 불과 5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치권과 국민에게 주는 反響(반향)은 그 어느 연설보다 강하다. 통상 국회 대정부질문이나 연설 모습을 보면 여당은 정부 정책을 두둔 내지는 擁護(옹호)하는 입장이고, 야당은 批判(비판) 일색이었다. 이번 윤의원의 연설에는 많은 국민이 共感(공감)과 支持(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국회의 수많은 演說(연설) 중에 鷄群一鶴(계군일학)이라 생각하며, 정치인의 말은 국민과의 疏通(소통)과 共感(공감) 능력이 가장 중요한 德目(덕목)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