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나의 버킷리스트" 78세 김병운 씨
"배움이 나의 버킷리스트" 78세 김병운 씨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0.08.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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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서 즐거움 찾는 김병운 노익장
서예하는 김병운 씨
서예하는 김병운 씨

김병운 씨는 194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78세다. 영남대학교 건축과를 나와 교육청 공무원 생활을 4년간 하다가 전공을 살려 공무원 보수보다 더 나은 거제에 있는 현대조선소에 입사를 했다. 현대조선소에서 11년간 설계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대우조선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대우에서 기관실 설계 업무를 맡았다. 자신이 설계한 수십만t의 컨테이너선, 유조선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것을 보며 삶의 희열을 느꼈다고 술회한다.

세월이 흘러 퇴직을 하고 보니 무얼 할 것인가 고민의 시간도 많았다 한다. 바삐 일하느라 잊고 있었던 공부를 하기로 하고 오랜 생각 끝에 목록을 추려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1. 한문 공부(논어. 주역)

2. 서예 공부

3. 댄스 배우기

4. 악기 배우기

(사)대한민국 낙동 예술협회 서예 우수상
(사)대한민국 낙동 예술협회 서예 우수상

먼저 한문 공부로 사서삼경의 기본인 논어를 배우고 인간의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역을 배우고 싶었다. 5년쯤 공부하니 어느 정도 앞가림은 되어 대구노인종합복지관 서예반에 입문했다.

복지관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노력한 결과 서예 단체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출품하여 여러 곳에서 입선도 했다. 드디어 2019년 사단법인 대한민국낙동예술협회 서예 대전에 출품하여 우수상을 수상했다.

서예는 평생을 공부하는 학문으로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루 종일 서실에 앉아 있는 것이 버거웠던 중 마침 동료의 권유로 댄스반에 등록을 했다. 댄스는 체력단련에 도움이 되어 지금도 즐기고 있다. 버킷리스트 마지막, 악기 배우기로 평소 동경해왔던 하모니카를 배우기로 했다.

지금은 노인천국이다.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도처에 있다. 문화센터나 복지시설에 배움의 길을 열어 기회를 제공한다. 대구노인종합복지관 하모니카 반에 들어가서 4~5년 배우니 공연에 나갈 정도가 되었다. 지금은 대구노인종합복지관 예술대학의 하모니카반 회장을 맡고 있다.

은퇴를 retire(리타이어)라 한다. 타이어를 갈아 끼우다(re-tire)는 뜻이다. 바퀴를 어떻게 얼마나 멋지게 갈아 끼울 수가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오죽하면 제사 지낼 때 쓰는 지방에도 평생 배우다 왔노라고 ‘學生府君 神位’라 했을까? 배움만큼 신나는 것은 없다.

모두 악기도 하나쯤 배워서 문화인이 되어 장수시대를 준비하자. 기회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쓸쓸한 노후가 아니라 활기차고 신나는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 봉사에서 공연하는 김병운 씨(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