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에서 길을 찾자
'미스터 트롯'에서 길을 찾자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0.08.17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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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방송된 종편채널의 ‘미스터 트롯’이 화제다. 시청률 35%를 넘기고 장르별 종합순위 1위에 등극한지 오래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보고 행복해 한다. 질병에 걸려 몸과 마음이 닫혀버린 사람들도 힘을 얻고 있다. 의사들이 해야 할 일을 이들이 해내고 있다. 참 신기하다. 무명의 신인들이 어떻게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일약 스타덤에 올라서는지 의아스럽다. 이들이 갑자기 유명해지고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비밀은 무엇일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암흑 속에 빠졌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정치가 그렇고 경제가 그렇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국민들의 ‘멘털붕괴’다. 사람이 희망을 잃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 사회를 이끌고 가야 할 청, 장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정지 상태다. 가는 곳마다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러할 때 누군가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바로 미스터 트롯이다. 7명의 가수가 만들어 내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700여 통의 전화 통화 끝에 겨우 연결되었다는 사람들의 증언들이 이 프로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여실히 증명해 준다. 그만한 매력이 있다.

7명의 가수들이 자신을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는 장면도 재미있다. 신청자들이 특정 사람만 불러줄 때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자기가 안 뽑힌다고 다른 사람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뽑히든 안 뽑히든 모두가 하나되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춘다. 서로의 장점을 치켜세우고 도와주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은 행복을 느낀다.

러시아에서 시집 온 며느리가 트로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트로트 가수가 되겠노라 온통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고부간 갈등으로 비화되어 급기야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를 찾아갔다는 얘기가 있다. 어쩌면 외국인까지 이들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미스터 트롯 7인 모두가 개성이 다르다. 10대 중학생부터 40대 아저씨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목소리며 키, 몸매, 자라온 환경도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을 발견한다. 모두가 하나같이 순진하고 착하다는 것이다. 모두가 효자다. 어머니 얘기가 나오면 그저 눈물을 글썽인다. 때 묻지 않았고 순수한 맛이 경상도 ‘보리 문딩이’ 같다. 상대가 어려울 때 따뜻하게 위로해줄 줄 알고,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해 주는 인간미가 있다.

이들이 진정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손자들이 아닐까 싶다. 맏형은 맏형답게 동생들을 사랑하고 동생들은 형을 존경하는 모습이 보인다. 맏형은 자신이 아끼는 옷들을 동생들에게 나눠 준다고 한다. 동생들은 그러한 형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감사를 배운다. 맏형의 사심 없는 배려가 생판 다른 개성들을 일곱 색깔 무지개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미스터 트롯을 보며 우리가 느껴야 할 가치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코로나 19가 꺼지지 않은 산불 같다. 다 꺼지나 했더니 다시 잔불이 살아난다. 연일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정치 문제와 경제 상황이 아예 채널을 돌리다 못해 끄게 한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사회로 회귀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막힌 혈관을 시원하게 뚫는 방법이 필요하다.

미스터 트롯이 인기가 있는 비결은 7명의 가수들 간의 협조와 시청자와의 격의 없는 소통이다. 미스터 트롯을 본보기로 삼아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상생의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