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耳東風(마이동풍)
馬耳東風(마이동풍)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8.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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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의 귀에 스치는 東風(동풍)

-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忠告(충고) 등을 전혀 相對(상대)하지 않거나 이쪽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상대에게 아무런 反應(반응)도 주지 않는 것을 뜻하는 말

· 馬(마) : 1.말 2.아지랑이 3.산가지 4.크다 馬脚(마각) 馬夫(마부) 馬車(마차) 名馬(명마) 野馬(야마)

· 耳(이) : 1.귀 2.듣다 3.귀에 익다 4.어조사 耳力(이력) 耳聾(이롱) 耳明酒(이명주) 耳目(이목) 耳順(이순) 耳目口鼻(이목구비)

· 東(동) : 1.동녘,동쪽 2.주인 東君(동군) 東宮(동궁) 東邦(동방) 東洋(동양) 東漸(동점)

· 風(풍) : 1.바람 2.움직이다 3.바람을 쐬다 4.관습 5.품성 6.풍채 7.풍치 8.풍자하다 9.노래

風景(풍경) 風紀(풍기) 風貌(풍모) 風霜(풍상) 風俗(풍속) 風習(풍습) 威風(위풍) 中風(중풍)

사람의 의견이나 비평 충고 등을 전혀 상대하지 않는 것을 형용하는 말이다. 馬耳東風(마이동풍)이란 李白(이백)의 〈王去一(왕거일)의 寒夜(한야)에 獨酌(독작)하고 회포에 잠긴다 에 답하다〉라는 詩(시)에 나온다. 시 제목이 말하듯 이 시는 거일이란 친구가〈한야에 독작해서 회포가 있다〉라는 시를 보내온 데 대한 회답 시로 長短句(장단구)를 섞은 장시이다. 이백의 시는 길고 짧은 구절이 서로 섞여 있는 長詩(장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마이동풍’이 나오는 부분만 소개한다.

世人聞此皆掉頭(세인문차개도두) :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듣고 모두머리를 흔드는데,

有如東風射馬耳(유여동풍사마이) : 마치 동풍이 말의 귀를 쏘는 것 같구나.

당시 당나라는 鬪鷄(투계)를 잘하는 자가 천자의 총애를 받아 거리를 씩씩하게 활보하고 오랑캐의 침입을 막아 약간의 공을 세운 자가 큰소리를 치며 다녔다. 이처럼 시대가 무인만을 숭상하다 보니 왕거일 이나 이백처럼 재능있는 문인은 북쪽으로 난 창문 아래서 시를 읊거나 賦(부)를 지으며 세월을 보낼 뿐이었다. 이들의 작품이 제아무리 천하의 걸작이라고 하여도 세상에서는 그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았다. 이백은 세상 사람들이 시인들의 훌륭한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안타까움을 ‘동풍이 말의 귀를 쏘는 것 같구나’라고 말하고 있다. 동풍은 봄바람을 말하는 것으로, 봄바람은 부드러워 말의 귀를 스쳐도 아프지가 않다. 오늘날에도 흔히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이 말을 즐겨 쓴다.

지난 4일 賃貸借(임대차) 3법(전 월세 신고제, 전 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제)이 야당이 票決(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동산문제는 모든 국민에게 민감한 문제이기에 정부 여당이 이렇게 속도전에 나선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워낙 불안해서 時急(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 야당인 통합당에서는 소위 구성도 하지 않았고 예정된 부처업무보고도 미룬 채 法案處理(법안처리)를 강행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束手無策(속수무책)으로 당하고도 할 수 있는 手段(수단)이 “기자회견밖에 없다.”라고 하는 당내에서 自省(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에 통과된 임대차 3법은 賃借人(임차인) 보호를 위한 법이라 말하고 있으나 骨子(골자)는 전세 기간을 2→4년으로 연장하고, 전세보증금을 연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으나, 정작 4년 후에는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壯談(장담)하지 못한다. 부동산 專門家(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전세 물량이 大幅(대폭) 줄어들 것을 豫測(예측)하고 있으며 전세보증금도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대차 3법이 短期的(단기적)으로는 전세임차인에게 유리할지 모르나, 4년 후를 생각하면 未來(미래)가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임대차 3법은 야당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법 제정 절차와 과정이 무시된 채 통과되었다. 이 법시행으로 발생 되는 문제에 대한 負擔(부담)은 정부 여당이 질 수밖에 없다. 또 8월 중 처리를 公言(공언)하고 있는 공수처법 처리는 여당 단독의 馬耳東風(마이동풍)이 아닌 야당과도 협의하고 과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