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구수목원에 토끼가 산다
대구, 대구수목원에 토끼가 산다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0.08.03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면 곧장 달아날 기세다.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뭇사람들의 눈길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은 모양이다.
빗속에서 만난 토끼는 애써 못본 척 외면하는 듯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우고 있다. 이원선 기자
빗속에서 만난 토끼는 애써 못본 척 외면하는 듯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우고 있다. 이원선 기자

7월 31일 오후 5시경, 늦은 장맛비가 내리는 대구수목원. 인적이 뜸한 틈을 타서 토끼 한 마리가 산책을 나왔다. 풀숲에서 입을 오물거려 풀을 뜯던 중에 눈길이 마주쳤다. 처음에는 당황한 듯 했으나 눈을 돌려 모르는 척, 못 본 척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귀엽다. 집토낀지 산토낀지 알 수는 없었으나 수목원에서 토끼를 만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겁내지 않은 토끼라니! 하지만 양 귀를 등에다 바짝 붙이고 잔뜩 웅크린 모습이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면 곧장 달아날 기세다.

어느 정도 뭇사람들에게 이력이 붙었는지 지켜보는 앞에서 풀을 뜯고 있다. 이원선 기자
어느 정도 뭇사람들에게 이력이 붙었는지 지켜보는 앞에서 풀을 뜯고 있다. 이원선 기자

대구수목원은 전국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을 수목원으로 조성하여 2002년 5월 개원하였다. 현재 연면적은 24만 4630㎡이며, 화목원, 약초원, 야생초화원, 잔디광장 등등 21개의 주제로 꾸며진 전문수목원이다. 보유 식물은 초본류 1천3백종 27만 포기, 목본류 450종 8만 그루 등 총 1천750종 35만 본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후투티 한 마리가 넓은 잔디광장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이원선 기자
후투티 한 마리가 넓은 잔디광장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이원선 기자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 개방하고 있다. 식물 외에도 직박구리, 참새, 박새, 쇠박새, 오색딱다구리, 후투디 등등 온갖 조류들이 서식함은 물론 멧돼지 등 포유류도 간간이 눈에 띈다.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산제비나비가 나리꽃을 찾아 꿀을 조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산제비나비가 나리꽃을 찾아 꿀을 조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그런 와중에 배를 채우려 나온 토끼와 눈이 맞닥뜨린 것이다.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라기는 서로가 마찬가지다. 큼지막한 눈망울이 때구르르, 귀엽기가 한량없다. 조용히 지켜보다가 카메라를 들어도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이미 뭇사람들의 눈길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은 모양이다. 한참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발길을 돌리자 그제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풀을 뜯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