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독립운동의 고장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유관순 생가
[우리 산하] 독립운동의 고장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유관순 생가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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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산실 천안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겨레의 탑. 이승호 기자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겨레의 탑. 이승호 기자

항일 독립운동 101주년을 맞아, 나라를 잃은 민족의 슬픔을 간직한 천안을 다녀왔다. 충남 천안은 경기도와 면한 북쪽은 너른 들판이, 남쪽은 광덕산을 품은 차령산맥이 병풍처럼 감싸 안은 산지 속 평지이다. ‘하늘아래 가장 살기 좋은 곳’ 천하대안(天下大安)의 준말이 천안이듯이 한반도 지형의 중앙 정도에 해당되므로 이곳이 조용해야 우리나라가 편안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 사는 곳에 길이 나고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산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천안은 예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다. 영호남 인들이 한양 갈 때 한양에서 영호남으로 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능수버들의 천안삼거리, 서울 가는 길목 성환은 고려시대부터 역원으로 교통의 중심지였다. 성환이 봉선홍경사갈기비(국보 제7호)가 있고 옛 홍경원(弘慶院) 터였다는 것이 증거이다. 경부고속도 및 철도개설로 교통의 중심지로서는 많이 퇴색되었지만, 호두과자, 병천순대, 성환개구리참외로 유명한 지역이다. 호두나무의 광덕사,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 생가를 소개한다. 

약400여년이 된 호두나무가 광덕사 입구에 있다. 이승호 기자
광덕사 입구에 400여 년이 된 호두나무가 있다. 이승호 기자

 ◆충청 경기에서 가장 컸던 절 광덕사

광덕사는 천안시 광덕면 광덕산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들어가는 길은 마을에서 멀지 않은데도 풍경이 호젓하다. 신라 흥덕왕 7년(832)에 진산화상이 창건했다고 한다. 금당이 아홉에 종루가 여덟, 이층 범종각과 법전이 있고 충청 경기 지방에서 가장 큰 절이었다고 ‘광덕사 사적’에 기록되어 있다. 절의 땅이 광덕면을 다 덮었고 부속 암자가 즐비하여 28방 89암자에 이르러 광덕산 골짜기마다 독경소리가 끊이지 않은 큰 절이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불타고 효종 임금 때 중건했다고 하는데 옛 영화는 찾을 수 없고 지금의 사세는 소박하다. 눈여겨 볼 것은 천불전 안에 있는 삼천불 탱화다.   

광덕사 들머리에는 호두나무를 심은 유청신 공덕비가 있다. 이승호 기자
광덕사 들머리에는 호두나무를 심은 유청신 공덕비가 있다. 이승호 기자

◆ 400년 수령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

광덕사 사찰 입구 보화루 앞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우람한 호두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이 호두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 높이18.2m, 지상에서 약60cm에서 두 줄기로 갈라져 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약 700년 전인 고려 충렬왕 16년(1290) 9월에 영밀공 유청신(柳淸臣)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돌아올 때 어린 호두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나무는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선생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한다. 지금의 나무는 그때 심은 것이 아닌 듯하며 이 마을에서는 이곳이 우리나라에 호두가 전래된 시초가 되었다고 하여 시배지라 부르고 있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 광덕면 일대가 우리나라 호두의 전래생산지이고 주산지이므로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6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호두는 예부터 정월 대보름날이면 부럼으로 액을 쫓아주고 동백경화에 좋다고 한다. 천안 명물 호두과자는 기차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선물이었다. 요즈음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겨레의 탑에서 바라본 웅장한 독립기념관. 이승호 기자
겨레의 탑에서 바라본 웅장한 독립기념관. 이승호 기자

◆독립기념관

천안시 목천읍 흑성산 자락에는 어마어마한 시설규모 394만㎡, 84동의 건물과 7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독립기념관이 있다. 우리 민족이 자주독립의 정신으로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수 많은 애국지사의 애국심을 배우고 나라사랑 마음을 일깨우고자 1987년에 건립하였다. 제1관 겨레의 뿌리, 제2관 겨레의 시련, 제3관 나라지키기, 제4관 평화누리, 제5관 나라 되찾기, 제6관 새나라 세우기, 제7관 함께하는 독립운동 순으로 관람하면 된다. 많은 자료와 크고 넓은 규모이므로 시간을 가지고 쉬엄쉬엄 둘러보아야 한다.  노약자는 입구에서 태극열차를 이용하면 편하다. 이용요금은 성인, 청소년 1천원이다.

아픔의 흔적,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 이승호 기자
아픔의 흔적,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 이승호 기자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

조선총독부를 기억하시는지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지는 조선총독부! 1910~1945년 우리나라를 지배한 일본제국주의 최고의 식민통치기구가 조선총독부였다. 초기 조선총독부는 일제가 우리나라 내정에 간섭하던 기구인 통감부를 계승하면서 한국소속 관청을 축소 흡수해 급격한 변화를 피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기관 통폐합 시 민생발전을 고려하지 않고 치안에 초점을 두고 육해군 대장 출신의 총독의 지시 아래 있던 총독부는 우리 민족을 탄압하고 경제적 수탈과 민족문화 말살과 동화정책을 강요했다.

이 건물은 경복궁 앞 흥례문 자리에 있었으며 해방되고 정부청사, 박물관 등으로 활용되었다. 1995년 일제 강점기의 잔재 청산으로 철거되었다. 그 흔적은 없을까 늘 궁금했는데 독립기념관을 수 없이 다녀왔으나 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찾았다. 독립기념관 입구 겨레의 탑을 지나자 왼쪽 길로 가면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소 왼편에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이 있다. 여기에는 첨탑 등 철거 부재를 지하 5m의 공간에 돔 하부의 모서리 석조물, 정초석 정면, 출입구 상부 부조물, 원기둥이 전시되어 있다. 정교하고 세련된 장식, 엄청난 크기의 굵은 기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영원히 우리나라를 지배하려 했음이리라. 아픈 역사의 흔적이지만 꼭 관람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한없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유관순 열사 생가. 이승호 기자
한없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유관순 열사 생가. 이승호 기자

◆유관순 열사 생가

독립기념관과 멀지 않은 아우네 장터와 가까운, 목천군 병천면 용두리에는 초가집으로 된 유관순 열사 생가가 있다. 유관순(1902~1920, 柳寬順)은 이곳에서 개신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아버지 유중권은 사회개혁, 부녀자 계몽, 교육사업 등을 통하여 자주독립의 길을 걸어 왔으며, 인재배출과 자녀 교육에도 열성이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둘째 딸인 유관순도 이화학당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유관순 고향 용두리는 철도가 개설되기 전부터 서울과 충남 공주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선교사들이 개신교를 전하던 곳이다. 

유관순 생가 옆에는 규모가 크지 않은 매봉교회가 있다. 이승호 기자
유관순 생가 옆에는 규모가 크지 않은 매봉교회가 있다. 이승호 기자

유관순도 생가 옆 매봉교회에 다녔다고 한다. 이의 영향을 받은 유관순의 애국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919년 1월 22일 고종이 서거하자 학생들이 자진해서 상복을 입고 2월 28일 만세 부르기 등으로 독립운동을 하였다. 이후 3월 1일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져 학교에 갈 수 없는 유관순은 기차로 고향에 내려와서 열성적으로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1919년 4월 1일 조인원 등과 병천시장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만세운동을 주도하였으며, 이 사건이 바로 아우내장터 독립만세 운동이다. 이날 유관순의 부모를 포함하여 19명이 시위현장에서 순국하였으며 유관순도 체포되어 공주교도소에 수감되어 5년형을 언도 받았다. 이후 서대문형무소로 이관되어서도 쉼 없이 만세운동을 했다. 견딜 수 없는 형벌과 고문으로 1920년 9월 28일 오전8시 20분 18세의 꽃다운 나이로 순국하였다. 아! 통탄할지어라. 생가는 단촐한 초가집으로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으며 유관순 열사 묘소는 미아리 공동묘지에 있었으나 실전(失傳)되었고 생가 뒷산 매봉산에 초혼묘(招魂墓)가 외로이 있다.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유관순 기념관과 조병옥 생가도 둘러보길 권한다.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공간은 여유 있다.   

tip *가는길: 경부고속도→상주당진고속도→경부고속도→ 천안IC→629번 지방도(소요시간 약2시간30분)  

전국적으로 소문난 병천순대. 이승호 기자
전국적으로 소문난 병천순대. 이승호 기자

*고모네순대: 아우내장터 병천순대 식당은 어림잡아도 20곳 이상이며, 특유의 돼지 누린내가 없고 쫄깃하고 담백하다. 병천순대로 만든 순댓국은 국물이 구수하고 입맛을 당긴다. 서비스가 좋고 주차공간이 여유롭다. 순대국밥 7천원, 순대모듬(大) 1만2천원, 얼큰이순대국밥 7천원. (041-555-3359)

*아우내봉화제: 매년 2월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3.1절을 기념해 유관순 열사가 주도한 아우내장터에서 3.1독립만세운동이 재현된다. 횃불시위는 유관순열사기념관 광장을 출발하여 아우내장터까지이다. 사적관리사무소(041-521-2821) 

 *산사현대시100관: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시 전문 박물관으로 김재홍 교수가 기증한 시문화재 1만6천여 점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역사의 굴곡을 견디며 우리말을 갈고 닦은 시인들의 영혼을 만나고 민족문화의 자긍심을 느낄수 있다. (041-550-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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