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화사 염불암에 올라 삼복 더위를 식히다
팔공산 동화사 염불암에 올라 삼복 더위를 식히다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7.22 12:3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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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동화사 부속암자인 염불암을 찾아 자신을 되돌아보고, 해발900여미터 고지에서 청량한 공기와 녹음을 만끽하며 잠시나마 더위를 식혔다
천년고찰 동화사 정문 신문수 기자
동화사 정문 안 연못 신문수 기자

 

삼복 더위도 식힐 겸 동화사 부속 암자인 염불암을 향해 길을 나섰다. 동화사 경내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 보니 길 옆 밭에는 고추 호박 가지 옥수수 들깨를 잡풀 하나 없이 정갈하게 잘 가꾸어 놓았다. 농부의 깔끔한 성격과 부지런함이 보인다. 텃밭에서 조금 올라가니 浮屠庵(부도암) 표지석이 보인다.

염불암으로 가는 길목에 부도암 신문수 기자

 

부도암 담을 따라 100여m를 올라가니 念佛庵(염불암)과 養眞庵(양진암)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염불암 쪽 길은 경사가 약간 급해진다. 길 옆에는 소나무가 우거져 그늘이 있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한결 더위를 식혀준다. 솔 내음 향기를 맡으며 한참을 오르니 주변 돌을 하나 둘 모아 정성들여 쌓아올린 돌탑 무더기가 보인다. 어느 거사의 수고로움이 느껴진다.

한참을 오르니 팔공산 염불암이란 표지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완만했던 경사가 40~45도 정도로 급해진다. 숨을 몰아쉬며 염불암에 도착하니 출발에서 염불암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염불암 전경 신문수 기자
염불암 전경 신문수 기자

 

염불암은 팔공산 동봉 아래 남쪽 방향으로 해발 900여m 쯤에 위치하고 있다. 팔공산 암자 가운데 가장 풍광이 좋은 곳으로,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염불암 극락전 청석탑과 마애불좌상 및 보살좌상을 보유하고 있다.

염불암 마애불좌상 및 보살좌상은 아미타불로 네모난 얼굴에 입가에는 미소를 띠고 있으며 연꽃이 새겨진 화려한 좌대에 앉아 있는데, 대좌의 높이에 비해 무릎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다. 남면의 보살좌상은 관음보살로 추정되는데 머리에 부채꼴의 화려한 관을 쓰고 있다. 옷은 상의와 하의를 걸치는 일반적인 보살과는 달리 왼쪽 어깨를 걸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방식으로 입고 있다. 두 손목에는 꽃잎이 새겨진 팔찌를 끼고 있으며 무릎 위에 얹은 왼손은 관음보살의 특징인 긴 연꽃 가지를 들고 있다.

염불암 靑石塔(청석탑)은 벼루를 만들던 흑색 점판암으로 만든 탑이다. 화강암 바닥 돌 외에는 모두 점판암을 사용했다. 탑의 몸돌은 없어졌고 10층의 지붕돌만 포개진 채로 남아 있다. 하부 3층과 상부 1층을 제외한 나머지는 파손이 심해 각 층마다 빗물받이 면에 돌을 괴어 지붕돌 받침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지붕의 두께가 얇고 물이 떨어지는 면은 평평하여 네 귀퉁이가 위로 솟아 있어 대단히 경쾌한 느낌을 받는다.

염불암 극락락전 과 청석탑(대구시 유형문화재 제19호) 신문수 기자

 

염불암 코스는 동화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다시 되돌아오는 왕복 3시간 정도의 코스로 시니어들에게 알맞다. 단지 오를 때는 계속해서 오르막이기 때문에 체력을 안배하여 천천히 오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길 양 옆에 나무가 우거져서 그늘이 져 있고 시냇물도 흐르며 주변 풍광이 좋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올라가면 좋다. 암자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내려올 때는 내리막이기 때문에 올라갈때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시원한 바람 물 소리 새 소리를 들으며 몸의 균형을 잘 잡고 발목을 조심하며 내려오면 의미있는 알뜰피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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