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실천유학 운동으로 인성교육에 새바람을
(75) 실천유학 운동으로 인성교육에 새바람을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7.17 22:2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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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교환 기자
김교환 기자

 

유학의 본고장 안동에 ‘습관을 생활화하여 실천하자’는 모임인 '습천회'(習踐會)라는 실천유학(實踐儒學)운동 모임이 있다. 향교나 서원, 유림행사 등 의식과 경전 강의에서 나아가 올바른 마음가짐과 행동, 미풍양속을 바르게 이어가자는 모임이다.

안동은 퇴계 선생을 비롯한 많은 성현들이 난 곳으로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세계문화유산 등재)을 비롯하여 40여 개의 서원이 있고 한국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선비수련원 등이 있어 유교문화의 흔적과 정신이 지구촌에서 가장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2006 도시브랜드 등록)이며 양반도시로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한국정신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이용태 박사(사단법인 박약회 회장)는 이와 같은 지역적 특성을 가진 안동에서 습천회를 통한 실천유학 운동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 직접 습천회 회장을 맡아 월 1회의 정기 모임을 주관해서 봉사를 한다. 이 회장은 경전강독이 유학의 지식은 넓히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행동을 바꾸고 사회풍속을 바꾸는 데는 미흡하여 유학공부의 핵심인 마음공부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을 찾아 먼저 실천하고 마음을 닦고 나아가 사회를 교화하는데 목적을 두자고 했다.

처음 뜻을 함께하는 10여 명의 지인들이 모여 이 회장의 지도를 받아 실천유학 운동을 일으켜 보자는 공론에서 출발(2019년 2월)하여 지금은 회원 수 40여 명으로 모임장소도 안동문화원 강의실을 이용하고 있다.

월 1회( 둘째 주 월요일) 저녁모임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진행된다.

-회원이 돌아가며 5분 정도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하되 가능하면 새로 만든 습관과 앞으로 만들고자하는 바람직한 습관을 이야기한다.

-교훈을 담은 한문 경전을 읽는다.

- 경(敬) 공부를 통하여 교훈을 간단한 구호로 압축하여 여러 번 반복한다. 예를 들면 “항상 행복” “역지사지” 등.

-교훈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각자 실천한 경험을 나누고 다음에 실천 할 구체적인 행동을 정한다.

-명상을 통해 각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

교재로 이 회장이 제작한 '실천유학의 길'과 '이야기 모음집'이 활용되고 있다.

본래 유학은 조선시대 정신문화의 중심으로 사회에 깊이 침투되어 인성교육의 구심점이 되어 왔지만 점차 성현들의 정신과는 달리 봉건적 권위주의적 자세와 양반 싸움으로 일상생활의 의식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허례허식이 강조되었다. 지금의 노년세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생활 지침으로 몸에 익숙해져서 인간의 본성보다 대의명분을 중히 여기며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배척하고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방식을 익혀 왔다. 따라서 오늘날 젊은 세대들과 노년세대와는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물론 경로효친(敬老孝親), 장유유서(長幼有序)등 사회의 기본 질서일 수밖에 없는 덕목들도 있다.

그러나 남의 눈을 의식하는 타인 지향의 위신과 체면, 내면보다 외형의 겉치레 중시와 허례허식의 폐해 등 문제점도 많다. 복잡한 관혼상제례(冠婚喪祭禮)나 향사례(鄕祀禮) 등도 문제다. 그래서 습천회를 통한 본래 유학정신의 실천운동이 젊은 세대들과 시니어세대가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마음을 다스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새바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