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 궂은 날씨에도 추모객 줄 이어
‘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 궂은 날씨에도 추모객 줄 이어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승인 2020.07.14 10:0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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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일간 낙동강방어선전투 승리로 인천상륙작전 발판 마련
“백선엽 장군이 없었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없다”
추모객 줄을 이어

 

분향을 마친 후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앞에서. 통일천사 제공
분향을 마친 후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앞에서. 통일천사 제공

 

통일 운동 단체인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약칭 통일천사) 43명은 13일 오후 3시, 칠곡호국평화기념관(경북 칠곡군 석적읍 강변대로 1580/ 054-979-5514) 교육관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를 찾았다. 백선엽(1920.11.23.~2020.7.10.) 장군은 지난 10일 오후 11시께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분향소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신경호(75, 대구시 북구) 통일천사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국군 1만 명이 전사하고 북한군 1만7천500명이 죽은 전투, 그 현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일행 중에는 안동 70사단 사단장을 마지막으로 예편한 김국수(76, 대구시 중구) 예비역 육군소장도 있었다. 그는 “백선엽 장군은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서 나라를 구한 분인데 그 공은 간 곳 없고 아직도 친일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볼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분향소에서. 정재용 기자
칠곡호국평화기념관 분향소에서. 정재용 기자

분향소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추모객들로 붐볐다. 이어서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55일간(1950년 8월 1일~9월 24일)의 낙동강방어선전투에 관한 자료를 관람하고 설명을 들었다.

이 전투에서의 승리는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이 됐고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328고지 전투(1950년 8월 13일~24일)는 국군 제1사단 제15연대가 북한군 제3사단과 12일 동안 벌인 격전이었다. 고지의 주인이 15번이나 바뀌는 치열한 전투에서 거둔 국군의 승리는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긴 격이었다.

국군 제1사단장 백선엽 장군은 1950년 8월 21일 다부동 전투 당시 국군 장병 대상 돌격 지휘명령을 내리면서 부하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더 이상 후퇴할 장소가 없다. 더 밀리면 곧 망국이다. 대한 남아로서 다시 싸우자. 내가 선두에 서서 돌격하겠다.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8월 16일 존 무초 주한 미국대사의 ‘대한민국 정부의 부산 이동’ 요청을 거절하면서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대통령 직을 즉각 사임하고서라도 대구에서 싸우겠다”라고 했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전시 자료
낙동강 방어선 전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전시 자료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분향소가 있는 다부동전적기념관(경북 칠곡군 가산면 호국로 1486/ 054-973-6313)에도 들렀다. 그곳 역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보내 온 조화가 즐비하고 늦은 시간인데도 추모객이 꼬리를 물었다. 오후 5시쯤에는 검은 제복을 갖춘 영천재향군인회 회원들이 단체로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신경호 회장은 서울에 조문하러 가느라 함께 하지 못한 백선기 칠곡군수가 글을 보내왔다며 소개했다.

백선엽 장군님!/그토록 그리워하던 부하들은 만나셨습니까?// 70년 만에 만남인데/얼마나 할 말이 많으시겠습니까?/좋으십니까? 장군님!//저는 황망하기 그지없습니다./마치 친 아버지를 여윈 것처럼/마음 한구석이 아려옵니다.//오늘 빈소를 찾아 사모님을 뵈었습니다./사모님은 남편을 잃은 아픔에/저는 칠곡군의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결국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서로 손을 맞잡고 한참이나 울었습니다.//백선엽 장군님!/입버릇처럼 말씀 하셨죠./저승에서도 통일을 위해 부하들과 싸운다고./행여나 그런 생각은 버리십시오./그건 산자의 몫입니다.//이제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으시고/늙고 병든 육체가 아닌/다부동을 누볐던 청춘으로 돌아가/꿈에서 조차 그리워했던 부하들과/이야기꽃을 활짝 피우시길.../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합니다.//장군님!/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백선기 올림

기념관 측은 분향소를 7월 14일(화요일)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백 장군의 장례는 육군장으로 거행되는데, 영결식은 7월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안장식은 오전 11시 30분 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갖게 될 예정이다.

​낙동강 방어선 전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전시 자료
​낙동강 방어선 전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전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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