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까치 보살피는 국가유공자 임도현 씨
아기까치 보살피는 국가유공자 임도현 씨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0.07.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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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에게로 날아오는 아기까치.  안영선 기자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민운동장(수성국민체육센터)에 가면 까치 키우는 무공수훈자 임도현(67) 씨가 까치를 키우며 훈련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임 씨가 아기까치를 만난 건 한 달 전 쯤의 일이다. 수성구 무공수훈자회 사무실로 출근하는데, 범어네거리 궁전맨션 앞에 어린이들이 빙 둘러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보였다.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 보니 , 아기까치가 숨을 할딱거리며 숨이 끊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임 씨의 어깨에 앉은 아기까치
임 씨의 어깨에 앉은 아기까치

임 씨가 데려가서 살려 보겠다고 하니, 어린이들은 자기들이 살린다고 하며 안 주려고 했다. 사정을 해서 전화번호까지 적어 주고서야 까치를 데려왔다. 동물병원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보니 입을 벌리고 물을 조금 넣어 보라고 했다. 물을 마시자 까치가 조금 정신을 차렸다. 이번에는 달걀을 삶아 노른자를 줬지만 먹지를 않았다. 조금씩 잘라 입에 넣고 물을 주니 삼켰다.

업무를 접어두고 두어 시간마다 아기까치 밥 먹이기를 계속했다. 닷새 만에 아기 까치는 스스로 노른자를 쪼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얼마 후에는 달걀 노른자에 강아지 사료를 빻아서 섞은 가루를 주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하루에도 다섯 번 정도는 줘야 한다고 한다. 배가 고프면 임 씨에게 날아와 쪼아댄다고 한다.

아기까치는 10여 일이 지나 기력을 회복했고 전화번호를 알려준 어린이들이 찾아와 한참을 놀다 가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달걀을 삶아 오기도 하고 과자도 가져왔다. 아이들은 까치가 좋아한다며 메뚜기도 잡아 오는데, 아직도 메뚜기는 먹지 않지만 면회 온 어린이들의 손에 앉기도 하는 걸 보면 살려준 사람들을 아는 것 같다고 임씨는 말한다.

어린이들이나 관리를 하고 있는 임 씨는 오후 4시만 되면 수성구민운동장 잔디축구장에서 훈련을 시킨다. 아기까치가 빨리 야성을 찾아 먹이를 잡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데, 그날이 빨리 와 잔치를 열고 날려 보내 주려 한다. 하지만 아직은 운동장을 걷는 사람들이 많으면 자꾸 임 씨와 어린이들의 어깨로 날아와 앉는다.

까치는 임 씨 손에 먹이를 두면 먹기도 하고 다 먹은 손 냄새만 맡고도 손을 쪼아댄다.  임 씨는 그런 모습을 보면 까치에게 야성이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조금 더 훈련을 거쳐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임 씨가 사무실로 가면 따라오는 걸 보면 아직은 날려 보낼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야생 고양이들이 많아 억지로 보냈다가는 고양이 밥이 될까 봐 걱정이기 때문이다. 빨리 제 살 곳으로 훨훨 날아가는 날을 기다린다고 했다. 날려 보내는 날엔 어린이들도 불러 마지막 사진도 찍고 축하해 줄 계획을 세우고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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