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비골’, 대구 달서구의 앞산 자락길이야!
‘달비골’, 대구 달서구의 앞산 자락길이야!
  • 김차식 기자
  • 승인 2020.07.03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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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 너무 깊어 달이 뜨면 달빛이 계곡에 비친다’고 ‘달비골’
행정구역상 달서구에 분포하는 앞산의 8개 마지막 골짜기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파동을 잇는 터널 입구에서 시작
맨발로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숲길
임휴사 대웅전 전경. 김차식 기자
임휴사 대웅전 전경. 김차식 기자

대구광역시 달서구 달비골은 행정구역상 남구, 수성구, 달서구에 분포하는 앞산의 크고 작은 8개 골짜기 중 하나이다. 고산골에서 달비골까지 이어지는 앞산 자락길은 기존의 수직형태의 등산로와는 달리 산림 내 100m정도 떨어진 곳에서 경사도가 낮은 지점들을 평평하게 연결하여 편안하게 걷도록 조성되었다. 달비골은 앞산의 마지막 골짜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숲길이다.

달비골 입구에 있는 청소년수련원 전경. 김차식 기자
달비골 입구에 있는 청소년수련원 전경. 김차식 기자

앞산터널은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파동을 잇는 터널이다. 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시민단체 간 분쟁이 있었던 터널이다. 2013년 6월 15일 정식개통되어 앞산의 달비골과 용두골 사이를 관통했다. 도로터널로는 국내에서 7번째로 긴 4,392m(파동 방향), 4,282m(상인동 방향) 길이를 자랑한다. 이 터널이 개통되어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달비골은 터널 왼쪽 입구부터 시작된다.

달비골(앞산공원) 안내도. 김차식 기자
달비골(앞산공원) 안내도. 김차식 기자

앞산 자락길에는 113과 571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천연림에 가까운 참나무, 잣나무 단지 등 울창한 숲 환경으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숲속 휴식처이다. 달비골은 면적이 157만m2이며, 주요시설로는 임휴사, 첨운재, 월곡지, 원기사, 석정, 평안샘터 등이 있다. 산책로 입구부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평탄한 넓은 길이다. 입구에서 1Km 정도 지나면 "Y" 형태의 길로 나누어지며 왼쪽은 원기사, 오른쪽은 평안동산 방향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평안동산까지 약 2km 구간 “멜로디가 흐리는 음악도시”에 발맞추어 산책하게 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와 감성을 더한다. 달비골 산책코스는 장미아파트 뒤 도로변~청소년 수련원~월곡지~원기사, 평안동산 갈림길로 이어진다.

달비골 입구부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길. 김차식 기자
달비골 입구부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산책로. 김차식 기자

◆달비골[달배(月背)골]

월촌지(月村地)를 비롯해서 넓은 상인들이 현재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변해 있다. 달비골은 이 지역의 동쪽에 위치한 대덕산과 동남쪽에 위치한 청룡산 줄기가 이루어 낸 계곡이다. 이 계곡은 땔감 나뭇짐을 해, 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골이 너무 깊어 달이 뜨면 달빛이 계곡에 비친다고 ‘달비골’이라 불렀다. 그리고 달배(月背)골로 변하고, 이것이 월배(月背)로 변하여 현재의 ‘월배’ 지명이 유래되었다.

맨발로 달비골을 걷는 임순화씨. 김차식 기자
맨발로 달비골을 걷는 임순화 씨. 김차식 기자

◆맨발로도 걸어 보세요!

임휴사를 지나 평안동산 방향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게 잔 마사토가 깔려 있다. 맨발로 걸으면 면역기능이 회복되고 장기기능을 활성화시켜 피로가 풀어진다고 한다.

임순화(63·대곡동) 씨는 "잔 마사가 깔린 흙길이 좋아 1주일에 5번 정도 달비골을 찾는다"며 "나 자신의 건강관리도 할 수 있고, 종교를 가졌기 때문에 걸으면서 기도도 할 수 있고 해서 동행자 없이 늘 혼자서 산책한다"고 했다.

임휴사 입구 표지석. 김차식 기자
임휴사 입구 표지석. 김차식 기자

◆임휴사

임휴사(臨休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며 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의 말사이다. 임휴사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에게 팔공산 전투에서 대패하였는데, 견훤의 추격을 피하여 반야월과 앞산 은적사에 숨어 있다가 안일사를 거쳐 이 절에 와서 기도를 드리고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찾아 쉬어 갔다해서 지어졌다.

첨운재 전경. 김차식 기자
첨운재 전경. 김차식 기자

◆첨운재(독립운동 모의 장소)

첨운재(瞻雲齋)는 임휴사를 지나 오른쪽 계곡 끝자락에 위치한다. 대구 상인동 출신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대구의 독립운동가 향산(香山) 윤상태(1882~1942)의 별서로 시도 짓고 동지들과 독립운동을 모의한 곳이다. 윤상태는 눈 내리던 1915년 1월 15일(음력) 시회를 가장하여 앞산 안일사에서 비밀결사 단체인 조선 국권회복단을 조직할 때 통령(統領)으로 추대됐다.

1년 2개월여 옥고도 치른 윤상태 지사는 비밀결사 대동청년단 가입, 향산상회 운영, 파리장서운동 참여, 월배 덕산학교 설립, 대구교남학교(현 대륜학교) 후원 등에 나섰고, ‘상해 독립자금 전달’ 등으로 고문을 당한 뒤 사망했다. 이후 잊혀진 이곳은 2018년 손녀 윤이조의 '지나간 것은, 다 그립고 눈물겹다'라는 책으로 다시 알려졌다.

맑음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월곡지. 김차식 기자
맑음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월곡지. 김차식 기자

◆월곡지(양서류 생태습지)

월곡지는 준설작업을 한 저수지로 탄소고정률이 높은 습지식물 종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기후변화대응습지를 조성하였다. 개구리, 도룡뇽 등 양서류의 생태를 관찰, 학습할 수 있는 곳이다. 양서류는 어릴 때는 수중호흡을 하면서 물에서 살고 성장하면 폐와 피부를 통하여 호흡을 하면서 육상에 살아서, 두 곳에서 산다는 의미로 양서류라 한다. 수생식물(갈대, 부들, 골풀, 벌개미취, 고랭이, 털부처 등)을 이용한 습지 내 수질정화를 한다.

운동 시설을 갖춘 헬스장 전경. 김차식 기자
운동 시설을 갖춘 헬스장 전경. 김차식 기자

◆운동시설(헬스장)

월곡지를 지나 오른쪽 계곡 넘어 헬스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한 장소는 임휴사 옆 공간이었다가 월곡지 옆(생태습지 조성으로 옮김)을 거쳐 현 위치로 옮겨졌는데 40여 년의 세월을 지녔다. 외부기관 지원 없이 순수하게 남녀 회원들의 회비, 관심과 열정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또 하나 더 체육시설이 있는데 배드민턴 동회회원들이 운동하는 곳이다.

손영숙(60대 중반) 회원은 "건강관리를 위해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이곳에서 운동을 한다"며 "헬스 운동이라서 장비 관리를 위해 일정 회비를 내는 40여 명이 정회원으로 있으며, 회원 간 친목 도모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했다.

대덕산 원기사 전경. 김차식 기자
대덕산 원기사 전경. 김차식 기자

◆원기사

원기사(原祈寺)는 대한불교 본원종 사찰이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에 비해 다소 낯선 종파인데 본원종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하고 있다. 태고 보우국사를 종조로 정토삼부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으며 전법도생과 호국안민을 종지로 삼는 종파이다.

중생에게 덕을 베풀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신다는 약사여래불. 김차식 기자
중생에게 덕을 베풀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신다는 약사여래불. 김차식 기자

원기사는 달비골 입구에서 1Km쯤 맨발로드 길을 가다 왼편으로 700여m를 올라 앞산 8부 능선에 자리하고 있다. 맨발로드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오르는 오르막길은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오르고 올라갈수록 경사도가 높아진다. 사찰 조금 못 가서 우측에 공덕비와 부도(대덕산 원기사 초창건주 우담 대선사 공덕비, 공덕비 후면 원기사를 맨 처음 세우신 우담 큰스님에 대한 기록)가 있다. 주차장에는 곤돌라가 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짐을 나르는 데 이용한다. 산성산 정상까지는 2Km이다.

황룡굴 안 해수관음보살(청옥). 김차식 기자
황룡굴 안 해수관음보살(청옥). 김차식 기자
황룡굴 입구. 김차식 기자
황룡굴 입구. 김차식 기자

◆관음전

황룡굴은 사방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석실로 해수관음보살(청옥)을 모셨다. 약수가 일정량 이상 나오지 않은 기도 도량의 샘이 있다. 사시사철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한국의 명수 석정약수이다. 입구 지하 석실공간에는 사람 키 높이 두 배 정도 깊은 수심으로 담수되어 있다.

임덕분(65) 종무소 보살은 "달비골 원기사에 20여 년간 맑은 정신, 좋은 생각으로 공정을 쌓고 있으며 그것을 얻으려고 지금도 수행한다"며 "무소유를 강조하면서 사물에 대한 욕심, 거짓말 등도 아래·위를 볼 수 있는 중도 삶을 살아가자"고 했다.

석정 입구. 김차식 기자
석정 입구. 김차식 기자

◆석정

석정(石井)은 달비골 관리소에서 평안동산 방향으로 1.7Km 올라가면 안내도가 있다. 포장길에서 왼쪽 산성산 정상으로 500m 가파른 산길 8부 능선에 자리한다. 석정은 달비골 중턱에 있는 작은 풍화동굴이다. 동굴 안에는 커다란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이 모여 샘을 이뤘는데 이를 돌샘이라 부른다.

평안동산 전경. 김차식 기자
평안동산 전경. 김차식 기자
평안동산 및 망향로 축조 완공 기념비 전경. 김차식 기자
평안동산 및 망향로 축조 완공 기념비 전경. 김차식 기자

◆평안동산

달비골 관리소에서 평안동산(약 1.9km)까지는 대체로 넓고 평탄한 길이다. 쉬엄쉬엄 걸으면 올라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평안동산은 6.25 전쟁 당시 실향민들의 친목단체인 ‘대구지부평안남도민회’의 사유지이다. 쾌적한 환경과 시민 건강에 보탬이 되고자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환경정비 사업과 약간의 편의시설로 조성되었다. 넓은 공간에 다양한 운동 기구,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정자와 자연과 잘 조화로운 나무다리가 조성되었다. 인근 상인동, 도원동 및 대곡동 등등 주민들에게는 산책이나 운동할 수 있는 안락한 힐링 장소이다.

< 평안동산 비석 옆면에 있는 글 >

창조주께서

이 아름다운

동산을

우리 겨레에게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누구든지

이 동산을

밟은 사람은

이 곳을

사랑하면서

마음의 평안과

육신의 평안을

얻기를

바랍니다.

평안동산으로 가는 길은 월곡지 입구에서도 나누어진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 로드로 가는 곧바른 코스와 저수지 둑을 이용해서 오른쪽 산기슭을 이용하는 코스가 있다. 산기슭 방향을 택하게 되면 오르막과 길이 협소하며 돌부리 등이 많아 초행은 조금 힘이 들며 시간도 더 걸린다.

평안동산에서 정상을 향해 1.1km 더 올라가면 달비고개가 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달비골과 달성군 가창면의 경계지대에 위치한 고개이다. 우측으로 청룡산(3.6km), 비슬산(14.5km)으로 가는 등산로, 좌측으로는 산성산(0.9km)정상으로 가는 비슬산 둘레길이다.

달비골은 숲속길이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라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가 친환경 속에서 즐길 수 있다. 음악방송이 겸하고 있어 한층 더 여유로운 휴식과 피로한 도심 생활의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또 산책하면서 들리는 새소리, 바람소리, 신선한 공기와 함께 숲속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입구에서 1Km 정도 올라가면 깊은 계곡의 울창한 숲길과 곳곳에 흐르는 시원한 계곡구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인기 있는 계곡으로 손색이 없다.

달비골~~~! 너는 대구 달서구의 앞산 자락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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