苛政猛虎(가정맹호)
苛政猛虎(가정맹호)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0.07.0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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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苛酷(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 가혹한 정치의 弊害(폐해)를 譬喩(비유) 하는 말

· 苛(가) : 1.가혹하다 2.맵다,독하다 3.까다롭다 苛斂(가렴) 苛酷(가혹) 煩苛(번가)

· 政(정) : 1.정사 2.법규,도덕 3.바로잡다 4.정치하다 政見(정견) 政黨(정당) 政府(정부) 政治(정치) 善政(선정) 虐政(학정)

· 猛(맹) : 1.사납다,무섭다 2.날래다,용감하다 3.엄하다 猛烈(맹렬) 猛獸(맹수) 猛將(맹장) 寬猛(관맹) 勇猛(용맹)

· 虎(호) : 1.범,호랑이 2.용맹스럽다 3.포악하다 虎口(호구) 虎皮(호피) 虎穴(호혈) 虎患(호환) 猛虎(맹호) 白虎(백호)

어느 날 (孔子(공자)가 수레를 타고 제자들과 태산 기슭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여인의 哀切(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공자 일행이 발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펴보니 길가의 풀숲에 무덤 셋이 보였고, 여인은 바로 그 앞에서 울고 있었다. 공자는 子路(자로)에게 그 緣由(연유)를 알아보라고 했다. 자로가 여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부인, 어인 일로 그리 슬피 우십니까?" 여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는 아주 무서운 곳이랍니다. 수년 전에 저의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잡혀서 먹혔는데, 작년에는 남편이 잡혀서 먹혔고, 그리고 이번에는 자식까지 잡혀서 먹혀 버렸습니다."

자로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이렇게 무서운 곳이라면 왜 이곳을 떠나지 않으십니까?" 여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살면 세금을 酷毒(혹독)하게 징수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에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없기에 떠날 수 없는 것입니다." 옆에서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말은 춘추 시대 말 공자의 고국인 노나라의 대부 계손씨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고 백성들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은 일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나라를 꾸려가려면 돈이 필요하겠지만, 지나치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이 말은 고금의 爲政者(위정자))들이 새겨 두어야 할 내용이다.

5월 30일 任期(임기)가 시작된 21대 국회는 원 구성을 두고 與野(여야)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開議(개의)하여 17개 상임위원장직을 여당이 獨占(독점)하는 사태를 맞이하였다. 나머지 정보위원장도 여차하면 여당이 차지할 태세다. 여기에 제1야당 원내대표는 협상의 모든 責任(책임)을 지고 辭任(사임) 의사를 밝히고 한동안 蟄居(칩거)하다가 며칠 전 국회에 復歸(복귀)하였다. 이번 사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서로 상대 당의 의견을 受容(수용)하지 못하고 我田引水(아전인수)식 해석 때문에 벌어진 결과다.

20대 국회에서 選擧法(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를 두고 국회가 국민에게 보인 모습은 참으로 慘憺(참담)했다. 4+1이라는 기구를 이용해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처리하는데, 제1야당은 抗議(항의) 표시로 피켓시위밖에 할 수 없는 無氣力(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모든 국민은 바랄 것이다. 20대와 같은 국회의 모습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여당은 35조에 달하는 3차 추경을 불과 사흘 만에 상임위 審査(심사)를 마치고 금주 내에 국회 본회의 上程(상정)을 예고하고 있다. 제1야당은 다음 주 국회 복귀를 豫告(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한발씩 讓步(양보)하여 35조의 추경을 꼼꼼히 심사하여 不要不急(불요불급)한 예산은 최대한 抑制(억제)하고 꼭 필요한 예산은 여야가 合意(합의)하여 통과시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