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황제 동상과 어가길 대구에 왜 있을까
순종황제 동상과 어가길 대구에 왜 있을까
  • 제행명 기자
  • 승인 2020.07.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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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미화논란과 다크투어리즘의 어가길 복원의 의미

대구 중구청이 조성한 순종황제 어가길이 준공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친일역사 미화 논란이 분분하다. 순종황제 어가길은 달성공원 정문 건너편 달성공원로 8길 입구부터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는 달성로 입구까지 170m 가량이다. 2013년부터 2017년 중구청은 국토교통부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공모 사업으로 국비, 시비 70억 원을 들여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수창동과 인교동 일대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순종황제 상징 조형물과 역사거리 쌈지공원 등을 조성했다.

 

순종황제의 동상
순종황제의 동상. 제행명 기자
순종황제의 동상과 어가
순종황제의 동상과 어가. 제행명 기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은 을사늑약으로 나라를 강제로 빼앗기기 직전인 1909년 1월 7일 남순행 길에 나섰다. 고종이 퇴위당하고 군대가 해산되면서 민심이 흉흉해지자 이토 히로부미가 황제를 내세워 이를 무마하고자 했던 행사였다. 

이토 히로부미 이완용 등과 함께 대구 마산 부산을 둘러보는 행차했던 길이다. 가슴 아픈 치욕의 역사임에 틀림없다. 중구청은 친일미화 논란에도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일관하며 이 길을 조성했다.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치욕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를 덮어두기보다 이를 후세에 각인시켜 다시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 말자는 것이었다.

대한제국의 공식국세 황제지보 한일병합 을사늑야에 날인 거부
대한제국의 공식국세 황제지보 한일병합 을사늑약에 날인 거부. 제행명 기자

민족문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대구지역 노무현 재단, 정의연대, 인권연대, 진보연대, 민예총, YMCA, 전교조 등은 친일문제를 거론하며 동상철거를 주장한다. 순종황제는 남순행 천릿길 행차를 왜 했는가? 경부선 철도의 시승, 일본의 대한제국 근대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의병운동을 잠재우려는 복합적인 의도가 있었는데 순종은 정통 황제의 복장도 아닌 일제의 의도대로 현대식 복장으로 어가 길을 다녔다고 한다.

조선왕조 문양 오얏꽃
조선왕조 문양 오얏꽃. 제행명 기자
한국의 고유한 태극문양
한국의 고유한 태극문양. 제행명 기자

북성로 나가는 길 가운데 한단 높인 길을 다시 만들어 그 위에 기찻길도 흉내 내어 만들고 타고 왔던 가마도 만들고 동상도 세워두었다. 달성공원은 대구시민이면 한두 번 다녀 본 곳이지만 순종황제 조형물을 못 본 분이 많을 것이다. 대한제국 국새 조형물이 제일 앞자리에 길보다 높게 만들어져 있다. 조선 왕조 문양인 오얏꽃이 길바닥에 새겨져 있다. 남순행  사진도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길가의 조명등에도 오얏꽃이 그려져 있다. 순종황제 남순행로라고 길바닥에 새겨져 있다.

 

순종황제남순행로 안내판
순종황제 남순행로 안내판. 제행명 기자
순종황제남수행로 안네 판
순종황제 남순행로 안내판. 제행명 기자

달성공원에서 만난 구지호(79.향토연구가) 씨는 역사의 흔적은 남겨 두지만 순종의 동상은 철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이연희(46.상업) 씨는 볼거리가 많이 없는 대구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서라면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시민이 백신이다. 고로나-19 안전수칙을 지키고, 순종황제 남순행어가로를 걸으며 한 여름 짜증을 풀어보고 올바른 시민의식을 가져봄이 어떨까?

 

한국의 국화 무궁화 백단심이 활짝피었다(우편)
한국의 국화 무궁화 백단심이 활짝피었다. 제행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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