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경로당 활성화에 새로운 기대를
(72) 경로당 활성화에 새로운 기대를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6.28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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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마을 단위 자연 발생적으로 농한기의 추울 때나 비올 때 바깥어른들은 동네의 사랑방에 모여서 장기, 바둑, 시 낭송 등으로 여가를 즐겼다. 안어른들 역시 동네의 안방에 모여서 윷놀이 사돈편지, 내방가사 읽기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지난날 우리 조상들의 안방과 사랑방의 모습이다. 이렇게 어른들의 자연스런 모임에서 출발하여 국가가 보완 발전시켜 노인정이란 이름으로 제도화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 지금의 경로당이다.

그렇게 탄생한 경로당은 지금 노인들의 생활 무대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한 조직으로 67,000여 개가 전국 방방곡곡 실핏줄처럼 분포되어 있다.

이제 경로당은 고령사회가 진행되면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노인들의 생활공간이 되었다. 아파트나 소규모 마을 단위로 이용자들의 삶이 담긴 가정과 같은 친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의 일터요, 놀이터요, 쉼터요, 건강관리 센터로 또한 지역사회와의 문화교류의 교두보로서 소중한 복지 시설이지만 문제점도 많다. 우선 회원자격은 자율적 가입제로 되어 있어, 60대에서 70대의 비교적 젊은 층과 시골보다 도시 어른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고연령, 저소득, 저학력 등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노인들의 참여도가 높고, 자립이 가능한 부유층이나 과거에 사회적 지위가 있었던 사람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 따라서 여가선용, 소득 재창출, 건강증진 등의 본래 목적을 위한 활동이 어렵다.

경로당이 제 모습을 갖추려면 생활 근거지 단위로 65세 이상은 모두 회원이 되어서 건강하고 젊은 층은 자원 봉사로, 여유 있는 노인은 경제적 지원을, 사회적으로 성공한 노인은 인적 네트워크로 경로당의 활성화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또한 오늘날처럼 고령화와 함께 노인들이 사회로부터 격리 되는 속도가 빠를수록 경로당이 중심이 되어 노인 복지정책의 중요한 기초 단위로 노인들끼리 할 수 있는 일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청년회, 부녀회등과 연계하면서 지역 문화센터로서의 구실도 해야 한다. 아직도 과거의 노인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늙은이들이 모여 앉아 비생산적인 이야기로 남의 흉이나 보고 세월 탓이나 하면서 화투놀이 아니면 장기, 바둑으로 소일하며, 국가의 복지만을 바라는 자세를 이제는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경로당은 건전한 여가 문화 및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서로 만나 의지하고 지역사회와 교류 접촉하면서 건강관리와 함께 사회 활동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노인재능 나눔 활동’ 이라고 하여 노노케어의 정신으로 재능을 가진 시니어가 안전, 상담, 학습지도, 문화예술 등 다양한 재능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참여자 스스로에게도 성취감을 갖게 하고 건강 및 대인관계 개선 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경상북도는 2019년부터 새롭게 등장한 일자리 사업으로 한사람이 몇 곳의 경로당을 맡아 순회 봉사를 하는 ‘행복도우미’ 제도도 생겼다. 이를 통해서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에게 안전, 위생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보급하며, 경로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복지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이듦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행복하게 나이듦을 받아들일 수 있게,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임원들의 리더십, 노노케어의 분위기 조성 등으로 경로당이 새로운 활기를 찾도록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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