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별을 따려...영천 보현산에 오르다!
[우리 산하] 별을 따려...영천 보현산에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6.29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봉산과 보현산을 함께 오르다.

 

영천을 상징하는 보현산과 포항을 상징하는 면봉산에 핀 노랑제비꽃. 이승호 기자
영천을 상징하는 보현산과 포항을 상징하는 면봉산에 핀 노랑제비꽃. 이승호 기자

경북 영천(永川)은 예부터 이수삼산(二水三山)으로 불리는데, 금호강과 신녕천 합수머리(永를 파자하면 二+水)에 위치하며, 북에 보현산, 서엔 팔공산, 동에는 운주산이 그림같이 솟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충절의 고장이며, 포도, 돔배기(상어를 천일염에 간하여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한약재 시장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보현산 천문대를 근거하여 별빛마을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영천 돌할매, 임고서원, 팔공산 거조암, 운주산 승마장도 가볼 만하다. 보현산(普賢山·1,126.4m)은 영천을 상징하는 산이지만, 실상은 청송 현서면과 영천 화북면 경계에 있다.

보현산은 바위가 거의 없는 부드러운 육산이다. 이승호 기자
보현산은 바위가 거의 없는 부드러운 육산이다. 이승호 기자

◆보현산

보현산은 보현보살의 너그러운 마음처럼 부드러운 여성을 상징하는 육산(肉山)이다. 나무나 흙보다는 많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을 골산(骨山)이라 부르며, 대표적인 산은 치악산이다. 또한 아기를 안고 있는 형상이라 모자산(母子山)이라 부른다. 정상인 상봉은 해발 1,126.4m이다. 여기에 천문대가 있다.

시루봉에서 본, 천문대와 보현산 상봉. 이승호 기자
시루봉에서 본, 천문대와 보현산 상봉. 이승호 기자

◆KASI보현산 천문대

KASI보현산 천문대는 보현산 정상에 있다. 학습을 목적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천문대와는 달리 천체를 연구 목적으로 설립된 천문대이다. 일반인들은 방문객센터만 방문할 수 있다. 개관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이다. 4월, 5월, 6월, 9월, 10월 네번째 토요일에 실시하는 주간 공개행사는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다. 오후2시부터 오후4시까지 진행하며, 천문학 강연 및 광학망원경과 태양망원경 등 천문대 시설을 견학한다. 입장료는 없으며, 연령 제한도 없다. 예약(054 330-1000)은 필수이다. 한 사람이 4인까지 예약가능하다. 참여 인원은 선착순 40명이다.

시루봉에서는 팔공산과 보현산댐 등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시루봉에서는 팔공산과 보현산댐 등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시루봉

시루봉(해발 1,124.4m)은 보현산 정상인 상봉에서 약 1km 거리에 있다. 떡시루를 뒤집어 놓은 형상이며, 팔공산, 화산 등 수 많은 산과 보현산댐 등이 산수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이 봉우리는 일몰 감상의 포인트이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스릴을 경험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출발 장소이기도 하다.

보현산에서 보이는 기상관측소가 있는 면봉산. 이승호 기자
보현산에서 보이는 기상관측소가 있는 면봉산. 이승호 기자

보현산을 중심으로 베틀봉(862m)·면봉산(해발 1,113m) 등이 동서 방향으로 이어져 보현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서 팔공산과 가지산 등의 지맥이 갈라진다. 보현천과 화북천이 보현산의 북쪽과 남쪽에서 각각 발원하며, 그 지류들이 산의 계곡을 따라 흐른다. 이 산에는 소나무는 거의 보이지 않고 참나무 등 활엽수가 주류를 이루며, 약 690여 종의 희귀식물이 자생한다. 법화사터·정각사터 3층석탑·법룡사 등 불교유적이 있다.

면봉산 오르는 길에는 물푸레나무가 많다. 이승호 기자
면봉산 오르는 길에는 물푸레나무가 많다. 이승호 기자

◆등산코스

정각리→절골→시루봉→보현산 상봉→보현리(약 8.5km) 소요시간 약5시간 코스를 많이 선호하지만, 차량으로 천문대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면봉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두곳있다. 포항 ㅍ표지석. 이승호 기자
면봉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두 곳 있다. 포항 표지석. 이승호 기자

◆면봉산

면봉산(眠峯山, 해발 1,113m)은 보현산에서 약2.5km 거리에 있는 포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보현산 상봉에서 밤티재를 지나 산길 약 1km를 오르면 면봉산 정상이다. 보현산에서는 기상관측소가 보이는 곳이다. 경상북도 청송군 현서면·현동면과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동쪽으로 약 1.5㎞ 지점에 연봉인 문봉산(文峰山, 847m)이 있는데, 원래는 같은 이름의 산이었던 것이 면봉산과 문봉산으로 따로 불리게 되었다. 이와 같은 지명 쟁탈전은 보현산에도 해당되는데 보현산의 동쪽 약 4㎞ 지점에 같은 이름의 보현산(839m)이 있다.

면봉산 오르는 길에는 노랑제비꽃과 물푸레나무가 많이 보인다. 물푸레나무는 목질이 단단하여 예전에는 선수용 야구방망이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어 수난을 겪기도 했다. 물푸레나무의 이름은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물이 파랗게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나무는 껍질 부분에 하얀색 반점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상에서는 맑은 날 주왕산과 태행산, 동해가 보인다고 한다. 기상관측소가 있고, 특이하게 정상 표지석이 가까운 거리에 청송과 포항 두 개가 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로부터 높은 산과 이어진 산맥들은 행정구역의 경계가 되었다. 그러므로 정보의 교류와 문화의 단절을 심화시켰다. 하지만, 이는 극복되어야 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필히 산을 넘어야만 한다.

청송 표지석에서는 팔공산 쪽 산하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청송 표지석에서는 팔공산 쪽 산하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산 올라갈 때 막히지 않았던 임도(林道)가 두마리마을로 내려 올때에는 쇠말뚝에 쇠줄을 걸고 자물쇠로 잠겨 나갈 수가 없다. 연락처도 없다. 영천, 포항, 청송 시•군, 면사무소, 동네이장 등등 수십 곳을 연락하여 약 2시간 만에 나올 수 있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너무나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별을 따려고 보현산에 갔다가 별은 보지도 못하고 별 희한한 일을 당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웃음이 나온다.

황당한 쇠말뚝과 쇠줄. 이승호 기자
황당한 쇠말뚝과 쇠줄. 이승호 기자

 


관련기사